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계 소식
칸딘스키보다 앞선 ‘숨겨진 추상화가’…힐마 아프 클린트 첫 한국 전시
2025.06.21
부산현대미술관서 7월 개막
회화, 드로잉 등 총 140여 점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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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현대미술관 '힐마 아프 클린트: 적절한 소환'전시. *재판매 및 DB 금지 |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미술사에서 가장 먼저 추상화를 그린 사람은 여성이었다. 하지만 그 사실은, 100년 동안 아무도 말하지 않았다.”
스웨덴 화가 힐마 아프 클린트(1862~1944)의 이름은 오랫동안 미술사에서 지워져 있었다. 하지만 최근 10여 년, 그는 20세기 추상미술의 역사를 다시 쓰는 인물로 재조명되고 있다.
칸딘스키보다 앞서 추상화를 시도한 작가, 그러나 여성이라는 이유로 그려지지 않았던 이름. 그의 국내 첫 대규모 회고전이 오는 7월 19일부터 부산현대미술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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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마 아프 클린트 신전을 위한 그림. 부산현대미술관 *재판매 및 DB 금지 |
'힐마 아프 클린트: 적절한 소환'은 도쿄 국립근대미술관을 시작으로 아시아에서 처음 공개되는 대규모 순회전이다. 10월 26일까지 이어지는 전시는 회화, 드로잉 등 총 140여 점을 선보이며 클린트의 독창적인 시각 세계를 총체적으로 조망한다. 자연 관찰을 토대로 한 초기 드로잉에서부터 보이지 않는 세계를 탐구한 상징적·추상적 회화, 압도적 규모의 연작까지 모두 아우른다.
특히 1907년 제작된 대작 연작 ‘가장 큰 그림(The Ten Largest)’ 시리즈가 국내 최초로 공개된다. 강승완 부산현대미술관 관장은 “말레비치의 ‘검은 사각형’보다 8년 앞선, 역사적 회화”라며 “도쿄 전시와는 다르게 전개되는 구성과 도록으로 한국 관객을 맞이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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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마 아프 클린트. 부산현대미술관. *재판매 및 DB 금지 |
힐마 아프 클린트는 생전 자신의 작업이 시대를 앞섰다고 판단해, 사후 20년간 작품을 공개하지 말라는 유언을 남겼다. 그렇게 봉인됐던 1200점의 그림과 100편 이상의 노트는 조카의 다락방에서 발견돼, 1986년 LA카운티미술관(LACMA)에서 처음 전시됐다. 하지만 이후에도 주요 미술관에서 전시되기까지는 27년이 더 걸렸다.
2018년 뉴욕 구겐하임미술관에서 열린 회고전 '힐마 아프 클린트: 미래를 위한 그림'은 60만 명 이상의 관람객을 기록하며 미술사의 판도를 뒤흔들었다. “만약 그가 여성이 아니었다면, 이토록 과분한 관심은 없었을 것”이라는 보수적 혹평을 넘어서, 클린트는 이제 추상의 기원을 다시 쓰는 이름이 되었다.
부산현대미술관은 이번 전시에 앞서 사전 예매를 오는 7월 18일까지 한 달간 진행한다. 티켓링크를 통해 예매할 수 있으며, 기간 내 예매 시 할인 혜택도 제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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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뉴시스] '힐마 아프 클린트: 적절한 소환' 포스터. (그림=부산현대미술관 제공) 2025.06.1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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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뉴시스] 부산현대미술관 전경. (사진=뉴시스 DB).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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