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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황을 내려놓았다"…인사아트센터, 서용 개인전

2025.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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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언어 2008 황토 마 안료 석채 금박 175x150c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돈황을 지나, 이제 나를 그린다. 돈황을 포함해서 다 내려놓았다.”

‘돈황 작가’로 알려진 서용(63)의 20여 년 예술 여정을 총망라한 개인전이 열리고 있다.

서울 인사아트센터에서 진행 중인 '天上言語: from the Voice of Heaven to The Bliss of Oasis'는 2000년대 초반 돈황 유학 시절 대표작부터 한국 전통 도상을 바탕으로 한 최근 회화까지 총 29점을 소개한다.

28일까지 열리는 전시는 인사아트센터 1층 본전시장과 6층 제6전시장으로 나뉘어 선보인다.

1층에서는 황토, 석채, 금박, 마(麻) 등 고대 재료로 구현한 '樹下說法圖千佛圖'(2003), '약사변상도'(2004) 등 돈황 벽화 형식에 충실한 초기작을 만날 수 있다. 서용은 이 시기를 통해 동시대 불화의 조형 기반을 다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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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언어1807 2018 황토 마 안료 석채 목각 110x83cm *재판매 및 DB 금지

진짜 서용의 ‘전환’은 6층에서 볼 수 있다.

돈황의 권위를 내려놓은 자리엔 해체된 문자, 재조합된 형상, 그리고 ‘신의 언어’로서의 회화가 들어섰다.

서용은 불화(佛畵)의 현재형을 실천한다. 꽃, 나무, 바람을 그리는 그의 손끝은 기준도, 규율도 없이 오직 '기쁨'과 '자유'를 따른다. 그가 돈황에서 수행한 도상 연구 전체를 관통하는 개념이자, 동시에 작가로서의 존재 이유에 대한 응답이다.

“예술가는 무당과 닮았다. 신의 말을 그림으로 옮기는 자. 환희든 슬픔이든, 그것은 관람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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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樹下設法圖千佛 圖 2003 황토 마 안료 석채 금박 244x991cm (1)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용은 구획된 도상의 반복을 거부하고, 문자와 형태를 해체한 비정형적 회화로 예술이 신과 인간 사이를 이어주는 '영적 언어’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과거를 재현하지 않는다"는 그는 "비우고, 다시 채우는 방식으로 불화를 재창조한다"며 “이제 또 나는 청춘을 같이했던 돈황을 비우고 나로 살아가고자 한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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