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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수고했다”…서울라이트 DDP2025 [박현주 아트에세이⑨]

2025.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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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라이트 ddp 2025 겨울. DDP Luminarie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빛은 벽을 타고 흐르고, 도시는 잠시 동화가 된다.

밤의 DDP는 더 이상 건축이 아니다.

곡면 위에 얹힌 것은 영상이 아니라 감정의 패턴이다.

캐릭터의 눈, 리본의 결, 별빛의 궤적이
자하 하디드의 곡선을 타고 미끄러진다.

이곳에서 벽은 스크린이 되고,
스크린은 다시 도시의 피부가 된다.

미디어파사드는 단순히 ‘보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도시가 스스로를 장식하는 방식이다.

DDP는 크리스마스를 맞아 옷을 갈아입은 것이 아니다.
도시는 잠시, 유년의 감각으로 회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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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라이트 ddp 2025 겨울. Seoul with Line Friends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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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라이트 ddp 2025 겨울. 해치와 소울프렌즈 *재판매 및 DB 금지


귀여움은 전략이고, 캐릭터는 도시의 언어다.

해치와 소울프렌즈, 라인프렌즈, 이야이야앤프렌즈.
이들이 DDP 외벽에 등장하는 순간,
미디어아트는 기술이 아니라 정서적 합의가 된다.

귀엽다는 것은 가볍다는 뜻이 아니다.
지금의 귀여움은 접근성이며, 글로벌 문법이고,
무엇보다 도시 브랜드의 최전선이다.

이 밤, 서울은 위압적인 수도가 아니라
잠시 아이의 얼굴을 한 도시가 된다.

DDP의 곡면을 가득 채운 캐릭터들은
광고도, 장식도 아니다.

그들은 이렇게 말하는 듯하다.
“이 도시는 밤에도 친절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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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라이트 ddp 2025 겨울. DDP winter gift *재판매 및 DB 금지


건축이 무대가 되는 순간, 관람자는 배우가 된다.

이번 ‘서울라이트 DDP’의 결정적 변화는 여기에 있다.
영상은 벽에 머물지 않는다.
빛은 다리로 흘러가고, 별은 바닥으로 내려온다.

미래로를 건너는 순간,
관람객은 더 이상 외부자가 아니다.
그들은 영상 속으로 들어간 신체가 된다.

루미나리에의 별빛은
건축의 곡선을 따라 이동하며
DDP를 하나의 거대한 발광체로 만든다.

서울라이트는 전시가 아니라 공간 연출이고,
관람이 아니라 체험의 동선 설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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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라이트 ddp 2025 겨울. 메리비트 서울 *재판매 및 DB 금지


크리스마스는 테마가 아니라
도시 감정의 리셋 버튼이다.

‘힙 산타’의 네온 파티,
선물 상자로 변한 DDP,
별빛이 흐르는 다리.

모두가 알고 있다.
이건 종교도, 계절도 아니다.

연말의 도시는 늘 지쳐 있고,
그래서 매년 이 시기엔
도시 전체가 위로를 필요로 한다.

서울라이트 DDP는 그 위로를
빛이라는 가장 보편적인 언어로 번역한다.

말 대신 색으로,
문장 대신 리듬으로.
이건 축제가 아니라, 서울의 야간 선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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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라이트 ddp 2025 겨울. 이야이야앤프렌즈 *재판매 및 DB 금지


기네스 기록,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
숫자는 이미 충분하다.

중요한 건 이것이다.
DDP는 이제
행사장이 아니라 야간 도시 플랫폼이 되었다는 점.

그 플랫폼의 스케일은 숫자로도 증명된다. 
DDP 외벽을 감싸는 222m 길이의 비정형 미디어파사드는 
세계 최대 규모다.

빛은 사라지지만, 감각은 남는다.

도시는 가끔 이렇게 말없이 다가와
“올해도 수고했다”고 말해준다.

그리고 DDP는 안다.
건축은 결국
사람의 감정을 담는 그릇이라는 것을.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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