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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그림 '볼펜 작가' 최병소 화백 별세…향년 82세

2025.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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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소 작가. 사진=우손갤러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볼펜 작가'로 유명했던 최병소 화백이 11일 별세했다. 향년 82세.

전속 화랑인 우손갤러리는 “지병은 없었지만 최근 호흡 곤란 등으로 건강이 악화됐다”고 전했다.

지난 4월 24일 서울 성북동 우손갤러리 서울에서 연 전시가 마지막 개인전이 됐다. 당시 기자간담회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건강 악화로 자리하지 못했고, 대신 두 딸이 참석해 아버지의 작업 세계를 소개했다.

고인은 중앙대학교 서양화과와 계명대학교 미술대학원을 졸업한 뒤, 1970년대 후반 대구 현대미술운동의 핵심 인물로 활동하며 실험적 태도와 독창적 조형 언어를 개척했다. 신문과 잡지를 볼펜이나 연필로 반복해 덮는 ‘지우기’ 행위를 통해 기존 이미지와 언어를 지우고 새로운 시각적 질서를 구축한 작업으로 잘 알려졌다.

이러한 작업은 6·25 전쟁 직후 초등학교 시절, 신문 용지로 만든 임시 교과서를 사용했던 경험에서 비롯됐다. 검은 단색으로 덮인 그의 작품은 ‘아무것도 없는 그림의 반란’으로 불리며 2000년대 이후 국내외 미술계에서 주목받았다. 배우 유아인과 그룹 방탄소년단 RM이 작품을 소장하며 대중적 관심을 끌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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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소 '무제' *재판매 및 DB 금지
2010년 이인성 미술상을 수상했고, 2024년 아트바젤 마이애미 비치 ‘서베이(Survey)’ 섹터에 소개되며 국제 무대에서도 주목받았다.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부산시립미술관, 대구미술관, 이스턴 미시간대 등 국내외 주요 기관에 소장돼 있다.

빈소는 대구 영남대학교의료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유족으로는 부인 류향하 씨와 1남 2녀가 있다. 발인은 13일 오전 9시 30분, 장지는 효천추모관.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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