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계 소식
안중근 유묵, 손도장까지 검증…"곧은 기개 담긴 마지막 대표작"
2026.08.13
덕수궁 중명전서 유묵 '만국공법불여대포' 공개
"서법보다 기상이 중요…순국 전 마지막 작품"
이전 작품들과 필적·장인 등 비교해 진품 확인
정보 입수부터 국내 반입까지 '속전속결' 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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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국가유산청과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은 13일 서울 중구 덕수궁 중명전에서 일본에서 환수한 '안중근의사 유묵 만국공법불여대포(萬國公法不如大砲)’를 최초 공개하고 있다. '만국공법불여대포'는 ‘만국공법(萬國公法), 즉 국제법이 대포(大砲)만 못하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이 유묵은 1910년 2월 중국 뤼순감옥에서 사형 선고를 받은 안중근 의사가 느낀 국제법의 무력함에 대한 깊은 회의를 담고 있다. 2026.08.13. [email protected] |
[서울=뉴시스]한이재 기자 = "순국 전 마지막 작품에 가까운 것으로 보입니다. 국제법이 무력만 못하다는 세계정세에 대한 비판과 비분강개한 마음이 다 녹아나 있는 내용이죠."
장지훈 경기대 교수는 13일 서울 중구 덕수궁 중명전에서 열린 '안중근의사 유묵-만국공법불여대포(萬國公法不如大砲)' 언론공개회에서 이번에 일본에서 환수된 유묵을 이렇게 평가했다.
안중근 의사가 순국을 앞두고 남긴 '만국공법불여대포'가 이날 국내에서 처음 공개됐다. 전문가들은 안 의사의 기개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평가하는 한편, 기존 유묵과의 필적 비교와 손도장 분석 등을 통해 진품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장 교수는 유묵의 글씨에 대해 "당나라 서예가 안진경의 글씨 육질과 유공권의 골기가 어우러진 '안중유골'의 필세라고 표현하고 싶다"며 "글씨가 단단하면서 근육질"이라고 설명했다.
박철상 한국문헌문화연구소장은 안 의사의 글씨를 서법보다는 '기상'에 주목해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소장은 "안 의사가 순국할 때 31살로 서예가가 아니기에 따지고 보면 조선시대 전통 선비의 글씨에 가까워서 서법보다는 기상이 훨씬 중요하다"며 "모든 면에서 정말 완전하고 안 의사 작품 중 거의 말년에 쓴 아주 대표적인 작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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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시스] 안중근의사 유묵 '만국공법불여대포' 뒷면 묵서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6.08.1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
이번 유묵은 필적뿐 아니라 안 의사를 상징하는 장인(손도장)과 지문까지 기존 작품과 비교해 진품 여부를 검증했다.
정제규 국가유산청 상근 전문위원은 "2019년 이전까지 보물로 지정된 25건을 대상으로 안중근 의사 유묵의 장인을 추출해 데이터베이스를 만들고 이를 중첩 비교하는 방식으로 분석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유묵 뒷면의 묵서도 작품의 진위와 전승 과정을 확인하는 중요한 근거가 됐다. 묵서에는 안 의사의 하얼빈 의거부터 사형 집행까지의 경과와 최초 소장자, 유묵을 넘겨받아 표구하고 보존한 인물 등에 관한 내용이 적혀 있다.
이를 통해 안 의사가 수감됐던 당시 뤼순감옥 형무소장 구리하라 사다키치가 유묵을 처음 소장했고, 이후 '평문광생 뇌협일인'이라고 밝힌 인물에게 전해져 보관된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뒷면에는 '적괴'로 추정되는 두 글자가 지워진 흔적도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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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허민 국가유산청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13일 서울 중구 덕수궁 중명전에서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과 함께 일본에서 환수한 '안중근의사 유묵 만국공법불여대포(萬國公法不如大砲)’를 최초 공개하고 있다. '만국공법불여대포'는 ‘만국공법(萬國公法), 즉 국제법이 대포(大砲)만 못하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이 유묵은 1910년 2월 중국 뤼순감옥에서 사형 선고를 받은 안중근 의사가 느낀 국제법의 무력함에 대한 깊은 회의를 담고 있다. 2026.08.13. [email protected] |
'만국공법불여대포'는 '만국공법(국제법)이 대포만 못하다'는 뜻이다. 안 의사가 사형을 선고받은 뒤인 1910년 3월 중국 뤼순감옥에서 쓴 것으로 추정된다.
안 의사는 1909년 10월 중국 하얼빈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뒤 대한의군 참모중장으로서 정당한 전쟁 행위를 했다며 만국공법에 따른 재판을 요구했다. 그러나 일본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살인죄를 적용해 사형을 선고했다.
당시 만국공법은 19세기 국제법 질서를 뜻하는 개념으로 조선에도 널리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실제 국제질서는 제국주의 열강의 힘에 따라 움직였고, '만국공법불여대포' 여덟 글자에는 이러한 현실과 자신에게 적용되지 않은 국제법에 대한 안 의사의 비판적 인식이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은 지난해 5월 그동안 존재가 알려지지 않았던 이 유묵에 대한 정보를 입수한 뒤 전문가 서면 자문과 일본 현지 조사를 진행했다. 이후 평가위원회와 국가유산청 국외소재문화유산 긴급매입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소장자와 협상에 나섰다.
2025년 경매에서 유묵을 구입한 소장자와 협의를 거쳐 지난해 9월 매매계약을 체결했고, 같은 해 11월20일 국내로 반입했다. 정보 입수부터 국내 반입까지 불과 6개월 만에 이뤄진 '속전속결' 환수였다. 유묵은 현재 국립고궁박물관에 임시 보관 중이며 향후 내부 검토를 거쳐 관리처를 정할 예정이다.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국제법이 대포만도 못하다는 말은 당시 뤼순 감옥에 있던 안중근 의사의 절절한 마음을 표현한 것"이라며 "문화유산 환수는 단순히 국외에 있는 유산을 물리적으로 되찾는 게 아니라 조국을 지킨 선조의 정신을 회복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박정혜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 이사장은 "재단이 지난해 5월 유묵 정보를 처음 입수하고 전문가의 엄밀한 자료조사와 현지조사 끝에 소장자와 협상을 성공적으로 끌어냈다"며 "이 유묵은 냉혹한 현실을 직시한 안 의사의 통찰이 직접적으로 나타나 더 가치가 높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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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허민 국가유산청이 13일 서울 중구 덕수궁 중명전에서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과 함께 일본에서 환수한 '안중근의사 유묵 만국공법불여대포(萬國公法不如大砲)’를 최초 공개하고 있다. '만국공법불여대포'는 ‘만국공법(萬國公法), 즉 국제법이 대포(大砲)만 못하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이 유묵은 1910년 2월 중국 뤼순감옥에서 사형 선고를 받은 안중근 의사가 느낀 국제법의 무력함에 대한 깊은 회의를 담고 있다. 2026.08.13. [email protect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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