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계 소식
서울공예박물관, 보물 ‘자수가사’ 47년 만에 공개
2025.05.01
서울공예박물관, 국내 최초·최대 규모
불교 자수공예 특별전 2일 개막
서산·사명대사 가사도 첫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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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로 새겨 부처에 이르다' 전시 전경. *재판매 및 DB 금지 |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실로 새겨진 불교의 염원이 다시 세상 밖으로 나왔다.
서울공예박물관은 47년 만에 복원된 보물 ‘자수가사’를 비롯해 서산대사와 사명대사의 가사 등 국내 불교 자수공예의 정수를 공개한다. 특별전 '염원을 담아 – 실로 새겨 부처에 이르다'를 5월 2일부터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기획된 불교 자수공예 주제의 최대 규모 전시로, 약 1500년간 이어져 온 ‘가사 작법’의 미감과 정신을 전방위적으로 조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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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로 새겨 부처에 이르다' 전시 *재판매 및 DB 금지 |
이번 전시에서는 국보·보물급 유물을 포함한 총 55점의 유물이 전시된다. 그중 61%에 해당하는 29점이 국가 지정문화재로, 평소 보기 어려웠던 비공개 유물들이 대거 모습을 드러냈다. 대흥사, 수덕사, 선암사, 표충사, 화엄사 등 전국 9개 사찰이 참여해 소장품을 처음으로 외부에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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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 자수가사(공예박물관 ) *재판매 및 DB 금지 |
가장 주목받는 유물은 1978년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출품 이후 47년간 일반에 공개되지 않았던 보물 ‘자수가사’다. 서울공예박물관이 고 허동화 전 한국자수박물관장으로부터 기증받은 이 유물은 국립문화유산연구원과의 협업을 통해 5년에 걸친 복원을 마쳤다. 19세기에 제작된 이 가사에는 부처와 보살, 경전, 존자들이 오색실과 섬세한 자수 기법으로 정밀하게 수놓아져 있어, 현존하는 가사 중 유일하게 화면 전체에 ‘삼보’가 묘사된 유물로 평가받는다.
이 외에도 조선 태종 15년(1415)에 만들어진 '연당문 자수 사경보',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당시 임금이 하사한 서산대사·사명대사·벽암대사의 가사, 왕실 발원 자수작품 등 불교공예와 정치·역사가 만나는 상징적 유물들이 소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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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명대사 장삼(표충사, 국가민속문화유산) *재판매 및 DB 금지 |
전시는 유물 전시를 넘어, 무형문화유산으로서의 ‘가사 작법’ 전통도 집중 조명한다. 조계종과 태고종 소속 스님들이 직접 출연한 전시 영상에서는 가사의 의미와 제작방식을 생생히 전달하고 있으며, 현대 장인 스님들이 만든 가사는 유리 없이 가까이서 볼 수 있게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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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로 새겨 부처에 이르다' 전시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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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문직은가사(선암사, 국가민속문화유산)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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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로 새겨 부처에 이르다' 전시 전경 *재판매 및 DB 금지 |
시민 참여형 체험 프로그램도 전시 기간 내내 진행된다. 보물 자수가사를 모티프로 한 바느질 ‘풍경’ 만들기(5월), ‘나만의 연등’(6월), ‘북커버’ 만들기(7월) 등으로 구성되며, 오는 5월 17일에는 가사 장인 명천 스님의 강연도 예정돼 있다.
서울공예박물관 김수정 관장은 “이번 전시는 1500년 한국불교 공예의 아름다움과 정신을 담은 역사적인 기획”이라며 “보물 ‘자수가사’를 비롯해 그동안 접하기 어려웠던 유물들을 통해 우리 문화유산의 깊이를 새롭게 느끼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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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을 띄워 마음을 밝히다 전시 전경 *재판매 및 DB 금지 |
전시 1동 로비와 야외에서는 연등회의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등재 5주년을 기념한 '빛을 띄워 마음을 밝히다'도 함께 열려, 불교문화의 현대적 해석을 함께 체험할 수 있다.
'염원을 담아 – 실로 새겨 부처에 이르다'는 오는 7월 27일까지 전시1동 3층 기획전시실에서 열린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