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계 소식

‘제2의 백남준’ 이이남, 몽골 첫 진출…'빛의 감각’ 전한다

2025.06.05

2025 울란바토르 비엔날레 명예 초대작가

칭기즈칸 국립박물관서 8일~20일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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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이남 미디어아티스트. (사진=이이남스튜디오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국내에서는 샤 스크린을 활용한 설치를 여러 번 했지만, 해외에서는 이번이 처음이었어요. 박물관의 기술 환경이나 설치 조건이 달라서 걱정도 많았죠.”

'2025년 울란바토르 비엔날레'에 명예 초대작가로 참여하는 미디어아티스트 이이남은 이번 전시를 앞두고 “감각보다 감동”을 전하기 위한 기술적 도전의 순간을 떠올렸다.

“(샤 스크린)방식이 주는 ‘빛의 감각’은 제가 꼭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예요. 몽골 관람객들이 디지털보다 감성적인 경험을 하길 바랐어요. 결국은 감동이죠.”

 '제2의 백남준'으로 불리는 이이남 작가가 오는 8일부터 20일까지 몽골 울란바토르 칭기즈칸 국립박물관 8·9층에서 열리는 제1회 울란바토르 비엔날레에 초대돼 대규모 개인전을 연다.

이번 전시는 한국과 몽골의 수교 35주년을 기념해 몽골 문화예술위원회의 공식 초청으로 성사됐다. 이이남 작가는 본 전시에 한국 파빌리온과 연계된 주요 초청 작가로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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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몽의 빛 전시 전경 *재판매 및 DB 금지


전시 주제는 ‘찬란한 빛의 고고학(Archaeology of Radiance)’으로, 작가는 "한국과 몽골의 관계성을 주제로 한 신작 4점을 포함해, 대표작 6점을 아우르는 총 10점의 미디어 설치작을 소개한다"고 밝혔다.

특히 몽골과 한국의 관계를 은유적으로 풀어낸 신작 '한몽의 빛-해', '한몽의 빛-달', '상상된 경계들-상상의 지평선 너머', 'Beyond the Horizon'을 통해 “서로 다른 지평선을 바라보지만, 같은 달 아래서 살아간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이이남은 "전시장에서 가장 먼저 마주치는 작품은 '한몽의 빛'으로, 해와 달을 마주 보도록 배치한다"며 "이 작품은 각각 한국과 몽골의 상징적 자연 요소를 통해 두 문화의 세계관이 ‘빛’으로 연결된다는 철학을 표현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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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된 경계들-상상의 지평선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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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이남 칭키스칸 국립박물관 초대 개인전 *재판매 및 DB 금지


'상상된 경계들'은 동아시아의 고전회화 65인치 5점을 디지털 병풍으로 재구성하여 동,서양을 너머 다양한 문명이 어울러진 초월적 세계관 위에 한국과 몽골의 유구한 문화의 가치가 오늘까지 계승됨을 보여준다. 작가는 동양미학의 관점을 바탕으로, 국경과 문명, 인간과 자연의 경계를 흐리는 초월적 풍경을 구현한다. 특히 포탄과 문화적 상징을 교차시키며, 소멸과 재생의 순환 속 ‘소통의 언어’를 시각화했다.

'Beyond the Horizon'은 부드러운 천 겹겹이 비춰진 대나무를 헤치고 지나면 거대한 산수의 무대가 웅장하게 열린다. 작가의 고향 담양의 대나무 숲과 산수를 배경으로, 묵죽도 영상과 애니메이션이 결합된 대형 설치다. 조선 후기 화가 김하종의 '해산도첩'을 바탕으로 제작된 이 작품은, 한국과 몽골의 자연이 어우러지는 영상 속에 ‘모두의 고향’을 떠올릴 수 있는 심상을 펼쳐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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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기즈칸 박물관 *재판매 및 DB 금지


한편 몽골 칭기즈칸 국립박물관은 2022년 10월 개관한 현대식 역사문화기관으로, 약 2만여 점의 유물을 소장하고 있다. AR 기반의 다국어 시스템을 갖춘 이곳은 몽골 현대문화를 가장 입체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장소다.

이이남은 “이번 전시가 한국과 몽골의 문화적 이해와 연대를 넓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미디어아트를 통해 동양적 사유와 기술이 어떻게 어우러질 수 있는지를 소개하는 기회로 삼고 싶다”고 밝혔다.

이이남은 조선대에서 조소를 전공하고, 미술학 박사학위와 연세대 영상예술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국내외 유수의 미술관과 비엔날레에서 미디어아트 전시를 지속해오고 있다. 최근 일본 오사카 엑스포에서는 한복 패션쇼에 미디어 설치를 결합해 주목 받았다. 6월에는 이탈리아 콜로세움 미디어파사드 전시, 스위스 VOLTA 아트페어 참여도 앞두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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