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계 소식

창경궁에 가면 조선시대로 '시간 여행'…11~12일 궁중문화축전

2025.10.10

창경궁 네 공간에서 펼쳐지는 ‘시간여행’ 궁중극

대온실선 어르신 맞춤 ‘동궐 장원서’ 전통 화훼 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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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국가유산진흥원은 10일 서울 종로구 창경궁 명정문에서 '2025년 가을 궁중문화축전' 프로그램 '임문휼민의: 백성을 위로하는 왕' 궁중극을 시연하고 있다. 2025.10.1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전상우 수습 기자 = 가을을 맞아 창경궁에서 역사 속 이야기를 직접 체험하고, 화훼 문화를 즐길 수 있는 행사가 열렸다.

10일 국가유산진흥원은 창경궁에서 '2025 가을 궁중문화축전' 팸투어를 열고 창경궁 '시간여행' 리허설과 함께 창경궁 대온실에서 전통 화훼 체험 프로그램인 '동궐 장원서'를 공개했다.

창경궁 '시간여행'은 오는 11~12일 명정문·명정전·경춘전·통명전 등 네 공간을 무대로 선보이는 궁중극으로, 120분 동안 진행된다. 이날 리허설은 명정문과 명정전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리허설 시작에 앞서 '시간여행' 연출을 맡은 송재성 감독은 "역사의 현장을 직접 체험하고 경험하는 시간 여행자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며 "관객들이 배우들과 소통할 수 있는 요소들을 많이 넣었다. 예를 들어 통명전에서는 간택자 역할을 한다거나 명정문에선 백성 역을 맡는 식으로 참여를 많이 유도하려고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송 감독의 말처럼 이 프로그램은 배우들이 현장 관객들의 참여를 유도해 관객이 직접 극 속 인물이 돼 이야기에 몰입하도록 구성됐다.

명정문에서는 세 번의 우렁찬 대북 타고를 시작으로 영조 시대 궁중 의례인 '임문휼민의(臨門恤民儀)'가 재현됐다. 임문휼민의는 왕이 가뭄과 홍수로 고통받는 백성 앞에 직접 나서서 곡식을 나눠줘 구휼하던 궁중 의례다.

명정문 앞에 선 낭관은 관객들을 정리하며 이목을 집중시키고 임문휼민의의 의미를 설명했다. 특히 낭관 옆에 통역관 배역이 함께 등장해 외국인 관람객들이 의례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낭관은 관객과 직접 문답을 주고받으며 참여를 유도했다. 이어 세 번의 타고가 울리자 세자가 등장했고, 다시 한번 세 번의 타고와 함께 영조가 가마를 타고 입장했다.

영조의 등장 이후에는 관객과 함께 백성들의 고충이 이어졌고, 영조가 직접 곡식을 나눠주는 장면이 펼쳐졌다.

명정문을 지나면 보이는 명정전에서는 성종이 창경궁 완공을 기념해 열었던 궁중연회를 재현했다. 20여 명의 배우들은 대비들의 장수를 기원하며 기쁨을 함께 나누듯 궁중 무용 '헌선도(獻仙桃)'를 선보였다.

리허설에서 공개되지 않은 경춘전에서는 정조의 탄생을 알리는 태몽 이야기를, 통명전에서는 세 명의 처녀 중 왕비가 결정되는 순간을 경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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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전상우 수습기자= 권화사 오흥경 대표가 10일 창경궁 대온실에서 한국 꽃꽂이와 서양 꽃꽂이의 차이점을 설명하고 있다. 2025.10.1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창경궁 대온실에서는 지난 8일부터 오는 12일까지 올해 처음 선보이는 전통 화훼 체험 프로그램인 ‘동궐 장원서’가 진행된다. 조선시대 궁궐 조경과 화훼를 담당하던 장원서를 테마로 한다.

참여자들은 '반려화분 만들기'를 통해 궁궐 원예 문화를 직접 경험하고 전통차와 계절 다과를 즐기며 고문헌 속 장원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노년층 맞춤 체험으로, 60세 미만(1966년 이후 출생자)은 참여할 수 없 점이 특징이다.

꽃꽂이 체험 진행을 맡은 권화사 오흥경 대표는 한국의 꽃꽂이가 서양과 다른 점을 설명했다.

오 대표는 "한국 꽃꽂이는 기본적으로 하늘과 땅, 인간이 공존하는 사상이 들어간다"며 "서양은 근본적으로 진리라든가 이성 철학이 다르기 때문에 우리랑 접근하는 방식이 틀리다"고 말했다.

이어 "서양 사람들은 플로랄 폼으로 침봉을 한다"며 "우리는 예전부터 자연 소재 그대로를 침봉하는 것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모양 자체가 달라진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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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전상우 수습기자= '대한노인회 종로구지회 소속 시니어들이 10일 창경궁 대온실에서 전통 화훼 체험을 진행하고 있다. 2025.10.1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이날 방문객으로는 대한노인회 종로구지회 소속 18명의 노인이 참여했다.

황옥금(83)씨는 "이런 프로그램을 좋아하는데, 오는 동안 설렜다"며 "나이먹은 사람들을 초청해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는 게 너무 행복했다. 이런 프로그램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참여 소감을 밝혔다.

강순금(77)씨는 "노인회 지회에서 이런 프로그램이 있다고 해 반가운 마음으로 신청했다"며 "이런 프로그램에 참여한 거는 처음이고, 신기한 마음으로 왔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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