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계 소식
보물급 불화 '관음·지장보살 병립도' 실물 첫 공개
2025.05.01
가나아트센터, 초파일 맞아 불교미술 특별전
고려불화~동시대 미술까지 70점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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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음, 지장보살 병립도. 사진=가나아트센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깨달음과 아름다움은 둘이 아니다.'
‘불이(不二)’ 사상을 주제로 한 불교 미술 특별전이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 전관에서 6월 29일까지 열린다. 가나아트와 가나문화재단이 초파일(初八日)을 맞아 기획한 전시다.
전시는 고려·조선 시대의 불화와 불상, 근현대 작가들의 조형 작업 등 시대를 가로지르는 70여 점의 작품을 통해 불교미학의 연속성과 다양성을 조망한다.
실물로는 처음 공개되는 보물급 불화 '관음·지장보살 병립도'(고려 14세기 후반), '수월관음도'(고려 14세기 전반)와 조선 왕실 발원 불화 '영산회상도'(1560) 등 희귀 유물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특히 '관음·지장보살 병립도'는 2008년 존재가 처음 확인된 이후 대중에 실물이 공개되는 첫 사례로, 정교한 금니 표현과 병립 구도의 구성미로 고려불화 특유의 섬세한 장식성을 보여준다. '수월관음도'는 일반적인 도상과는 다른 반전 구도로 주목받으며, 수묵 중심의 선묘가 고려불화 표현의 스펙트럼을 확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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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월관음도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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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진규_춘엽니(비구니) *재판매 및 DB 금지 |
근대 미술에서는 권진규의 조각 5점이 한 자리에 전시된다. 건칠 작품 '춘엽니(비구니)'와 함께 목조·테라코타 불상 등 불교적 조형 실천이 집약된 작품군이다. 장욱진의 '팔상도', 박생광의 '열반', 최영림의 '연등' 등도 출품돼 불교가 한국 근대미술에 남긴 정신적 궤적을 짚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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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욱진 팔상도. 사진=가나아트센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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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태_관세음보살. 사진=가나아트센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동시대 작가 중에는 최종태, 박대성, 윤광조, 이종구, 서용, 마리킴 등이 참여해 전통과 수행, 물성과 상징을 각기 다른 감각으로 재해석한다. 특히 최종태의 '관세음보살'과 '생각하는 여인'은 불교와 기독교, 동서양 조형미학을 넘나드는 작가의 독자적 미감이 담긴 조각이다. 윤광조는 '심경' 선각작업을 통해 불경과 형태의 합일을 시도했고, 박대성은 경주의 불적지를 수묵으로 풀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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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파스님, 무제. *재판매 및 DB 금지 |
가나아트센터 내 SPACE 97에서는 대한불교조계종 종정 성파 스님의 ‘선예(禪藝)’ 작업이 단독으로 소개된다. 가로 6m에 달하는 대형 옻칠 회화 2점과 재료의 물성을 극대화한 추상 회화 4점을 출품하여, 수행의 깊이를 예술로 승화시킨 성파 스님의 독자적인 예술 세계를 심도 있게 조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전시 기간 중에는 '불교와 학술', '불교와 창작', '불교와 근대미술'을 주제로 총 세 차례의 연계 세미나가 열릴 예정이다. 양자물리학과 생태철학을 넘나드는 학제 간 연구와 참여 작가들의 아티스트 토크 등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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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