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계 소식
봄이 몰고 온 희망 전시장...이화익갤러리, '화론전'
2023.03.04
추천, 추천해서 모인 9명 작가 회화 20점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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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익 갤러리 화론전 전시 전경. *재판매 및 DB 금지 |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봄이 희망을 몰고 왔다. 겨우내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운 자연의 이야기로 전시장이 생기발랄하다.
서울 송현동 이화익갤러리 '화론전'이 8일부터 문을 연다. 매년 봄에 여는 전시로 올해로 3회째다.
이번 전시에는 9명의 작가가 모였다. 이창남 작가를 시작으로 각자 함께할 작가를 추천하고 의기투합한 전시는 모두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선후배 사이다. 봄의 시작을 알리는 회화 20여점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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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선 배꽃 2023-3, 130.3x194cm, Oil on canvas, 2023 *재판매 및 DB 금지 |
김정선 작가는 짧게 피었다가 지는 배꽃의 찬란한 순간을 담은 '배꽃'연작과 봄의 시작을 알리는 '산수유 꽃'작품을 선보인다. 꽃이 피어나는 순간의 조용한 울림을 위해 스케치를 한 번에 끝내지 않고 또 다른 형태와 방향의 꽃송이와 꽃잎을 그린다고 한다. 작가의 꽃은 아름답게 피어있는 시간이 그리 길지 않은 꽃의 ‘유한한 아름다운 순간’과 ‘그리움’, ‘상실의 아픔’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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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민 무심한풍경, 91×116.8cm, Acrylic on linen, 2023 *재판매 및 DB 금지 |
김제민 작가는 도시의 환경에 적응하며 끈질기게 살아가는 풀들에 집중한다. 콘크리트, 아스팔트 등 다양한 인공물을 배경으로 유기적인 선을 그리며 뻗어가는 풀의 모습이 종이 위에 자유롭게 그려지는 드로잉의 필선을 닮았다고 이야기한다. 도시 속에 자리 잡은 풀이 끊임없는 영역과 경계를 넘나드는 것처럼, 본인의 드로잉도 영역과 경계의 초월을 지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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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진 Yellow Glow, 147×100cm, Mixed media on canvas, 2023 *재판매 및 DB 금지 |
신수진 작가의 작업은 자연의 생성원리에서 시작된다. 작은 씨앗들이 품고 있는 가능성과 작지만 각각 다른 잎사귀들이 큰 나무를 이루고 숲을 이루는 것처럼 계속 성장하고 변화하는 자연원리에 대한 경이로움이 작업의 출발이다. 잎사귀나 씨앗, 꽃잎처럼 아주 작고 미약하지만 함께 모였을 때 힘과 의미를 가질 뿐 아니라 그 작은 것들이 하나하나 소중하다는 이야기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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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호 Untitled 6103, 90×80cm, Oil on canvas, 2022 *재판매 및 DB 금지 |
극사실화 초상화, 선인장 연작으로 유명한 이광호 작가는 덤불과 습지 작품에서는 정확한 대상의 구획을 지칭할 수 없다. 캔버스 위에 담겨진 습지는 넓고 거대한 전체의 일부처럼 보인다. 자연의 모습이 캔버스 너머로 확장되는 초현실적 분위기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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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나 봄 산, 22×27cm, Acrylic, oil on canvas, 2023 *재판매 및 DB 금지 |
이만나 작가의 작업은 ‘우연한 ’맞닥뜨림‘으로부터 시작한다. 평범한 대상들이지만, 어느 날 처음 보는 듯한 생경함으로 다가올 때, 형언 할 수 없는 울림 같은 무언가가 전해진다고 한다. 이러한 공간을 다른 이들에게도 그 너머의 무언가가 전해지길 고대하며 수없이 많은 붓질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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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은 5월의 풍요, 106×76cm, 장지에 채색, 2022 *재판매 및 DB 금지 |
이정은 작가는 자기 주변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일상의 모습, 그 속에서 느껴지는 감정의 변화들을 차분하면서도 담백하게 그려낸낸다. 선물 받았던 꽃다발, 친구가 SNS에 올린 반려견 사진, 엄마가 주신 화병 등 그때의 상황과 연결되어 있는 사람을 떠올리게 되는 사물들이 그림의 출발점이 된다. 일정한 속도의 붓질과 함께 그때의 시간과 기억이 화폭에 쌓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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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남 Interior with the Head Planter, 100×80.3cm, Oil on canvas, 2023 *재판매 및 DB 금지 |
이창남 작가는 실제 꽃을 눈앞에 두고 관찰하며 그린다. 생화는 시간이 지나면 시들 면서 모양이 달라지기 때문에 작업을 서두른다.하지만 아무리 서둘러도 꽃은 시들고, 작가는 비슷한 모습의 꽃을 다시 사서 작업을 한다. 싱싱하게 피어있는 비슷한 모습의 꽃들이 보여주는 끈질긴 생명력을 포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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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정 105dahlia, 73×91cm, Oil on canvas, 2022 *재판매 및 DB 금지 |
한수정 작가는 16년이 넘는 시간 동안 '꽃'작업을 하면서 확대된 꽃 이미지만을 그대로 그리거나 윤곽이 잘리도록 확대하기, 꽃잎의 중간 중간을 빈 공간으로 비우면서 꽃의 형태를 깨트리기 등 그리는 방법에 많은 변화를 보여주었다. 이처럼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과 작업이 쌓이는 과정이 일치하는 것이 자신의 그리기 작업인 것 같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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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보리 맨드라미 조각 3_3, 72×60cm, Oil on canvas, 2022 *재판매 및 DB 금지 |
허보리 작가가 그리는 풍경은 일부분을 조각내어 한곳에 집중한 모습이다. 원래 전체가 무엇이었는지 잊히기도 하면서 복잡한 삶 속의 도피처의 역할을 한다. 표현하는 대상을 자세히 그려내는 것을 넘어서 대상의 에너지와 움직임을 조형적 언어로 보여주고자 하는 작업이다.
이화익갤러리는 "화론전의 작가들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세상이 멈추고 모두가 움츠러들였을 때 예술로써 도움이 되는 일은 무엇이 있을까 하는 고민으로부터 모이게 되었다"며 "모두에 위로와 희망을 전달하기 위해 화가들이 내어놓은 에너지 넘치는 작품을 많은 사람들이 관람했으면 한다"고 전했다. 전시는 25일까지. 무료.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