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계 소식
'인간 실존' 오원배 화백의 변신…"꽃 구경 오세요"
2025.04.06
인사동 갤러리밈 개관 10주년 특별전
9일부터 'Moving Life'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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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밈의 오원배의 개인전은 세로 5m가 넘는 초대형 걸개 그림이 압도적인 존재감을 발산한다. '무제' 267x549cm(부분),천 위에 혼합재료, 2025 *재판매 및 DB 금지 |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우리의 거인은 무엇을 꿈꾸는가'
새로 길이 5m가 넘는 걸개 그림 형식의 대형 회화(267X549cm)가 전시장을 압도한다. 거꾸로 매달린 인간의 형상과 모래 시계, 고장난 저울 등이 어지럽게 그려진 그림은 이 시대, 불확실한 세계의 혼란스러움, 불안감을 그대로 전한다.
오원배(72)화백이 자유로워졌다. 신작 개인전 'Moving Life'는 그동안 저항하는 인간 존재의 고민에서 벗어나 생명력의 아름다움을 전한다. 오는 9일부터 서울 인사동 갤러리밈 개관 10주년 특별전으로 펼치는 전시에 신작 회화 총 26점을 선보인다.
전시 제목 ‘Movging Life’는 정적인 생명이라는 개념의 'Still Life’를 '움직이는 생명'으로 전환한 의미가 담겼다.
격변의 시대 속 여전한 관찰자이자 기록자로서 화사한 변신을 꾀한 이번 전시는 묵직한 '오원배 스타일' 초대형 걸개 그림과 함께 '꽃 정물화' 연작을 새롭게 공개한다.
특히 세상의 다양한 표정을 읽고 기록하는 드로잉 작업에 몰두하는 것으로 유명한 작가는 고서(古書) 표지 위에 드로잉한 ‘책 표지화’도 전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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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원배 <무제>, 80x80cm, , 미러지 위에 유채, 2025 *재판매 및 DB 금지 |
'꽃 정물화' 연작은 미러지(mirror紙·거울 배경지)에 작업해 정물화에 대한 새로운 해석과 시도가 돋보인다.
'꽃 그림'은 슬쩍 슬쩍 움직임을 보인다. 조화를 보고 그렸지만 본래의 생명력을 부여하는 작가적 상상력을 발휘됐다. 의도적으로 매끈하게 재현되지 않은 꽃 이미지는 느슨하면서도 유화의 촉각적인 터치가 느껴진다.
미러지의 효과로 반사되는 관람자의 몸짓이 어우러지면서 상호작용한다. 꽃 속에 내가 있는 '움직이는 정물화'다.
고용수 미술이론가는 "꽃 정물' 연작은 회화의 형식과 방법의 개발을 위해 끊임없이 탐구해온 작가의 실험정신과 정물화 속에 담겨져 있는 다층적 내러티브를 확인할 수 있다"며 "작가가 오랫동안 다루어왔던 불확실성 투성이의 무거운 현실을 ‘Still Life’에 대입한다면, 그것을 인식하고 희망적 삶을 향해 나아가는 움직임의 의미를 ‘Movig Life’로 치환하여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지난 40년 간 치열하게 '인간 실존'에 대한 깊고 묵직한 질문에서 한걸음 물러난 오원배 화백은 한결 여유 있는 모습이다. 처음 공개하는 '꽃 그림' 연작의 의미를 ‘꽃 구경’이라고 표현하며 "인사동으로 꽃구경 오시라"고 했다. 전시는 5월 30일까지. 관람은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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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 80x80cm, 미러지 위에 유채, 2025 <무제>, 80x80cm, 미러지 위에 유채, 2025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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