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계 소식

‘황금 구슬’ 오토니엘, 아비뇽 10개 장소서 260점 공개

2025.06.23

프랑스 아비뇽서 역대 최대 규모 개인전

28일부터 2026년 1월 4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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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셸 오토니엘 개인전 《오토니엘 코스모스 혹은 사랑의 유령》 전시전경 프랑스 아비뇽 다리, 2025 사진: Avignon Tourisme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황금 구슬’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프랑스 조각가 장-미셸 오토니엘(Jean-Michel Othoniel)이 프랑스 아비뇽에서 대규모 개인전을 연다.

 한국 전속인 국제갤러리에 따르면 오는 28일부터 2026년 1월 4일까지 아비뇽 시내 10개 장소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열리며, 총 260점의 작품 중 160점이 처음으로 공개된다. 아비뇽의 '유럽 문화 수도' 선정 25주년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30주년을 기념해 기획됐다.

이번 전시의 중심은 아비뇽 교황청(Palais des Papes)으로, 교황청 광장과 분수, 아비뇽 다리, 뱅 퐁메르, 칼베 미술관, 라피데르 박물관, 생 클레르 예배당 등 도시 전역 10곳에서 선보인다.

오토니엘은 이 고대 권력의 상징적 공간에 ‘사랑의 유령(The Ghost of Love)’이라는 감정의 서사를 덧입혔다. 전시 제목도 '오토니엘 코스모스 혹은 사랑의 유령(Othoniel Cosmos or the Ghost of Love)'으로, 도시 전체를 거대한 설치 작품으로 전환시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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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셸 오토니엘 개인전 《오토니엘 코스모스 혹은 사랑의 유령》 전시전경 프랑스 아비뇽 다리, 2025 사진: François Deladerrière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재판매 및 DB 금지


전시의 중심은 교황청 내부 15개 공간이다. 과거 교황의 접견실이었던 샹브르 드 파르망(Chambre de Parement)에는 12점의 공중 조각 '별자리', 주요 의식이 열리던 그랑드 샤펠(Grande Chapelle)에는 지름 5m에 달하는 황금 천체 조각 '코스모스'가 천장에서 회전한다. 바닥에는 작가 특유의 푸른 유리 벽돌이 소용돌이치는 형상으로 설치된다.

아비뇽 다리에는 론 강 선원의 십자가에서 착안한 유리 조각이, 생 클레르 예배당에는 시인 페트라르카가 연인 라우라를 처음 목격한 전설을 바탕으로 한 붉은 유리 하트 '심장'이 설치된다. 쁘띠 팔레-루브르 박물관에는 40점의 금박 유리 할로우 조각이, 칼베 미술관에는 연꽃에서 영감 받은 조각이 박물관 고전 조각과 함께 배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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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셸 오토니엘 개인전《오토니엘 코스모스 혹은 사랑의 유령》 전시전경 프랑스 아비뇽 교황청 내 샤펠 생 마르시알, 2025 사진: François Deladerrière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재판매 및 DB 금지


이번 전시는 도시 전체를 하나의 무대로 만든 '도시형 전시'이자, 공공 공간에서 펼쳐지는 동시대 미술의 새로운 실험이다. 하이라이트는 8월 초 교황청 중정 쿠르 도뇌르(Cour d'Honneur)에서 열릴 설치-무용 복합 퍼포먼스 '미드나잇 소울(Midnight Souls)'이다. 파리 오페라단 무용수 위고 마르샹, 캐롤린 오스몽이 무대에 오르며, 안무는 캐롤린 칼슨이 맡았다.

 1964년 프랑스의 중동부 생테티엔(Saint-Étienne)에서 출생한 장-미셸 오토니엘은 현재 파리를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다.1992년 독일 카셀 도큐멘타에 참가하면서 현대미술가로서의 존재감을 알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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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셸 오토니엘 개인전 《오토니엘 코스모스 혹은 사랑의 유령》 전시전경 프랑스 아비뇽 다리, 2025 사진: François Deladerrière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재판매 및 DB 금지


2000년에는 파리 지하철 개통 100주년을 기념하여 팔레 루아얄-루브르 박물관(Palais-Royal - Musée du Louvre)역에 무라노 유리와 알루미늄으로 지하철 입구를 제작한 작업 '야행자들의 키오스크(Kiosque des Noctambules)'를 통해 국제적으로 주목받았고, 2015년에는 베르사유 궁전의 정원에 '아름다운 춤(Les Belles Danses)'을 영구 설치하여 동시대의 영향력 있는 작가로 이름을 올렸다. 2019년에는 루브르 박물관의 초청을 받아 작업한 작품 '루브르의 장미(La Rose du Louvre)'가 현대미술가의 작업으로는 이례적으로 박물관에 영구 소장되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오토니엘의 작품은 현재 파리 퐁피두 센터, 까르티에 현대미술재단, 루브르 박물관을 비롯하여 뉴욕 현대미술관, 뉴욕 공립도서관, 벨기에 보고시안 재단, 서울 리움미술관, 상하이 유즈 미술관, 베니스 페기 구겐하임 컬렉션 등에 소장되어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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