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계 소식
사진은 영원불변?…백정기의 예술×과학 'is of'
2025.04.18
아라리오뮤지엄 상반기 기획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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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정기 개인전 is of 전시전경 ⓒ 2025 ARARIO MUSEUM *재판매 및 DB 금지 |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사진은 영구히 남을 수 있는 기록 매체인가?’
이 질문이 작가 백정기(44)를 움직였다. 2007년부터 치유, 보존, 재생, 자연, 욕망 등에 관심을 갖고 작업을 이어온 그는 사진은 '영원 불변'하다는 관념을 해체하기 시작했다. 사진은 '변하지 않는 기록물'이라는 전제를 뒤집는 시도다.
18일 아라리오뮤지엄에서 상반기 기획전으로 선보인 백정기 개인전 'is of'는 모든 것은 순리에 따라 변하고 소멸하는 존재임을 암시한다.
백정기 작업은 사진, 조각 등과 같은 예술 매체와 과학 기술을 접목한다. 이러한 작가의 작업 방식이 잘 드러나는 대표적인 작품이 이번 전시에 소개되는 연작 'is of'다.
2011년부터 시작된 이 연작은 특정 장소의 자연 풍경을 촬영하고, 그 풍경 속 자연물에서 추출한 색소를 활용해 사진을 인화하는 작업이다. 자연 색소가 바래지는 것이 최소화 될 수 있도록 사진을 에폭시로 코팅하고, 산소 유입을 차단하는 챔버에 넣어 전시하는데, 기계 같은 작품의 의외성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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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정기 개인전 is of 전시전경 ⓒ 2025 ARARIO MUSEUM *재판매 및 DB 금지 |
"‘백정기의 『is of』는 영구 보존을 전제로 한 사진미학을 해체하며, 소멸을 작품의 본질로 삼는다. 이는 기술복제 시대에 사라졌다고 여겨진 아우라를 새로운 시각으로 회복하려는 시도이기도 하다….결국 ‘사진이란 무엇인가? 우리가 붙잡으려는 것은 과연 가능한 일인가?’ 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데 이는 어쩌면 모든 사진이 함께 향하는 그 미지의 종착지를 찾는 과정일 것이다. " (손현정 미술비평·서울시립미술관 학예연구사)
제목을 통해 작품의 기원을 유추해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작품 제목 'is of 두물머리 2024-2'는 두물머리에서 2024년에 사진 촬영과 자연물 채집을 하고, 동일한 장소를 모티프로 제작한 두 번째 작품이라는 뜻이다. 전시는 8월 10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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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of 내장산 2024-5〉, 2025, 단풍잎에서 추출한 색소로 잉크젯 프린트, 에폭시 코팅, 아크릴 밀폐 챔버, 질소치환장치, 67 x 90 x 94(h)㎝. *재판매 및 DB 금지 |
작가 백정기는 국민대학교 입체미술과를 졸업했다. 이후 영국 첼시 미술학교 순수미술 과정을 수료한 후 글라스고 미술학교 순수미술과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송은미술대상(2012), 제30회 김세중청년조각상(2019), 제28회 IFVA 미디어 아트 금상(2023) 등을 수상했다. 국립현대미술관, 부산현대미술관, 울산시립미술관, 두산아트센터, 브릿지 가드 아트 앤 사이언스 센터 등 국내외 유수의 미술관에 작품이 소장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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