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계 소식

대구간송미술관, 겸재 vs 단원 '화조미감' 백미

2025.05.03

개관 첫 기획전, 16~19세기 화조화 총망라

정선 '화훼영모화첩' 2년간 수리 후 첫 공개

보물 2건 등 화조화 37건 77점 전시

associate_pic
《화조미감》 1부, ‘고고孤高, 화조로 그려진 이상’ - 특별공간 ⓒ 간송미술문화재단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조선 회화의 진경미를 담은 겸재 정선의 화조화가 복원 이후 최초로 대중 앞에 공개됐다.

대구간송미술관(관장 전인건)은 개관 이래 첫 번째 기획전 '화조미감'을 8월 3일까지 연다. 전시는 조선 중기부터 말기까지 16~19세기 화조화의 흐름을 조망하는 봄 전시로, 총 37건 77점(보물 2건 10점 포함)의 작품을 소개한다.

화조화를 통해 문인정신을 표현한 조선 중기와 세심한 관찰과 서정미로 황금기를 맞이한 조선 후기, 탐미적 미감이 반영된 조선 말기까지, 각 시기를 대표하는 화가들의 다양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associate_pic
정선 《화훼영모화첩》 <하마가자>두꺼비와 가지ⓒ간송미술문화재단 *재판매 및 DB 금지

◆진경시대를 빛낸 화조화, 정선과 김홍도의 세계로
이번 전시의 백미는 겸재 정선과 단원 김홍도의 화조화가 전시되는 특별공간이다. 진경산수화로 잘 알려진 두 대가는 화조화에서도 ‘진경화조’라 불릴 만큼 독자적이고 한국적인 미감을 구현했다.

겸재 정선의 '화훼영모화첩'은 2년간의 수리복원 이후 전체가 처음 공개되는 작품이다. 2019년 국내 최초로 ‘뱅크오브아메리카 예술 작품 보존 프로젝트’에 선정되며 국제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이번 전시에서는 신사임당의 '초충도' 병풍, 이징의 '산수화조도첩'과 함께 구성되어 시대별 화조화의 변화와 흐름을 비교 감상할 수 있다.

단원 김홍도의 '산수일품첩'은 보물 제527호인 '병진년화첩'과 유사한 구성으로, 김홍도의 화조화 최전성기를 보여준다. 문인화의 품격과 장식적 감성이 공존하는 작품으로, 조선 후기 화조화의 절정을 엿볼 수 있다.
associate_pic
[1부 특별공간] 정선 - 과전전계 ⓒ간송미술문화재단 *재판매 및 DB 금지

associate_pic
[2부 특별공간] 김홍도 - 쌍치화명 ⓒ간송미술문화재단 *재판매 및 DB 금지

associate_pic
[2부 특별공간] 김홍도-향사군탄 ⓒ간송미술문화재단 *재판매 및 DB 금지


◆고결·서정·탐미…세 시대로 나눈 조선 화조화의 미감
전시는 시대별로 총 3부로 선보인다.

1부 ‘고고, 화조로 그려진 이상’에서는 김식, 김시, 조속 등 문인화가들의 고결한 정신을 담은 중기 화조화가 소개된다.

2부 ‘시정, 자연과 시를 품다’에서는 겸재 정선, 심사정 등 18세기 화단의 흐름 속에서 문인화와 사생풍 채색화의 공존을 보여준다.

3부 ‘탐미, 행복과 염원을 담다’는 장승업, 안중식, 조석진 등 조선 말기 화가들의 장식성과 길상성을 담은 화조 병풍을 중심으로 공개한다.
associate_pic
[2부] 변상벽 - 국정추묘 ⓒ간송미술문화재단 *재판매 및 DB 금지


associate_pic
[3부] 장승업 - 군연농춘 ⓒ간송미술문화재단 *재판매 및 DB 금지


associate_pic
《화조미감》 2부, ‘시정詩情, 자연과 시를 품다’ - 특별공간 ⓒ 간송미술문화재단 *재판매 및 DB 금지


◆공간과 감각, 현대적 해석도 더해
전시는 고미술의 미감을 현대적 감각으로 풀어냈다. ‘세계 100대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선정된 양태오가 전시설계를 맡았으며, 배우 임수정과 방송인 마크 테토가 국·영문 오디오가이드를 녹음해 관람객의 감각을 확장한다.

전시를 기획한 전인건 관장은 “이번 '화조미감'은 꽃과 새를 통해 조선의 일상과 이상을 다시 만나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고미술 속에 깃든 자연과 조화의 정신을 함께 느껴보길 바란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관련기사 보기

손동현, 이상범가옥서 신작 전시…'석양에 내려앉은 눈'展

예화랑, '포토 런던 2025' 참가…임응식·김우영 전시

프리즈 매각, 아리 이매뉴얼이 인수…서울은 어떻게 달라질까?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도쿄·베를린서 사전프로그램 개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