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숯빛 검은 달항아리…하우저앤워스 글렌 라이곤 한국 첫 개인전

2026.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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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렌 라이곤, 불랙 문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미국 개념미술의 거장 글렌 라이곤(Glenn Ligon)이 조선 백자 달항아리를 새까만 색으로 다시 빚었다. 한국 전통 도자를 흑인 정체성과 언어, 역사에 대한 질문으로 확장한 작업이다.

세계적인 갤러리 하우저앤워스(Hauser & Wirth)는 오는 8월 14일부터 9월 5일까지 서울 용산 아모레퍼시픽미술관(APMA) 캐비넷에서 글렌 라이곤의 한국 첫 개인전 '블랙 문(Black Moons)'을 개최한다. 한국 전통 공예와의 접점을 보여주는 검은 달항아리 연작과 대표 텍스트 회화 'Static', 'Redacted' 연작을 함께 선보인다.

전시의 중심은 검은 달항아리다. 라이곤은 2019년 일본 랫 홀 갤러리에서 처음 공개한 이 연작에서 조선시대 백자 달항아리를 숯빛의 검은색으로 구현했다. 일본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도예가와 3년간 협업하며 특수 점토와 소성 온도를 실험해 완성한 작업으로, 자연스러운 비대칭과 즉흥적 형태를 유지하면서도 전통 도예를 동시대 개념미술의 언어로 확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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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tic'과 'Redacted' 연작 *재판매 및 DB 금지



달항아리와 함께 소개되는 'Static'과 'Redacted' 연작은 라이곤을 대표하는 텍스트 기반 회화다. 그는 미국 작가 제임스 볼드윈의 에세이 마을의 이방인(Stranger in the Village)을 바탕으로 글자를 반복해 덮고 지우는 과정을 통해 언어의 한계와 인종, 시민권, 주체성의 문제를 탐구한다. 읽히지 않는 문자와 겹쳐진 흔적은 '탈진실(post-truth)' 시대에 언어가 현실을 얼마나 설명할 수 있는지 되묻는다.

전시 제목 '블랙 문'은 검은 달항아리와 텍스트 회화를 하나의 흐름으로 묶는다. 작가는 도자와 회화를 통해 "말할 수 있는 것과 말할 수 없는 것, 명확히 설명하려 해도 끝내 불투명하게 남는 것들"을 사유한다. 한국의 전통 공예와 미국 흑인 경험을 하나의 전시장 안에서 교차시키는 시도다.

1960년 뉴욕 브롱크스에서 태어난 글렌 라이곤은 현대 회화와 개념미술의 유산을 바탕으로 미국 사회와 문학, 흑인 정체성을 탐구해온 작가다. 휘트니미술관 회고전을 비롯해 베니스비엔날레, 도큐멘타, 베를린비엔날레 등 주요 국제전에 참여했으며, 하우저앤워스 로스앤젤레스에서는 오는 9월 개인전 'Sit So Your Back Isn't Against The Door'를 이어갈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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