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계 소식

금속의 선과 깨진 조각…프라브하바티 메파일·이수경 2인전

2025.05.24

'CONVERSATIONS II', 에스더쉬퍼 서울서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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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VERSATIONS II, Esther Schipper, Seoul, 2025. Courtesy of the artists and Esther Schipper, Berlin/Paris/Seoul Photo © Hyun Jun Lee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금속의 선은 진동하고, 파편은 온기를 품는다.

전통과 수행, 치유와 재구성의 언어로 세계를 응시해온 두 여성 작가가 서울에서 만났다.

서울 한남대로 에스더쉬퍼 서울은 인도 작가 프라브하바티 메파일과 한국 작가 이수경의 2인전 'CONVERSATIONS II'를 오는 27일부터 7월 12일까지 개최한다.

갤러리가 독자적으로 기획한 'CONVERSATIONS'시리즈의 두 번째 전시로, 서로 다른 전통과 매체 감각을 지닌 작가들이 '대화'의 형식으로 함께하는 실험적 기획이다.

두 작가는 비슷한 시기 각기 다른 문화권에서 성장했지만, 전통을 동시대적 조형 언어로 재해석하고 있다는 점에서 긴밀한 공명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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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VERSATIONS II, Esther Schipper, Seoul, 2025. Courtesy of the artists and Esther Schipper, Berlin/Paris/Seoul Photo © Hyun Jun Lee

 *재판매 및 DB 금지

프라브하바티 메파일은 인도 벵갈루루에서 금세공 장인의 가문에서 태어나, 전통 기술을 바탕으로 한 반복 수행적 작업을 현대미술의 문법으로 풀어낸다.

직접 만든 젯소 위에 구리나 금, 은으로 만든 얇은 와이어를 덧입히고 갈아내는 공정, 금세공 도구를 표면에 반복적으로 찍어 만든 기하학적 패턴의 회화는 일견 미니멀리즘처럼 보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손의 온기와 감정이 응축된 정적인 서사를 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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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VERSATIONS II, Esther Schipper, Seoul, 2025. Courtesy of the artists and Esther Schipper, Berlin/Paris/Seoul Photo © Hyun Jun Lee *재판매 및 DB 금지


이수경의 대표작 ‘번역된 도자기’ 연작은 전통 가마에서 버려진 깨진 도자기 조각을 순금으로 이어붙이는 작업이다. 부서지고 폐기된 파편들이 이수경의 손을 거쳐 새로운 의미를 지닌 완결체로 재탄생하며, 상처와 치유, 기억과 재생의 내러티브를 조형화한다.

전시는 작가들의 수행적 작업 방식이 만들어낸 시간의 조형을 통해, 전통과 현대, 파괴와 치유, 파편과 온기의 감각을 되묻는다.

전통과 현대, 동양과 서양, 미니멀과 장식, 치유와 균열의 스펙트럼을 가로지르는 이 전시는, 오늘날 미술의 ‘느린 시간’이 어떻게 회복되고 있는지를 조용히 질문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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