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계 소식

대만 작가 시용쥔 서울 첫 개인전…인형극 무대 같은 전시

2025.10.11

아라리오갤러리 서울, ‘불온한 사랑’ 16일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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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용쥔 SHIH Yung Chun, 달밤의 중매자 The Moonlit Matchmaker 月下老人, 2025, 캔버스에 유채 Oil on canvas, 162 x 130 c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불온한 사랑’은 낡은 인형극 무대 위에서 피어나는 욕망과 기억의 파편이다.

대만 작가 시용쥔이 서울에서 여는 첫 개인전으로, 아라리오갤러리 서울 전층을 그의 ‘불온한 세계’로 바꿔 놓는다.

오는 16일부터 12월 6일까지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에서 펼치는 전시는 인형극 무대를 연상시키는 입체 연작과 이를 회화·영상으로 확장한 작품을 통해, 작가가 구축한 환상의 서사를 다층적으로 펼쳐낸다.

주방, 복도, 침실, 거리, 바, 공연 무대, 거실 등 일곱 개의 서로 다른 장면들은 오래된 장난감과 상품 패키지, 유년의 기억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시명 ‘불온한 사랑’은 서로 다른 시대와 환경에서 온 사물들이 하나의 무대에서 새롭게 맺는 낯선 관계의 은유이자, 사랑의 이면에 도사린 욕망과 배신의 감정을 드러내는 표현이다.

시용쥔은 대만의 경제 부흥기, 군부대 인근 마을에서 자라며 빠르게 버려지고 교체되는 사물들의 덧없음 속에서 예술의 단서를 찾았다.

1980년대의 상품 이미지와 광고, 패키지 등을 차용한 그의 작업은 현실의 질서를 전복하며 유년과 사회, 환상과 기억이 교차하는 무대를 구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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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용쥔 SHIH Yung Chun, 애프터눈 토이 키친 세트 Afternoon Toy Kitchen Set 午後的小廚房玩具組, 2025, Acrylic paint on wood panel, antique toys, fabric, metal boxes, and light clay, 61 x 90 x 68 (h) cm *재판매 및 DB 금지


시용쥔은 1978년 대만에서 태어나 2003년 국립대만예술대학 서양화과를 졸업했다.

대만의 산업화와 소비문화가 교차하던 시기에 성장한 그는, 버려진 사물과 인형을 예술의 언어로 되살리는 작업을 이어왔다. 화이트 래빗 갤러리(시드니, 2025·2024), 하이데 현대미술관(멜버른, 2024), 타이동 미술관(대만, 2023), 롱 뮤지엄 웨스트번드(상하이, 2022), 신베이 아트센터(대만, 2020), 금일미술관(베이징, 2012) 등에서 열린 주요 단체전에 참여하며 국제 무대에서 주목받았다.

2009년과 2011년 게이사이 대만 타이카이 어워드를 수상했고, 작품은 화이트 래빗 갤러리(호주), 롱 뮤지엄(중국), 대만국립미술관, 아트뱅크, 타이베이 국립역사박물관 등에 소장되어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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