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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서사 속으로 잠수…스페이스K 서울, 배윤환 '딥다이버'

2025.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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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 K 배윤환 '딥다이버' 개인전 전시 전경.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빛 한 줄 스미지 않는 심해처럼,  코오롱의 문화예술 나눔공간 스페이스K 서울 전시장 안은 먹빛 서사로 잠겨 있다.

14일부터 11월 9일까지 열리는 배윤환(42)의 개인전 '딥다이버(Deep Diver)'는 검정으로 재현된 작품과 전시 구성으로 관객을 깊은 내면의 심연으로 끌어들인다.

서사 중심 회화를 통해 개인의 불안에서 인류 보편의 위기까지 시선을 확장해온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회화, 드로잉, 설치, 영상 등 다양한 매체로 오늘의 서사를 한층 심화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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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 K 배윤환 개인전 전시 전경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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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윤환, 요람, 2025, Acrylic on canvas, 224.2 x 436.5 cm  *재판매 및 DB 금지


배윤환은 색을 배제한 ‘검은 서사’로 감정의 파편을 응축했다. ‘검은 그림’ 시리즈는 구체적인 묘사로 불안과 저항을 담아냈고, ‘서커스’ 시리즈에서는 왜곡된 선과 이질적인 도형, 뒤틀린 시공간의 구조를 통해 이야기가 사라진 낯선 감정을 드러낸다.

이는 형식의 실험을 넘어 감정을 직접적으로 전달하려는 의지를 반영한다. 작가는 이번 여정을 “복잡하고 명확한 형상에서 단순하고 비정형적인 형상으로 나아가는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전시 제목 ‘딥다이버’는 작가가 대상을 그리며 마주한 감정의 깊이를 은유한다. 관람자는 그 심연 속으로 잠수해 작가의 여정에 동참한다.

또한 100여 점의 드로잉이 함께 소개된다. 마티스의 간결한 표현에 영감을 받은 ‘마티스는 단서를 남겼다’ 연작, 사건을 대하는 인간의 태도를 꼬집은 ‘선크림’ 연작, 경고음을 배경음처럼 소비하는 ‘사이렌’ 연작, 금이 얼굴에 박힌 광부의 초상을 통해 욕망을 은유한 ‘두 번 내려쳐’ 연작 등이 시대의 단면을 포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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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윤환 딥다이버 전시 전경.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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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배윤환. 사진=스페이스 K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배윤환은 서원대학교와 경원대학교 대학원 회화과를 졸업하고, 신화적 상상력과 사회적 현실을 결합한 서사 회화로 주목받았다.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부산현대미술관 등에 소장돼 있다. 2024년 송은미술대상전 최종후보, 2014년 중앙미술대전 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번 전시에는 배우 소유진이 오디오가이드 해설에 재능기부로 참여했다. 네이버 ‘오디오클립’을 통해 작품 이미지와 해설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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