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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맨갤러리 전속 윤종숙, 서울서 개인전…추상화인데 봄 풍경

2025.05.20

리안갤러리서 개인전 6월 28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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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숙, Eine Wolke(구름 한 점), 2025, Oil on canvas, 200 x 300 cm. 리안 갤러리 서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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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작가로서 높이 날고 싶다. 내 그림에 좋은 삶을 주고 싶다. 그런 삶이 예술가에겐 사치다.”

최근 뉴욕의 대표 화랑 마리안 굿맨 갤러리 전속 작가로 영입된 윤종숙 작가가 서울에서 첫 개인전을 열고 있다. 윤종숙은 이 화랑의 첫 한국 작가로, 마우리치오 카텔란, 피에르 위그, 토니 크랙 등 세계적 작가들과 함께 이름을 올렸다.

서울 통의동 리안갤러리에서 6월 28일까지 열리는 전시 제목은 '봄(Bom)'. 영어 ‘Spring’이 아닌 우리말 ‘봄(Bom)’이다. 화사하고 투명한 봄의 정경을 느낄 수 있는 작품으로, 작품 제목들도 작가의 기억과 감정을 담아낸다. ‘봄(Bom)’, ‘산(San)’, ‘아산(Asan)’ 등 한국어 고유어를 사용해 정서적 뿌리를 강조했다.

윤종숙은 1965년 충남 온양(현 아산)에서 태어나, 독일 뒤셀도르프를 기반으로 30년 넘게 활동해온 재독 작가다. 뒤셀도르프 쿤스트 아카데미에서 회화를 전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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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안갤러리 서울 윤종숙 전시 전경. *재판매 및 DB 금지


이번 전시는 작가가 기억 속 풍경을 색과 붓질로 환기한 회화 15점을 선보인다. 대표작 ‘진달래’는 분홍빛 들판과 오렌지색 길, 연노랑 산이 겹치고 아스라한 고향의 정경이 펼쳐지고, ‘구름 한 점’은 흰 구름과 회색 먹구름이 부유하듯 걸려 있다. ‘나의 고향’에는 황토 구릉과 그 사이를 흐르는 시냇물이 암시된다.

작가는 스케치도, 미리 정해둔 제목도 없이 작업한다. 감정이 쌓이고, 흔적이 겹치며, 마음에 들지 않으면 긁어내고 다시 덧칠한다. “실수는 없다. 계획과 다른 흔적들이 오히려 작품을 강하게 만든다”는 작가의 말처럼, 그 즉흥성은 화면 위에 살아있는 유기체처럼 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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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숙, Spring Mountain, 2025, Oil on canvas, 130 x 170 cm. 리안 갤러리 서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윤종숙의 회화는 단순한 추상이 아니다. 영화가 초당 24프레임으로 시간의 연쇄를 구성한다면, 그녀의 회화는 하나의 정지된 프레임 안에 수많은 기억과 감각을 집약해 시공간을 압축한다. 태양, 구름, 언덕, 호수 같은 기억의 원형들이 단일한 장면에 응축되며, 기계적 원근법보다 심리와 정서를 따라 재구성된 풍경은 아득하고 시적이다.

유진상 미술평론가는 “윤종숙의 회화는 세계의 단면을 하나의 프레임에 추상화한다”며 “구체화되기 전의 감정과 기억의 떨림이 거대한 색면으로 표출된다”고 평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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