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계 소식

[연휴엔joy⑦] 빛나는 문화유산·클래식·전통공연 어우러진 국중박의 가을

2025.10.05

손기정 선수 유물 전시 '두발로 세계를 제패하다'

모깍기 기법 백자 14점 소개 테마전 '角 이야기'

5~9일 열린마당서 전통-현대 어우러진 창작공연

대강당선 실내악축제 프린지 공연…클래식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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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할 국립중앙박물관 전경.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긴 추석 연휴, 전통적인 나들이 대신 역사와 예술, 음악이 어우러진 공간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국립중앙박물관이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박물관은 상설전시관과 열린마당, 대강당 등 공간 곳곳에서 특별전과 테마전, 공연을 동시에 선보이며 다채로운 문화 경험을 선사한다.

▲특별전 '두 발로 세계를 제패하다'

상설전시관 2층 기증 1실에서는 특별전 '두 발로 세계를 제패하다'가 열리고 있다.  전시 이름은 김구 선생이 손기정을 축하하며 써준 휘호 '족패천하(足霸天下)'에서 따왔다.
손기정 선수의 금메달과 월계관, 청동 투구 등 18건의 유물을 중심으로 그의 삶과 민족의 역사를 입체적으로 만나볼 수 있다.
특히 이 전시에서는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손기정(1912~2002) 선수가 자기 이름을 한글로 서명한 실물 엽서가 처음 공개된다.
상설전시관 기증 1실은 손기정 선생이 기증한 '청동투구'를 단독 전시해온 공간이다.  손기정 선수는  마라톤 우승 부상품이었던 투구를 50년 만인 1986년 전달받은 뒤 "나만의 것이 아닌 우리 민족의 것"이라며 박물관에 기증했다.

▲다시 찾은 얼굴, 역사의 기록

1층 대한제국실에서는 올해 광복 80주년을 기념한 특별전  '광복 80주년, 다시 찾은 얼굴들'이 펼쳐지고 있다.  앞으로 10년은 보지 못할 귀한 전시들이 많다.
독립운동가들의 유묵과 선서문, 일제 감시 카드 등 100여 점의 자료가 전시된다.
특히 안중근·유관순·안창호·이봉창·윤봉길등 조국의 독립을 보지 못하고 순국한 독립운동가 얼굴을 AI 기술을 활용해 복원, 이들과  마주하면서 과거와 현재를 동시에 느낄 수 있다. 또  국사편찬위원회가 보존해 온 '일제 주요 감시 대상 인물 카드'의 실물이 처음으로 공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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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국립중앙박물관은 특별전 '두 발로 세계를 제패하다' 언론공개회를 24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에서 갖고 손기정 선수의 여정을 함께한 1936년 베를린 올림픽 금메달과 월계관, 특별 부상품이었던 고대 그리스 투구 등 전시품 18건을 선보인다. 이번 특별전은 광복 80주년을 기념하여 손기정(1912~2002) 선수가 우리 민족의 역사와 함께한 발자취를 조명하는 전시이다. 2025.07.24. [email protected]

▲백자의 미학, 각(角) 이야기
조선 후기 그릇 표면에 각(角)이 진 백자가 새롭게 나타났다.
3층 분청사·백자실에서 는 '각角진 백자 이야기'전이 열린다. 테마전으로 진행되는 이번 전시에서는 모깎기 기법으로 각과 면을 강조한 백자 14점이 소개된다.
물레로 만든 그릇의 겉면을 팔각 내지 드물게 육각이나 십각으로 모깍기 한  제기(祭器), 연적(硯滴)과 필통, 팔각 백자 청화 난초 무늬 병 등 시대적 감각과 철학을 들여다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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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가을밤, 박물관을 물들이는 선율
박물관 야외 열린마당에서는 2025 문화공간활용 '디 아트스팟 시리즈(The Art Spot Series)'가 5일부터 9일까지(6일 추석 당일은 휴관) 국립중앙박물관 열린마당에서 펼쳐져, 공간의 특성을 살린 공연으로 관람객과 가까이 호흡한다.

'디 아트스팟 시리즈'는 문화공간을 활용해 국민의 문화 향유 기회를 확대한다는 취지로 박물관과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이 매년 정례적으로 공동 진행해 온 프로그램이다. 올해도 K-컬처 열풍 속에서 '유형유산과 무형유산의 만남'이라는 주제로 전통공연과 현대 창작공연을 다채롭게 선보인다.

5일에는 MZ세대를 대표하는 민속악단 '서의철 가단'이 한국 전통풍습인 '굿'의 다양한 면모를 서도, 남도, 경기, 제주, 서울을 아우르며 재구성한 '한가위맞이 GOOD LUCK 굿'을 선보인다. 이어 연희집단 'The 광대'는 풍물, 탈춤, 사자춤, 버나놀이 등 한국의 전통연희를 선별하여 광대의 재담을 더해 유쾌한 연희 한마당을 펼친다. 모든 공연은 사전 예약없이 무료로 즐길 수 있다.

7일에는 '사물놀이 한맥 & 최주연 무용단'이 사물놀이와 전통무용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창작 공연을 선보인다. 이어 국악의 경계를 확장한 '국악밴드 GRANADA & FCD 무용단'은 전통과 현대의 매력을 접목시킨 국팝(국악+팝) 공연을 소개한다.

8일에는 2011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전통연희의 꽃, '줄타기보존회'의 '판줄' 공연이 진행된다. 여성 줄광대의 아름답고 섬세한 줄타기와 남성 줄광대의 화려하고 강력한 비상을 만끽할 수 있다. 국악의 대중화와 세계화를 지향하는 국악단체 '중앙국악관현악단'은 과거 장터와 거리에서 노래하고 연주하던 예인(藝人)을 재현한다.

9일에는 '양주별산대놀이보존회'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이자 국가무형유산인 '양주별산대놀이'를 공연한다. 이 작품은 약 300여 년간 양주에서 전승, 발전시켜 오면서 남녀 갈등, 양반 풍자, 서민생활의 빈곤 등 당대의 현실과 특권층에 대한 풍자를 해학적으로 담아낸 공연이다. 또 '국악단 소리개'는 인연, 만남, 헤어짐, 회환 등 인간의 삶 이야기를 전통음악으로 풀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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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전통연희의 꽃 '줄타기보존회'가 오는 8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판줄' 공연을 펼친다. 사진은 줄타기보존회 공연모습.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박물관 대강당에서는 박물관 문화향연–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프린지 공연이 진행되어, 클래식 음악의 섬세한 감성과 가을 정취를 동시에 느낄 수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관계자는 "이번 추석 연휴에는 역사와 예술, 음악을 한 공간에서 모두 경험하며, 관람객들이 시간을 풍요롭게 느낄 수 있도록 준비했다"며 "가족과 함께, 혹은 혼자만의 여유로운 산책처럼 박물관을 즐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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