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계 소식
리움미술관, 국보 ‘신라백지묵서’ 최초 공개…보존 심포지엄 연다
2025.11.27
12월 5일 리움미술관 강당서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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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리움미술관은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사경(寫經)인 '신라백지묵서 대방광불화엄경'(이하 신라백지묵서)의 보존을 주제로 한 심포지엄 ‘다시 피어나는 경전’을 12월 5일 오후 1시 리움미술관 강당에서 개최한다.
리움미술관은 이번 심포지엄을 통해 유물의 현황을 처음으로 공개하고 향후 보존 방향을 본격적으로 논의할 계획이다.
‘신라백지묵서’는 통일신라 경덕왕 13년(754) 황룡사 연기법사의 발원으로 쓰이기 시작해 755년 2월 14일 완성된 사경이다. 약 6개월 14일에 걸쳐 제작된 이 경전은 현존하는 신라 사경 가운데 제작 연대가 명확히 확인되는 유일한 사례로, 한국 불교미술과 사경사, 전통 제지기술 연구에서 중요한 사료적 가치를 지닌다.
리움미술관은 해당 유물이 1978년 처음 공개된 뒤 1979년 국보 제196호로 지정됐으며, 두 개의 두루마리로 구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 중 한 축은 1989년 보존처리를 마쳐 현재 리움 고미술 전시장(M1)에 전시 중이지만, 다른 한 축은 지금까지 공개되지 않은 보존처리 미실시본으로 제작 당시의 원형을 거의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이번 심포지엄은 이 미공개본의 상태와 재질 등 구체적인 정보를 처음으로 공개하는 자리다.
리움미술관은 또한 신라백지묵서에 사용된 닥종이가 현대 기술로도 재현하기 어려운 수준의 고도의 제지기술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두루마리 끝에 적힌 제작기록(造成記)에는 발원자, 종이 제작 장인, 필사자, 표지화를 그린 화사 등 참여 인물들이 상세히 기록돼 있어 유물의 진정성과 역사적 맥락을 입증한다.
심포지엄은 이승혜 동아대 조교수가 8세기 신라 불교에서 경전 신앙과 사리 신앙이 결합해 사경이 제작된 배경을 설명하고, 후지타 레이오 전 일본 문화청 조사관이 일본 고사경의 보존 사례를 발표한다.
이어 남유미 리움미술관 보존연구실장이 유물의 현황과 보존 과제를 소개하고, 스즈키 유타카 일본국보수리 장황사연맹 명예이사가 원형 보존을 위한 미래 전략을 제안한다. 종합 토론은 정제규 국가유산청 상근 전문위원이 좌장을 맡아 보존 기준과 개입 범위 등 핵심 쟁점을 논의한다.
리움미술관 보존연구실장 남유미는 “신라백지묵서는 경전이자 제작기술·문헌·회화가 결합된 복합 유산”이라며 “이번 심포지엄이 원형을 더 깊이 이해하고 그 가치를 오래도록 이어갈 보존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심포지엄 참가 신청은 리움미술관 홈페이지를 통해 누구나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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