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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왜 펠리컨이 됐을까…줄리 커티스, 韓 첫 개인전

2025.11.04

화이트큐브 서울서 전시 5일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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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ie Curtiss Cradles 2025 Acrylic and oil on canvas Diptych, each: 101.6 x 81.3 cm 40 x 32 in. © the artist. Photo © White Cube (Frankie Tyska).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하얀 드레스, 검은 부리, 그리고 펠리컨.

모성과 욕망, 빛과 어둠이 교차하는 장면이 캔버스 위에서 부유한다.

줄리 커티스의 캔버스 속에서, 모성은 더 이상 따뜻한 품이 아니다.

그것은 피로와 사랑, 헌신과 욕망이 뒤엉킨 복합체이며, 한 생명을 품기 위해 자신을 찢어내는 존재의 초상이다.

프랑스 작가 줄리 커티스(Julie Curtiss, 43)가 한국에서 첫 개인전 ‘깃털로 만든 여인(Maid in Feathers)’ 연다. 서울 도산대로 화이트 큐브 서울에서 5일부터 2026년 1월10일까지 펼친다.

이번 전시는 신작 20여 점을 통해 ‘모성’이라는 단어에 깃든 신화와 그림자를 해부한다.

전시 제목 ‘깃털로 만든 여인’은 작가가 엄마가 된 이후 경험한 내면의 변화를 상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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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ie Curtiss Pelican 2024 Gouache on paper 48.3 x 38.4 cm | 19 x 15 1/8 in. © the artist. Photo © White Cube (Frankie Tyska).    *재판매 및 DB 금지



커티스는 모성의 이면을 신화와 무의식의 세계로 확장하며, 일상의 돌봄을 초현실적 이미지로 옮긴다. 유화, 과슈, 조각 등 다양한 매체를 넘나들며 불안과 욕망, 돌봄의 모순을 유머러스하면서도 불안한 상징으로 빚어낸다.

대표작 ‘두 요람(Cradles, 2025)’은 흰 드레스를 입은 두 여성이 검은 유모차 속 아이를 돌보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대칭된 화면의 반대편에는, 그 자리를 대신하듯 검은 부리를 지닌 두 마리의 펠리컨이 서 있다. 모성의 몸이 신화적 존재로 탈바꿈하는 순간이다.

작가는 이번 전시를 두고 “모두 빛과 어둠, 그리고 버거움에 관한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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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ie Curtiss Nocturnal Visitor 2025 Acrylic and oil on canvas 101.6 x 76.2 cm 40 x 30 in. © the artist. Photo © White Cube (Frankie Tyska). *재판매 및 DB 금지

    

펠리컨은 이번 전시를 관통하는 상징이다. 기독교 도상학에서는 모성과 부활을, 연금술에서는 물질의 변형과 영혼의 순환을 의미한다.

1982년 파리에서 태어나 현재 브루클린에 거주하는 커티스는 화이트 큐브 홍콩(2023), 런던 메이슨스 야드(2021) 등에서 개인전을 열었으며, 리움미술관(2022)과 퐁피두센터(2025) 전시에 참여했다.

 전시는 2026년 1월 4일까지 열린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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