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계 소식
“파란색·붉은색 무엇을 그렸는가”…‘세필 화가’ 김홍주 개인전
2025.08.30
조현화랑 서울서 9월 2일 개막
회화 6점·조각 6점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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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화랑 서울 김홍주 개인전 *재판매 및 DB 금지 |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세필 화가’ 김홍주의 작업은 “무엇을 그렸는가”라는 질문에 맞서는 실천이다. 그는 대상을 붙잡아 의미로 고정하기보다 발생-조건-체험-지각의 고리를 순환시키며, 회화가 사건으로 작동하는 순간을 탐구한다.
파란색과 붉은색을 주조로 한 최근작은 번짐과 선, 흐름과 결이 맞물려 회화가 언제나 의도와 우연 사이에서 발생함을 보여준다. 버려진 사물을 물감으로 다시 호흡하게 만든 조각 역시 같은 맥락에서 읽힌다.
신라호텔 지하 1층에 위치한 조현화랑 서울은 9월 2일부터 11월 16일까지 김홍주(81) 개인전을 개최한다. 1970년대 ST 그룹 활동을 시작으로 극사실, 서체 회화, 구상적 이미지 등을 거쳐온 그는 반세기 넘게 회화의 조건을 실험해온 원로다.
이번 전시는 최근 신작과 과거 작업을 함께 선보이며 회화의 본질적 가능성을 다시 점검한다. 전시는 회화 6점과 조각 6점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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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화랑 서울 김홍주 개인전 *재판매 및 DB 금지 |
오늘날 이미지는 끝없이 생산·소비된다. 김홍주의 회화는 이런 과잉의 흐름 속에서 재현의 습관을 해체하며 세계와 다시 관계 맺는 방법을 제안한다.
그의 그림은 완결된 의미를 고정하지 않고, 드러남과 감춤이 맞물리는 순간을 사건처럼 불러낸다. 화면에서는 번짐과 선 긋기가 서로 긴장을 만들고, 버려진 사물에 물감을 덧입힌 조각은 그 긴장을 입체로 이어간다. 형상에 얽매이지 않은 흔적과 과정은 관람자가 스스로 색과 물질의 관계를 감각하며 사유하도록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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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주. 사진=조현화랑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세필화가 김홍주는?
1973년 ST 그룹에 가입하면서 당대 전위적 경향을 따라가는 개념적 오브제 작업을 시도했으나, 1975년 즈음부터 실물 오브제와 그려진 이미지를 결합한 회화 작품을 발표하면서 이른바 극사실주의 경향의 작가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1978년에 첫 개인전을 개최했고, 1980년대 중반부터 인물이나 풍경 등을 주요 소재로 하여 밀도감 높은 독특한 이미지를 그려내기 시작했다.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중후반 사이에는 흙덩이나 지형, 건축물, 글자, 배설물 등의 이미지로 중층적 이미지를 형성하면서 여러 조형적 실험이 시도되었다. 1990년대 중후반부터는 꽃 한 송이 등의 형상을 세밀한 붓 터치의 집적으로 채운, 촉각적 감각을 극대화한 회화를 제작했다. 2000년대 이후로는 특유의 세필 시법을 심화시켜 나갔고, 2010년대부터는 세필이 캔버스 천 표면에 부딪힐 때 느껴지는 감각에 집중하면서 그림을 그릴 때 경험되는 접촉 감각을 표현하고자 하는 촉지적 회화 작업으로 나아가고 있다.
1978년 한국일보사 주최 한국미술대상전에서 최우수 프론티어상을 수상했고, 1988년에는 서울미술관이 주관하는 ‘1987년의 문제작가’로 선정된 바 있다. 1991년 토탈미술대상전에서 토탈미술관장상, 2005년 이인성 미술상(대구광역시), 2006년 파라다이스상(파라다이스 재단), 2010년 이중섭 미술상(조선일보사)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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