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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로이지만 함께’ 그 간극의 조각…갤러리 웅, 김용경 개인전

2025.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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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경, ‘나에게 기대도 돼(You can lean on me)’, 2024, Resin, 62 x 47 x 20c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고통은 늘 한곳에서만 오지 않는다. 몸이 무너지면 마음이 신호를 보내고, 마음이 흔들리면 다시 몸이 반응한다.

조각가 김용경(54)은 이번 전시에서 그 복잡한 순환을 ‘따로이면서도 함께 존재하는 상태’로 시각화한다.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갤러리 웅에서 열린 개인전 ‘따로(Separately)’는 인간 존재를 이루는 몸·정신·신념 사이의 미세한 틈을 조각적 언어로 드러낸 자리다.

◆‘따로이지만 함께’…불완전한 관계의 거리
김용경은 오래전부터 인간의 몸과 마음, 이성과 감정 사이에 놓인 불완전한 관계를 탐구해왔다. 과거 작업에서 그는 머리와 몸통을 분리시켜 정신과 육체의 간극을 드러냈다면, 이번 전시에서는 그 간극이 ‘따로이지만 함께 존재하는 상태’로 확장된다.

전시 제목 ‘따로(Separately)’는 서로 연결돼 있으나 완전한 합일에 이르지 못하는 인간과 타인, 나와 세계의 관계를 상징한다. 작가는 이를 “고통은 늘 서로를 호출하며 증식한다”는 문장으로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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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에는 레진, 금박, 철사, 산호 등으로 구성된 신작 30여 점이 선보인다. 몸이 기댄 듯 멀어진 듯한 형상, 다리만 남아 공중에서 흔들리는 신체, 어딘가를 향해 조심스럽게 기대선 구조물들이 공간 곳곳을 채운다.

빛을 머금은 투명한 물성은 부드럽고 단단한 감정을 동시에 품고 있으며, 이는 고통과 위안이 교차하는 인간 내면의 미세한 진동을 시각화한다. 작가가 말한 “서로 연결되지 않은 상태를 상상하는 일”이 작품들을 통해 구조적으로 구현된다.

작가노트에서 김용경은 “몸과 마음의 경계가 무너지는 지점에서, 우리는 자신과 타인의 삶을 새롭게 이해하게 된다”고 적었다. 이번 전시는 아픔과 불안의 감정을 숨기지 않고 오히려 드러냄으로써, 관계의 새로운 형태와 평온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갤러리웅은 “각기 다른 조각적 언어가 공간에서 서로 공명하며, 현대 조각이 감정과 존재를 어떻게 새로운 구조로 번역하는지 확인할 수 있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전시는 12월 13일까지 열린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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