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계 소식
비장애·장애 경계 없이…리움미술관 '감각 너머2025' 개최
2025.06.19
시각, 청각, 촉각, 비시각 등 다양한 감각
미디어 해석 다채로운 프로그램 9월까지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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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 너머 2025 워크숍_겹겹이, 감각을 편집하는 중입니다. 사진=호암미술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삼성문화재단(이사장 김황식)이 운영하는 리움미술관이 감각과 예술, 미디어와 공동체,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를 허무는 예술 프로젝트 '감각 너머 2025'를 연다.
'감각 너머'는 신체적 차이보다 ‘감각의 다양성’에 주목하며, 예술을 통해 보다 포용적인 감상 경험을 실험해온 리움의 대표 접근성 프로그램이다. 올해의 키워드는 ‘미디어(Media)’. 정보를 전달하는 기술적 수단이 아닌, 감각 간의 소통을 매개하는 새로운 언어로 미디어를 조명한다.
리움미술관은 “단순한 물리적 접근성을 넘어서, 미술관을 어떻게 감각적으로 경험하고 해석할 수 있을지를 질문하는 실천”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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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 너머 2025 워크숍_겹겹이, 감각을 편집하는 중입니다. 사진=리움미술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감각의 언어를 재조립하는 워크숍들
5월에는 청각장애 예술가 김은설이 이끈 '겹겹이, 감각을 편집하는 중입니다' 워크숍이 열렸다. 청각장애 청소년과 발달장애 성인 참여자들은 진동, 그림자, 빛, 질감을 통해 ‘눈에 보이지 않는 소리’를 시각과 촉각으로 탐색하며 표현의 확장을 시도했다.
오는 20일, 22일에는 작가이자 미국 뉴욕대학교(NYU Tisch ITP) 교수인 송예슬이 '검은 상자의 속삭임' 워크숍을 연다. 촉각 센서와 피지컬 컴퓨팅 장비를 활용해 말이 아닌 ‘떨림과 감촉’으로 감각적 언어를 탐색하고, 참여자들은 직접 인터랙티브 오브제를 제작하며 미디어의 비언어적 가능성을 실험한다.
7~8월에는 시각장애 관객과 일반 관람객이 함께 감상법을 개발하는 워크숍 《보자보다보니까》가 10회 열릴 예정이다. 공연예술가 이성수, 허영균이 이끄는 이 프로그램은 ‘시각 중심의 감상’에서 벗어난 다중 감각적 접근을 시도하며, 9월에는 해당 방식으로 실제 전시 감상 실험도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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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 너머2025_보자보다보니까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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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 너머 2025 검은 상자의 속삭임 포스터 *재판매 및 DB 금지 |
◆확장된 포용성…국제 포럼과 교류도
9월 17~27일에는 ‘감각-기술-신체’를 잇는 예술적 매개로서의 미디어를 조명하는 국제 포럼이 개최된다. 국내외 이론가와 예술가들의 강연은 물론, 다양한 워크숍과 퍼포먼스, 상영 프로그램이 병행된다.
특히 프랑스 마르세유 보자르 산하 피랩 크레아시옹(PiLAB Création)과 함께, 수어가 아닌 몸짓으로 감상하는 워크숍이 작년에 이어 다시 열린다. 감각의 새로운 언어를 만들어가는 글로벌 실천의 일환이다.
리움 교육연구실 김태림 학예연구원은 “'감각 너머'는 미디어를 통해 감각과 사람 사이의 새로운 연결 방식을 실험해나가는 중”이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감각이 공존하는 열린 미술관을 지향하겠다”고 말했다.
'감각 너머'는 2021년 청각장애 아동 대상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출발해, 해마다 워크숍과 포럼, 출판 등을 통해 ‘예술과 접근성의 관계’를 조명해왔다. 특히 2023년부터는 매년 하나의 주제를 선정해, 신체 조건을 넘어서는 공동 창작의 장으로 거듭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