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계 소식
‘100년의 붓결’…국립현대미술관 과천, 한국근현대미술 대장정 열다
2025.04.30
상설전 '한국근현대미술 I ' 5월1일 개막
이중섭 '황소' 등 이건희컬렉션 42점 포함
한국 근현대 대표작 145점 총망라
작가 집중 조명 공간 ‘작가의 방’
대한제국~한국전쟁까지 시대순 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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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관 대규모 상설전 '한국근현대미술 Ⅰ' 전시 전경. *재판매 및 DB 금지 |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국립현대미술관이 한국 근현대미술 100년의 여정을 다시 쓴다.
과천관은 오는 5월 1일부터 상설전 '한국근현대미술 Ⅰ'을 열고, 채용신, 이중섭, 장욱진, 박래현 등 대표 작가 70명의 주요 작품 145점을 시대순으로 선보인다. 이건희컬렉션 42점을 포함한 방대한 소장품이 공개되는 이번 전시는 대한제국부터 한국전쟁 직후까지, 한 세기를 관통한 한국미술사의 흐름을 정리한다. 작가를 집중 조명 공간 ‘작가의 방’도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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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군홍, 〈고궁〉, 1940년대 초반, 캔버스에 유화 물감, 60×72cm,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재판매 및 DB 금지 |
◆'한국근현대미술 ' 展…채용신부터 이중섭까지 145점 총망라
과천관 5, 6전시실에서 개최하는 '한국근현대미술 Ⅰ' 전시는 1972년 개관 기획전 '한국근대미술 60년전' 이후 53년 만에 마련된 대규모 근현대미술사 조망전이다. 오는 6월 개막하는 '한국근현대미술 Ⅱ'로 이어진다.
'한국근현대미술 Ⅰ'은 대한제국과 개화기, 일제강점기, 한국전쟁을 거친 한국 미술의 흐름을 시대별로 구성했다. 회화, 조각, 사진, 영상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 145점을 통해 역사의 굴곡 속에서 진화해온 한국미술의 궤적을 총체적으로 보여준다. 이건희컬렉션에서 선별된 42점을 포함해 코로나19 시기에 제한적으로 공개됐던 주요 작품들도 이번에 새롭게 관객과 만난다.
전시는 총 9개 섹션과 3개의 ‘작가의 방’으로 촘촘히 구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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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신, 〈허유, 유인명 초상〉, 1924-1925, 비단에 먹, 색, 족자, 이미지 104×60, 100.5×56cm, 족자 127×68, 118×64cm, 국립현대미술관 소장_ *재판매 및 DB 금지 |
1부 ‘새로운 시선의 등장’에서는 현미경, 망원경, 카메라 등 신문물의 유입과 함께 미술의 관찰법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다룬다. 실제 사진을 토대로 그려진 김은호(1892~1979)의 '순종황제 인물상'(1923)과 채용신(1850~1941)의 '허유, 유인명 초상'(1924~1925)에서 조선 중기 인물화와 다른 세밀하고 사실적인 얼굴 표현을 발견할 수 있다.
2부 ‘근대 서화의 모색’은 안중식, 조석진 등 전통 서화를 새롭게 해석한 작가들의 금강산 풍경과 산수화를 소개한다. 안중식의 '산수'(1912), 조석진의 '사계산수'(1919), 이도영(1884-1934)의 '기명절지'(연도미상) 등과 함께 김규진(1868–1933)의 '해금강총석'(1920), 변월룡(1916–1990)의 '북조선 금강산(만물상)'(1959) 등 금강산과 우리의 산수를 그린 근대서화가의 작품이 전시된다.
3부 ‘미술/미술가 개념의 등장’에서는 일본 유학을 통해 서양화 기법을 수용한 나혜석, 도상봉 등의 작품과, 해부학적 인체 표현을 시도한 초기 누드화 작품들이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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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호, 〈남향집〉, 1939, 캔버스에 유화 물감, 80×65cm, 국립현대미술관 소장._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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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치호 작가의 방. *재판매 및 DB 금지 |
4부 첫 번째 ‘작가의 방’은 인상주의를 한국적으로 변용한 오지호의 회화 세계를 집중 조명한다. 대표작 '남향집'(1939), '처의 상'(1936) 등 1930년대 초기작부터 미완성으로 남은 유작 '세네갈의 소년들'(1982)까지 대표작 15점을 통해 소개한다.
5부 ‘조선의 삶을 그리다’는 조선미술전람회에 출품된 농촌과 서민 생활상을 담은 회화들을 선보인다. 김중현의 '무녀도'(1941), 장우성의 '귀목'(1935) 등이 그려내는 시대의 풍경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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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래현, 〈여인〉, 1942, 종이에 먹, 색, 94×80.3cm, 국립현대미술관 이건희컬렉션._ *재판매 및 DB 금지 |
6부 두 번째 ‘작가의 방’은 박래현과 김기창 부부 작가의 예술적 여정을 다룬다. 두 작가가 한국적 소재를 추상화한 작품들도 나란히 비교해볼 수 있다. 이 방에서는 두 작가가 어떻게 조형적 시도를 해나갔는지 초기 채색인물화 '여인'(1942, 박래현 작), '모임'(1943, 김기창 작), 한국의 전통적 소재를 추상화된 형상으로 표현한 '탈'(1958, 박래현 작)과 '흥락도(興樂圖)>(1957, 김기창 작) 등을 한 자리에서 선보인다.
7부 ‘폐허 위에서: 한국전쟁과 조형실험’에서는 전쟁의 참상을 담은 김두환의 '야전병원'(1953), 이응노의 '재건현장'(1954) 등을 통해 현실을 기록하고, 추상으로 나아간 미술의 흐름을 짚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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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응노, 〈재건현장〉, 1954, 종이에 먹, 색, 43×51.8cm,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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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욱진, 〈새와 아이들〉, 1983, 캔버스에 유화 물감, 36.5×26.5cm, 국립현대미술관 이건희컬렉션. *재판매 및 DB 금지 |
8부 ‘가족을 그리며’는 전쟁과 분단 속에서도 가족을 향한 치유와 희망의 시선을 조명한다. 박수근의 '할아버지와 손자'(1960), 최영림의 '가족'(1972), 이건희컬렉션인 장욱진의 '새와 아이들'(1983)을 공개한다.
9부 세 번째 ‘작가의 방’은 이중섭을 집중 조명한다. 전쟁과 생활고 속에서도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작품에 담은 이중섭의 대표작 '황소'(이건희컬렉션)와 '흰 소'등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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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섭(1916-1956), 〈황소〉, 1950년대, 종이에 유화 물감, 26.5×36.7cm, 국립현대미술관 이건희컬렉션. *재판매 및 DB 금지 |
전시와 함께 청소년 대상 프로그램 'MMCA 하이라이트'와 장애통합학급 대상 교육 프로그램, 전시 연계 강연도 운영될 예정이다.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은 “이번 상설전은 국립현대미술관의 지속적인 소장품 확보 노력과 작품을 기증해준 분들의 뜻이 모여 완성된 것”이라며, “한국미술 100년사의 맥을 짚어가는 본격 상설전을 통해 관람객들이 한국미술의 정체성과 가치를 새롭게 발견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전시 입장료는 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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