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계 소식
관객이 채우는 감각의 실험장…생각의 벙커 ‘999.9 프로젝트’
2025.06.26
충북문화재단 주최 7월20일까지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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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9.9프로젝트-김남균 작가 *재판매 및 DB 금지 |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예술인지, 아닌지. 공연인지, 아닌지. 그 애매한 경계에 질문을 던지는 실험적 예술 프로젝트가 충북 청주의 ‘생각의 벙커’에서 펼쳐지고 있다.
이름하여 ‘999.9 프로젝트’. 완벽에 가까운 수치를 표방하면서도 단 0.1의 여백을 남긴다. 그 틈은 관객의 감각으로 채워진다.
충청북도와 충북문화재단이 공동 주최한 이번 프로젝트는 7월 20일까지 이어진다. ‘빗물인지 눈물인지 땀인지 알게 뭐야!’라는 부제를 단 이 전시는, 장소 특정적 공간인 벙커를 실험적 예술 무대로 확장한다.
충북문화재단 전시운영TF팀의 한석현 씨는 “‘999.9’는 금속의 순도에서 따온 숫자이자, 예술이 언제나 완성되지 않은 상태로 존재할 수 있다는 상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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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9.9프로젝트 장회영 작가 *재판매 및 DB 금지 |
행사는 미술, 공연, 설치, 패션, 음악을 넘나든다. 김남균 작가는 복싱 링 위에서 클래식 연주가 펼쳐지는 ‘네 쇼는 재미없다’를 선보이며 장르와 신체의 이질적 충돌을 연출한다. 이상홍의 작품은 흑과 백으로 채워지는 관객 참여형 평면 작업이다.
이외에도 ▲장회영의 ‘Van Gogh Cats’, ▲황정경의 벙커 속 바다, ▲빈&골 블랙죠 콜렉터의 빈티지 오브제, ▲청주대학교 아트앤패션디자인학과의 실험 의상, ▲발달장애인과 청년 예술가의 협업 전시 등 다층적 프로그램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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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9.9프로젝트-클럽 모다트 공연 *재판매 및 DB 금지 |
공연 또한 풍성하다. 매주 금요일 저녁에는 클럽 모다트의 DJ 퍼포먼스가 벙커의 밤을 채운다.
오는 28일 오후 2시와 5시에는 왓와이 아트의 국악 실험 공연 ‘in:out’, 같은 날 저녁 7시에는 한국재즈협회 청주지부의 촛불 아래 재즈×탱고 콜라보 공연이 예정돼 있다. 전기·조명 없이 진행되는 이번 무대는 자연 잔향과 불빛만으로 감각의 깊이를 더한다.
이어지는 프로그램도 다채롭다. ▲양금과 해금, 라이트 퍼포먼스, ▲탱고 강습과 연회, ▲춤공장댄스컴퍼니의 퍼포먼스, ▲관객 참여형 플래시몹 등 매주 새로운 장르의 무대가 펼쳐진다.
‘999.9 프로젝트’는 예술의 정답이 아닌 질문을 전시한다. 물리적 폐쇄성과 긴장감을 지닌 벙커라는 장소는 장르와 형식을 해체하는 창조적 무대로 변모하고, 관객은 감각으로 반응하고, 울림으로 완성하는 동반자로 초대된다.
모든 전시는 무료로 진행되며, 일부 특별공연은 사전 예약제(선착순)로 운영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