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계 소식

베니스비엔날레마다 등장하던 ‘핑크 부부’ EVA, 사망

2025.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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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아티스트 듀오 EVA & ADELE 인스타그램.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베니스비엔날레, 도큐멘타, 마니페스타 등 세계적인 미술 행사마다 핑크색 복장과 과장된 메이크업으로 등장하던 퍼포먼스 아티스트 듀오, EVA & ADELE. 이 전설적인 퍼포먼스 커플 중 EVA가 세상을 떠났다.

22일(현지시간) 두 사람의 인스타그램 계정에는 “EVA는 오늘 영원의 무대로 돌아갔다. 그녀의 예술에 대한 믿음은 끝이 없었다”는 글이 게재됐다. 구체적인 사인은 공개되지 않았다.

EVA의 나이 역시 끝내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EVA & ADELE이 자신들의 결혼식을 생일로 삼았던 정체성 철학에 따라, 뮌헨의 갤러리 니콜 그네사는 “EVA는 34세 1개월 10일의 삶을 살았다”고 전했다.

1990년대 초부터 EVA & ADELE은 스스로를 “미래에서 온 양성의 쌍둥이”라 명명하며 등장했다.

같은 옷, 같은 화장, 같은 머리를 한 두 사람은 주요 국제 전시의 오프닝마다 빠짐없이 모습을 드러냈다. EVA는 2011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여성의 이름을 가졌고, 여성적인 옷을 입고 하이힐을 신는다. 그러나 우리는 남근처럼 깎은 머리를 가졌다”고 말했다. 이 퍼포먼스는 젠더 이분법에 대한 지속적인 질문이자, 전통적 정체성의 경계를 넘는 선언이었다.

같은 해, EVA는 성전환 수술 없이 법적으로 성별을 여성으로 정정했고, 마침내 ADELE과의 공식 결혼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EVA는 자신을 ‘여성’이라 규정하지 않았다.

EVA & ADELE의 공식 이력서에는 학력이나 전시 목록은 없다. 대신 키와 신체 사이즈만이 적혀 있다.

이들은 “타임머신을 타고 미래에서 왔다”고 말하며, 베를린 장벽 붕괴 전인 1989년 이탈리아에서 처음 만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1991년, 독일 통일 직후 베를린 그로피우스 바우에서 열린 전시에서 비공식 결혼식을 올렸다.

EVA는 2012년 인터뷰에서 “우리는 모든 사람이 우리의 신조어를 스스로 해석하길 바란다. 무엇보다도 그것은 적극적이고, 미래를 창조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한 바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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