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계 소식

보험가액만 1조4000억…바스키아 특별전 230여 점 한자리

2025.09.22

DDP서 개막…한글·암각화·백남준과 나란히 전시

배우 박보검 오디오 가이드

associate_pic
22일 장 미셸 바스키아: 과거와 미래를 잇는 상징적 기호들》 기자 간담회에서 디터 부흐하르트 큐레이터가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바스키아의 작품은 단순한 회화가 아니라 사회적 기호와 시대적 목소리의 집합체다. 이번 서울 전시는 한국적 상징과 함께 놓일 때 새로운 해석의 장이 열릴 것이다.”

22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화상 온(ON) 스튜디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세계적 바스키아 전문가 디터 부흐하르트(Dieter Buchhart) 큐레이터는 이같이 말했다. 그는 바스키아 연구 분야에서 세계적인 권위자로, 스위스 바젤의 바이에르 파운데이션, 파리 현대미술관 등에서 25차례 이상 전시를 기획한 인물이다.

그래피티를 예술로 승화시킨 현대미술의 거장 미셸 바스키아(Jean-Michel Basquiat·1960~1988)의 특별전 ‘장 미셸 바스키아: 과거와 미래를 잇는 상징적 기호들(Jean-Michel Basquiat | SIGNS: Connecting Past and Future)’이 23일 개막한다.


associate_pic
Basquiat, Great Jones Street (C) Lizzie Himmel *재판매 및 DB 금지


이번 전시에는 특히 스무 살 시절 제작한 ‘New York, New York, 1981’에 이어, 육체와 영혼을 탐구한 대작 ‘Flesh and Spirit, 1982-83’도 국내에서 처음 공개된다. 425억 원짜리 이 작품은 바스키아가 스물세 살에 완성한 대표작으로, 2018년 소더비 경매에서 파커 재단이 3070만 달러(약 425억 원)에 낙찰받으며 화제를 모았다.

이지윤 대표는 “이 한 점의 운송비만 1억5000만 원을 넘어서 빌려올 엄두를 못 냈지만, 파커 재단이 미국 국립예술기금에서 지원을 받아 비용을 부담해 줘 전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는 리움미술관을 비롯한 국내외 유수 기관과 개인 소장자들로부터 작품이 대여됐다. 보험가액은 약 1조4000억 원으로, 국내에서 열린 미술 전시 중 최고액 수준이라는게 주최측 설명이다.

전시는 9개국에서 모은 회화·드로잉 70여 점과 아시아 최초로 공개되는 작가 노트북 155장 등 총 230여 점을 11개 섹션으로 선보인다. 거리에서 ‘SAMO©’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던 초기작부터 마지막 영적 자화상까지, 불과 8년간 집약된 창조의 폭발을 압축했다.

1960년생 바스키아는 20세에 그룹전 ‘더 타임스 스퀘어 쇼’로 첫선을 보인 뒤 휘트니 비엔날레에 최연소 나이로 참가했다. 팝 아트의 거장 앤디 워홀과 협업하며 국제적 명성을 얻었지만, 워홀의 갑작스러운 사망 이후 충격으로 은둔하다가 28세에 요절했다.

associate_pic
바스키아가 숨진 해 그린 마지막 자화상 ‘Exu’(1988). ⓒEstate of Jean-Michel Basquiat. Licensed by Artestar, New York. 사진 바스키아 재단 *재판매 및 DB 금지

이번 전시는 그의 초년 작업부터 말년 자화상까지 생애 궤적을 따라가며, 아티스트 북 전권을 아시아 최초로 공개한다.

총괄 기획을 맡은 숨 프로젝트 이지윤 감독은 “장 미셸 바스키아는 짧지만 강렬한 생애를 살았다. 그는 8년의 작품 활동 기간 동안 독창적인 언어와 상징을 구축하며 인종, 정체성, 권력 등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며 “이번 전시는 인간의 보편적 소통의 언어를 시각적으로 탐구한 바스키아의 ‘기호와 상징’을 보여주는 자리”라고 강조했다.

전시장에는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 훈민정음 해례본, 추사 김정희의 후기 서체, 백남준 비디오 아트 등 한국의 문화유산도 함께 배치된다. 서로 다른 시대와 문화의 상징이 맞닿으며, 예술의 보편성과 대중성이 오늘의 맥락에서 새롭게 해석된다.

이번 전시는 중앙일보 창간 60주년을 기념해 마련됐으며, 주한미국대사관이 후원한다. 개막에 맞춰 바스키아 재단 이사장 데이비드 스타크, 여동생 제닌 에리보, 컬렉터 래리 워시도 방한해 전시의 의미를 더했다.

전시는 2026년 1월 31일까지 DDP 뮤지엄 전시 1관에서 열린다. 배우 박보검이 오디오 가이드 내레이터로 참여해 관람객을 바스키아의 세계로 안내한다.

associate_pic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관련기사 보기

국립창원대 글로컬대학사업단, '가야고분군' 문화콘텐츠 첫선

‘한국화가 22인'의 행복한 문화 나눔 전시…나무모던앤컨템포러리

외톨이였던 서울대공원 사막여우, 친구 맞이한다

김아영~서남재 韓 아티스트 6인, ‘롯폰기 아트 나이트' 출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