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계 소식

'해의반박'의 붓질…김호득 개인전 '거닐다'

2025.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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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사이드컨템포러리, 김호득 개인전 거닐다 전경.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해의반박(解衣般礡). 옷을 풀어헤치고 붓과 하나 되어 그리는 자유의 경지. 김호득(65)의 붓질에는 바로 그 해방의 에너지가 깃들어 있다.

서울 통의동 아트사이드 템포러리에서 한국 동양화를 대표하는 화가 김호득의 개인전 '거닐다'가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북악산과 인왕산을 마주한 전시장 창 너머 풍경과 조응하듯 거대한 폭포를 그린다. 그러나 그것은 실재하는 자연 풍경이 아닌, 작가의 신체와 감정이 낙하하듯 붓을 타고 쏟아진 추상의 폭포다.

그간 전통 수묵 기법에 현대적 조형성을 결합해 온 김호득은 이번 전시에서 한층 더 직관적이고 감각적인 방식으로 화면을 채운다. 특히 물을 흡수하기보다 튕겨내는 광목천을 사용해, 물줄기가 땅에 부딪쳐 튀는 듯한 생생한 리듬감을 담아냈다.

겹겹의 붓자국과 흰 여백은 한 줄기 수묵으로 공간 전체를 진동시키며, 보는 이로 하여금 몸으로 먼저 반응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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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득 개인전 전시 전경. *재판매 및 DB 금지


긴 투병 끝에 완성된 이번 신작들에서는 작가의 집념과 절제, 자연에 대한 겸허함이 전면에 드러난다. 최소한의 획 안에 담긴 에너지는 오히려 깊고 넓게 퍼진다.

'거닐다'는 붓을 통한 사유의 또 다른 이정표다.  김호득은 말한다. “욕심을 내려놓고 과정을 즐기는 것이 더 많은 것을 이루게 한다.” 전시는 6월 14일까지.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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