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계 소식

베니스에서 주목한 ‘한국 조경’…'정영선과 협업자들' 성황

2025.05.22

산마르코아트센터 개관 특별전 화제

국립현대미술관, 해외 순회전…7월13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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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에 숨 쉬는 모든 것을 위하여_정영선과 협업자들개막식에서 인사말 중인 조경가 정영선. 사진=엔리코 피오레세. 산마르코아트센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다음 세대를 위해 세계가 한 마음이 되어 지구를 어루만져야 합니다.”

이탈리아 베니스 산마르코아트센터 열린 '이 땅에 숨 쉬는 모든 것을 위하여: 정영선과 협업자들'전시가 성황리에 열리고 있다. 주인공인 조경가 정영선은 “소박하되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되 천박하지 않은 한국 고유의 아름다움”을 소개하는 소감을 밝히며 조경을 통해 지구적 연대를 제안했다.

이번 전시는 한국의 조경과 건축이 인류의 감각과 감수성을 일깨우는 전시로 베니스에서 주목받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MMCA, 관장 김성희)과 이탈리아 산마르코아트센터(SMAC)가 공동 주최한 전시로 오는 7월 13일까지 열린다. 특히 산마르코아트센터의 개관 특별전으로 초청돼 세계적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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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에 숨 쉬는 모든 것을 위하여_정영선과 협업자들 개막식 전경 사진=전진홍.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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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대표 문화유산 산마르코 광장에 위치한 구 베네치아 공화국의 행정관청 프로쿠라티에(Procuratie). 사진_=엔리코 피오레세. 산마르코아트센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400명 몰린 개막 주간… 세계가 주목한 ‘한국 조경’
개막 주간에만 2400명이 다녀간 이번 전시는 지난해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 정영선 개인전의 해외 순회전이다. 당시 전시를 관람한 산마르코아트센터 측이 개관 첫 특별전으로 전시를 공식 초청하면서 성사됐다.

전시가 열린 장소는 16세기 베니스 행정관청 ‘프로쿠라티에(Procuratie)’로, 영국 건축가 데이비드 치퍼필드가 복원한 공간이다. 그는 한국의 아모레퍼시픽 본사 설계 당시 정영선과 협업한 인연으로 이번 전시에 참여했다.

전시는 조경가 정영선(84)의 50여 년 작업 세계를 중심으로 한국 정원의 미학과 풍경 철학, 그리고 한국 근현대사의 조경 변천사를 조망한다.

특히 ‘회복탄력성’과 ‘지속가능성’이라는 키워드를 바탕으로, 조경이 시대를 어떻게 품고 기록해왔는지를 한국 고유의 시선으로 풀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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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스 '이 땅에 숨 쉬는 모든 것을 위하여: 정영선과 협업자들' 전시 전경 ⓒ김용관,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7개의 방, 32미터의 아카이브… ‘물의 도시’에 전하는 땅의 메시지
전시는 르네상스 시기 건축물의 특성을 살려 방과 방이 연결되는 구조로 7개의 주제를 배치했고, 32미터에 이르는 연속 아카이브 진열 공간에는 정영선의 주요 프로젝트와 도면, 사진, 기록을 통해 한국 조경사의 맥을 꿰었다.

기획자 이지회 학예연구사는 “습지와 물의 순환을 강조해온 정영선의 작업을 물의 도시 베니스에 소개하게 되어 의미 깊다”며, “전시 공간 자체를 하나의 흐름으로 설계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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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에 숨 쉬는 모든 것을 위하여_ 정영선과 협업자들 개막식에서 축사 중인 베니스 부시장 시모네 벤추리니.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한국의 국보”… 알 마야사 공주도 감동
개막 행사에는 정영선을 비롯해 건축가 조민석, 데이비드 치퍼필드 등이 참석했으며, 베니스 부시장,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주이탈리아 한국대사, 알 마야사 카타르 공주 등도 자리했다.

치퍼필드는 알 마야사 공주에게 정영선을 “한국의 국보(國寶)”로 소개하며 그의 작업 세계를 극찬했다.

조민석은 “영원한 현역 정영선과 협업하며 건축가로서의 방향성을 되묻게 됐다”고 밝혔고, 이로재의 강민선 실장은 “정영선의 작업이 국내에만 머무는 듯해 안타까웠는데, 이번 전시로 세계에 알릴 수 있어 기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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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선 베니스 전시 전경 ⓒ김용관,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외신도 주목… “큐레이팅의 명료함 돋보여”
국제 언론의 반응도 뜨겁다. 영국 가디언(The Guardian)은 “큐레이팅의 명료함(Curatorial Clarity)이 돋보인다”고 평했고, 아키텍처 투데이는 “압도적인 자료 조사와 학문적 깊이가 인상적”이라 평했다.

월페이퍼(Wallpaper), 코리에레 델라 세라, 일 베네르디 등 주요 유럽 매체들도 전시를 비중 있게 소개했다.

국립현대미술관 김성희 관장은 “서울관에 이어 베니스에서까지 큰 호응을 얻어 감동적”이라며, “앞으로도 한국미술의 다양한 장르가 세계 무대에서 보다 많은 관람객과 만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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