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계 소식

185억 루벤스 작품이 가짜?…英내셔널갤러리 위작 논란

2025.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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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영국 내셔널갤러리가 소장 중인 페테르 파울 루벤스의 '삼손과 델릴라'가 위작이라는 의혹에 휩싸였다. (사진=내셔널갤러리 홈페이지 갈무리) 2025.06.19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윤혁 인턴 기자 = 영국 내셔널갤러리가 소장 중인 페테르 파울 루벤스의 '삼손과 델릴라'가 위작이라는 의혹에 휩싸였다.

15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내셔널갤러리는 1980년 크리스티 경매에서 이 작품을 250만파운드(약 46억3000만원)에 구매했다. 현재 화폐 가치로는 약 1000만파운드(약 185억3000만원)에 달한다.

그러나 내셔널갤러리가 해당 작품을 내건 이후 미술계 일각에서 해당 작품의 진위 여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작품의 붓 터치가 어색하고 채색이 거칠며, 인물 묘사도 부정확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오래된 그림에서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미세한 균열조차 없다는 점에서 20세기에 제작된 복제품일 것이라는 추측도 나왔다.

루벤스 전문가 카시아 피사렉은 이 작품을 두고 "매우 문제가 많고 이상하게 현대적"이라고 평했다. 17세기 회화 전문가 크리스토퍼 라이트도 "(이 작품에는) 루벤스만의 정교함과 섬세함이 부족하다. 17세기 그림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또 이 작품을 루벤스의 것으로 처음 기록했던 독일 역사학자 루트비히 후르하르트가 생전에 상업적 목적으로 많은 작품을 잘못 분류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삼손과 델릴라' 역시 위작일 수 있다는 의혹이 더욱 커졌다.

가디언에 따르면 그림 뒤에 현대식 합판이 덧대어져 원작의 기원이나 연대를 가늠할 수 있는 정보가 가려졌다는 점도 의심을 사고 있다. 일반적으로 회화의 뒷면은 진위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결정적 단서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내셔널갤러리 측은 "작품 구매 2년 후인 1982년 이사회와 1983년 기술 보고서를 통해 패널에 대한 완전한 논의를 발표한 바 있다"면서 "구매 전부터 합판이 부착돼 있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삼손과 델릴라'는 오랫동안 루벤스의 걸작으로 인정받아 왔으며, 지금까지 이 작품의 진위를 의심한 루벤스 전문가는 단 한 명도 없었다"고 의혹을 일축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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