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계 소식

거리에서 시작된 상징 '바스키아', 올 가을 서울 온다

2025.06.24

9월 22일부터 서울 DDP서 개막

국내 최대 규모 회고전…총 60점 전시

생전 쓴 창작 노트 국내 최초 공개

디터 부흐하르트·숨 이지윤 공동 기획

'기생충' 제작 바른손E&A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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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squiat, Great Jones Street (C) Lizzie Himmel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나는 흑인 예술가가 아니라, 예술가다.”

장 미셸 바스키아(1960~1988). 그는 거리의 낙서를 미술관 벽에 올린 최초의 화가였다.낙서, 해골, 왕관, 그리고 언어. 그는 그래피티와 현대미술의 경계를 넘나들며, 이미지와 텍스트, 회화와 언어를 끊임없이 결합했다. 바스키아에게 ‘그림’은 언제나 복합적인 표현이었다.

오는 9월 22일부터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리는 '장 미셸 바스키아: 과거와 미래를 잇는 상징적 기호들'은 국내 최대 규모의 바스키아 회고전이다. 세계 8개국 주요 기관과 컬렉터로부터 대여한 회화 33점을 포함해 총 60여 점의 작품과, 그가 생전 직접 쓴 창작 노트 8권(총 155쪽)도 국내 최초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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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titled (1986) (C) Estate of Jean-Michel Basquiat. Licensed by Artestar, New York / Collection of Larry Warsh *재판매 및 DB 금지


◆왕관, 해골, 그리고 언어… 바스키아는 ‘기호로 그린’ 화가였다
바스키아는 1980년대 초 뉴욕 화단에 혜성처럼 등장해, 생을 마감하기까지 8년 동안 약 3000여 점의 작품을 남겼다.

그는 뉴욕 대안학교 시절 ‘SAMO(SAMe Old shit)’라는 이름으로 그래피티를 남기며 활동했고, 1982년 독일 카셀 도큐멘타에 최연소로 참여했다. 이듬해엔 팝아티스트 앤디 워홀과 협업하며 주목받았지만, 워홀의 사망 이후 은둔했고, 1988년 약물 과다 복용으로 요절했다.

짧은 생애에도 불구하고 2017년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1982년작 '무제'가 약 1500억 원에 낙찰되며 앤디 워홀을 넘어 현대미술 경매 최고가를 기록했다. ‘현대미술의 커트 코베인’이라는 별명이 생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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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키아 마지막 자화상 ‘Exu’(1988). ⓒEstate of Jean-Michel Basquiat. Licensed by Artestar, New York. 사진 바스키아 재단 *재판매 및 DB 금지


◆기호를 읽는 전시… 동아시아와의 ‘문화 연결’도 시도
이번 전시는 바스키아 작품 속 왕관·해골·숫자·언어 등 도상적 기호의 상징 해석에 집중한다. 특히 그의 시각 언어를 동아시아 미학과 연결하려는 시도가 돋보인다.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 훈민정음 해례본, 추사 김정희의 서체, 백남준의 비디오 아트가 함께 소개되며 ‘기호의 시각화’라는 주제 아래 시대와 지역을 넘는 조우가 구성된다.

기획은 파리 루이뷔통 재단 미술관 '바스키아×워홀: 네 개의 손으로 그리기'(2023)를 포함해 바스키아 전시만 25회 이상 기획한 큐레이터 디터 부흐하르트(Dieter Buchhart), 안나 카리나 호프바우어(Anna Karina Hofbauer), 그리고 국내 현대미술 플랫폼 숨엑스(SU:MEX)의 이지윤 대표가 공동으로 맡았다.

중앙일보 창간 60주년 기념으로 마련된 이 전시는 영화 '기생충'을 제작한 바른손E&A가 투자했다.

◆“지워진 존재들의 언어로, 그는 캔버스를 채웠다”
바스키아는 단지 거리에서 시작된 그래피티 작가가 아니었다. 그는 그림을 통해 사회적 언어의 구조를 다시 쓰고, 권력의 문법 밖에서 자신을 말하는 방식을 찾아냈다.

그림을 보지 않고 읽게 만들고, 읽다 보면 다시 그림을 보게 만드는 힘-그것이 오늘날에도 바스키아가 계속 소환되는 이유다.

이지윤 숨 대표는 “'장 미셸 바스키아: 과거와 미래를 잇는 상징적 기호들'은 시대와 지역을 넘나드는 보편적 소통 수단으로서 ‘기호와 상징’에 대한 탐구를 담았다”며, “바스키아 작품 속 기호를 한국 문화의 상징성과 함께 조망함으로써, 서로 다른 문화가 시각적으로 어떻게 만나고 연결되는지를 보여주는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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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AP/뉴시스】18일(현지시간)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미국 출신 낙서화가 장 미셸 바스키아의 작품 '무제'(Untitled)가 1억1050만 달러(1246억9925만원)에 낙찰돼 그의 작품 가격은 물론 미국 출신 화가 작품으로서도 최고 기록을 세웠다. 이 작품은 일본의 기업가 겸 미술품 수집가 마에자와 유사쿠(前澤友作·41)가 사들인 것으로 밝혀졌다. 2017.5.19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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