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계 소식
"피규어 작가로만 보지 말아달라"…카우스의 진짜 얼굴[박현주 아트클럽]
2026.07.21
거리의 태그 'KAWS'에서 세계 미술관까지
회화와 조각으로 다시 읽는 'KAWS'
스페이스K서울서 한국 첫 미술관 개인전
2000개 한정 '목 잘린 펠로우' 오픈런도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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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박현주 미술전문기자] 21일 서울 강서구 스페이스K 서울에서 카우스(KAWS)의 한국 첫 미술관 개인전 '친구, 그리고 이웃(FRIENDS AND NEIGHBORS)'이 언론에 공개됐다. 대표 캐릭터 '첨(CHUM)'이 서로 맞서는 신작 '막상막하' 조각을 비롯해 회화·조각 등 20여 점을 선보인다. 전시는 23일부터 12월 27일까지 열린다. 2026.07.2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카우스(KAWS)를 떠올리면 XX 눈의 캐릭터와 거대한 공공 조형, 아트토이와 패션 협업이 먼저 생각난다. 대중에게는 '피규어 작가' 이미지가 가장 강하다. 2018년 서울 석촌호수에 가로 25m, 세로 28m의 거대한 '컴패니언'을 띄우며 한국에도 '카우스 열풍'을 일으킨 작가다.
하지만 서울 강서구 스페이스K에서 만난 카우스(본명 브라이언 도널리)는 그 이미지와는 조금 달랐다.
조용했고 담담했다. 질문 하나하나를 오래 생각한 뒤 천천히 답했다. 스타 작가다운 화려한 제스처보다 작업에 대한 고민을 먼저 이야기했다.
그리고 그는 몇 번이나 같은 말을 반복했다.
"저를 피규어 작가로만 보지 않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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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박현주 미술전문기자]= 카우스(KAWS)가 21일 서울 강서구 스페이스K 서울에서 열린 한국 첫 미술관 개인전 '친구, 그리고 이웃(FRIENDS AND NEIGHBORS)' 언론공개회에서 전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전시는 23일부터 12월 27일까지 열린다. 2026.07.2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
이 한마디가 한국 첫 미술관 개인전 '친구, 그리고 이웃(FRIENDS AND NEIGHBORS)'을 이해하는 열쇠였다.
코오롱의 문화예술 나눔공간 스페이스K 서울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카우스의 국내 첫 미술관 개인전이다. '친구, 그리고 이웃'을 주제로 대표 캐릭터를 새롭게 풀어낸 신작 회화와 조각 등 20여 점을 선보인다.
카우스는 회화와 조각, 디자인과 제품을 서로 다른 영역으로 구분하지 않았다.
"사람들은 피규어나 패션 협업 등 여러 경로로 제 작업을 만납니다. 하지만 저는 모두 하나의 작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전시는 '피규어 작가'라는 익숙한 이미지를 넘어 동시대 미술가 카우스의 작업 세계를 보여준다.
전시 제목인 '친구, 그리고 이웃'은 그가 최근 품게 된 질문이기도 하다.
카우스는 정치적 갈등과 코로나19를 거치며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다고 했다. 타인에 대한 경계심과 감사가 동시에 생겼고, 그 감정이 이번 작업의 출발점이 됐다.
전시장 한가운데 놓인 신작 '막상막하(NECK AND NECK)'는 이러한 변화를 가장 선명하게 드러내는 작품이다.
'Neck and Neck'은 원래 승부를 가릴 수 없을 만큼 박빙인 상황을 뜻하는 관용구다. 그러나 카우스는 이를 서로의 목을 붙잡고 밀고 당기는 듯한 두 인물의 대치 장면으로 바꿨다. 과거 서로를 끌어안거나 기대던 캐릭터들은 이제 맞서고 밀어내며 관계의 긴장을 몸으로 드러낸다.
카우스는 "갈등은 원래부터 제 작업 안에 있었다"며 "예전에는 하나의 캐릭터를 탐구했다면 이제는 둘 사이의 관계를 더 깊이 들여다보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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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막상막하, 2026, Bronze, 231 x 208 x 124.5 cm, Photo Farzad Owrang, Courtesy of Space K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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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우스 작가. 사진=스페이스 K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많은 사람에게 카우스는 피규어 작가지만, 그의 출발점은 1990년대 미국 뉴저지와 뉴욕 거리의 그라피티였다. 광고판과 버스정류장에 개입하는 작업으로 이름을 알린 그는 회화와 조각, 그래픽, 아트토이, 패션, 공공미술을 넘나들며 순수미술과 대중문화의 경계를 허물었다.
'KAWS'라는 이름에도 특별한 뜻은 없다. 10대 시절 그라피티를 하며 만든 태그(tag)로, 단지 네 글자의 형태가 마음에 들어 붙인 이름이다. 익명을 위해 시작한 거리의 서명이 이제는 세계 주요 미술관과 경매장을 오가는 이름이 됐다.
브루클린미술관, 런던 서펜타인 갤러리, 토론토 온타리오미술관, 앤디 워홀 미술관, 샌프란시스코현대미술관(SFMOMA) 등 세계 주요 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열며 현대미술가로서의 입지도 확고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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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유, 2025, Acrylic on canvas, in 3 parts, 218.4 x 655.3 cm, Photo Farzad Owrang, Courtesy of Space K *재판매 및 DB 금지 |
이번 회화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캐릭터보다 공간이다.
놀이터와 방, 뒷마당…. 사람들이 함께 머무는 장소가 처음으로 본격 등장한다.
카우스는 "아이를 키우면서 어린 시절의 관계를 다시 바라보게 됐다"며 "어른에게는 사소한 일도 아이들에게는 세상의 전부처럼 느껴진다. 그런 기억들이 이번 회화의 방향이 됐다"고 말했다.
대표작 '치유(THERAPY)'에서는 열한 명의 '첨(CHUM)'이 각자 바다가 그려진 캔버스를 들고 서 있다. 가까이에서는 서로 다른 그림처럼 보이지만 한 걸음 물러서면 하나의 거대한 바다가 완성된다.
"50대가 된요즘은 예전처럼 스스로 만든 규칙에 얽매이지 않습니다. 내일부터 이 방식을 그만둔다고 해도 크게 아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최근 회화에 등장하는 점묘 같은 질감 역시 오랜 실험 끝에 다시 꺼내 든 표현 방식이다. 카우스는 1990년대 스프레이 캔의 압력을 뺀 채 분사하다 발견한 기법을, 몇 년 전 시리얼의 바삭한 질감을 표현하는 과정에서 다시 떠올렸다.
그는 "그 기법 덕분에 이전에는 부족했던 깊이감과 양감을 더할 수 있었다"며 "새로운 제작 과정이라기보다 이미지를 구현하는 또 하나의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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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박현주 미술전문기자]카우스(KAWS)의 최근 회화에 등장한 점묘 같은 질감. 작가는 스프레이 캔의 분사 방식을 응용해 화면의 깊이감과 양감을 확장했다.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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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우스 전시 전시 전경. Photo JunHo Lee, Courtesy of Space K *재판매 및 DB 금지 |
흥미로운 것은 회화의 화려한 색채와 조각의 절제된 색감이다.
모자부터 신발까지 온통 검은 옷을 입은 그는 전시장 대형 조각도 모두 검은색으로 만들었다.
"조각은 형태에 집중하는 작업입니다. 색이 강하면 형태를 바라보는 경험을 방해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면서 웃으며 말했다. "저는 색을 사랑합니다. 다만 색 있는 옷을 입는 것은 좋아하지 않습니다."
색은 화려하지만 그의 캐릭터는 늘 말보다 몸으로 감정을 드러낸다.
카우스의 캐릭터들은 XX로 눈 표정을 지운 대신 몸짓은 굉장히 인간적이다. 고개를 숙이고, 얼굴을 가리고, 포옹하고, 앉아 있고, 이번 전시에서는 서로 밀치고 싸운다. 표정은 지워졌는데 감정은 몸으로 말한다.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XX 눈의 의미도 의외였다.
많은 사람이 슬픔이나 죽음의 상징으로 읽지만 그는 "그건 그냥 그들의 눈"이라고 말했다.
"저는 사람들에게 제 작품을 어떻게 봐야 하는지 말하려 하지 않습니다. 누구나 자신만의 관점과 경험으로 작품을 바라봅니다. 그것을 바꾸려 하기에는 인생이 너무 짧습니다."
카우스는 스트리트웨어와 패션 협업 역시 회화나 조각과 다르지 않은 창작의 연장선이라고 말했다.
그는 "새로운 표현의 통로나 소통 방식을 발견하면 해보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하나를 하기 위해 다른 하나를 포기하는 제로섬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늘 호기심이 생기면 직접 탐구해 왔다"고 말했다.
이러한 태도는 이번 전시에 처음 공개되는 조각 '펠로우(FELLOW)'에도 이어진다.
목이 잘려 붉은 단면이 드러난 모습 때문에 가장 많은 질문을 받았지만 카우스는 "특별한 상징을 의도한 것은 아니다"라며 "역사적인 조각에서 영감을 받아 이전에는 없던 새로운 조형적 역동성을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23일부터는 전 세계 2000개 한정 제작된 '펠로우' 피규어도 스페이스K에서 판매된다. 가격은 59만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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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박현주 미술전문기자] 전 세계 2000개만 판매하는 카우스의 신작 캐릭터 '펠로우(FELLOW)'가 스페이스K 서울에 전시되어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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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현주 미술전문기자=카우스(KAWS)가 21일 서울 강서구 스페이스K 서울에서 한국 첫 미술관 개인전 '친구, 그리고 이웃(FRIENDS AND NEIGHBORS)'을 연다. 전시는 23일부터 12월 27일까지 열린다. 2026.07.2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
수줍게 말하던 그는 간담회가 끝날 무렵 기자들을 향해 휴대전화를 들었다.
"이번에는 제가 여러분 사진을 찍어 제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습니다."
세계적인 스타 작가의 마지막 행동은 의외로 소박했다.
피규어보다 사람을 먼저 바라보고, 캐릭터보다 관계를 먼저 이야기했던 카우스. 기자들의 사진을 찍던 그의 마지막 모습은 '친구, 그리고 이웃'이라는 전시 제목을 가장 카우스답게 완성하는 순간이었다.
전시는 23일부터 12월 27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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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우스, 《친구, 그리고 이웃》, 전시 전경, 스페이스K 서울, Photo by JunHo Lee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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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박현주 미술전문기자]관람객이 카우스(KAWS)의 회화를 휴대전화에 담고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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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우스, 《친구, 그리고 이웃》, 전시 전경, 스페이스K 서울, Photo by JunHo Lee *재판매 및 DB 금지 |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