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계 소식

도도함 사라진 리움미술관....6개 기획전 한번에 전시

2022.08.26

첫 아시아 전시 '구름산책자', 미술 건축 음악 등 총망라

상설 기획전시실 박영숙 백자전-'공예 지금' 전시

특별 프로젝트, 칼레이도스코프 아이즈~장영규: 추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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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취재진이 26일 오후 서울 용산구 리움미술관에서 기획전시 구름산책자(Cloud Walkers)를 살펴보고 있다. 리움미술관은 오는 9월 2일부터 기획전시 <구름산책자(Cloud Walkers)>, 상설 기획전시 <여월지항-如月之缸: 박영숙 백자>, <공예 지금>, 특별 프로젝트 <칼레이도스코프 아이즈>, <전소정: 그린 스크린>, <장영규: 추종자> 를 개막한다. 2022.08.2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리움미술관스럽지 않다?

4년간 휴관하다 지난해 10월 다시 문을 연 리움은 도도함이 사라진 분위기다. 세계 거장들의 전시가 아닌 탓일까? 올해 첫 기획전시로 미국 작가 이안 쳉의 아시아 첫 개인전도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고급스럽고 세련된 전시로 이전 세계 유명 미술 작가들의 성지 같았던 '리움 전시장'도 시들해 보인다.

9월2일 개막하는 하반기 기획 전시도 마찬가지다. '리움은 다르다'는 편견이 깨진다. 기획전 하나에 힘 준 예전과 달리 상설전시, 특별 프로젝트까지 6개의 전시가 한 번에 펼쳐졌다. 좌판 같은 전시 연출로 산만함까지 전한다. 이전처럼 우리나라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독보적인 리움 전시가 아닌 아쉬움이 있다.  물론 다채로운 전시로 골라보는 재미는 있다. 리움은 신비주의를 벗고 올해 문턱을 대폭 낮춰 대중과의 소통을 적극 꾀하고 있다.

26일 오후 언론에 전시를 공개한 리움은 "이번 6개의 전시와 특별 프로젝트는 연결하고 확장하며 동시대 미술을 선보이는 전시"라며 "아시아 예술과 사회를 조망하고 현대 도예와 공예, 사운드 작업 및 증강 현실(AR) 작품들을 선보이며, 새로운 장르적 시도와 결합을 통해 다양성을 드러낸다"고 밝혔다.

상설전시장도 새롭게 선보인다. M1는 현대 공예, M2는 도예를 다룬 상설 기획전시를 개최한다. 또 미술관 로비의 미디어 월과 강당 라운지를 전시 공간으로 확장하여 동시대의 이슈를 바라보는 미술의 다채로운 측면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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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취재진이 26일 오후 서울 용산구 리움미술관에서 기획전시 구름산책자(Cloud Walkers)를 살펴보고 있다. 2022.08.26. [email protected]


◆기획 전시 '구름산책자':리움미술관 첫 아시아 전시 그룹전
기획 전시실에서 선보인 '구름산책자'는 리움미술관에서 기획한 첫 아시아 전시다. 미술·건축· 디자인·음악·문학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 24명/팀과 45점을 소개한다.
 
전시제목 ‘구름/클라우드’는 기후적, 공상적, 하이퍼링크적 의미로 21세기의 새로운 사회문화적 환경에 대한 은유이자, 지정학적 경계를 횡단하는 가상의 플랫폼이다.

신소재 오염 흡수 천을 사용하는 쿠마 켄고의 부드럽고 지속가능한 조각 설치, 베트남 남부의 해수면 상승에 대비한 돈 탄 하의 수상가옥 , 특유의 흡음성과 질감을 지닌 펠트를 벽돌처럼 쌓아 올린 에스티피엠제이 건축사사무소의 '고요의 틈', 유연한 물성의 종이 모듈로 구성된 카타기리 카즈야의 '종이 사구' 등이 전시됐다. 

리움미술관의 건축 공간을 신비로운 미래의 가상 복지공간인 ‘네펜테’로 시뮬레이션 한 로렌스 렉의 '네펜테 존(Leeum)' 등이 어우러져 초현실적 풍경이 펼쳐진다.

전시를 담당한 곽준영 리움미술관 수석 큐레이터는 “세 개의 주제로 어우러진 전시장 내에서 함께 교차하고 함께 뒤섞여 미래적인 상상이 다채롭게 증식하는 풍경으로 제시된다”며 특히 “각각의 건축 프로젝트들이 하나의 작품이자 또 다른 작품을 품은 공간, 전시장을 분리하는 역할을 하면서 흥미롭고 예기치 못한 경로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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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26일 오후 서울 용산구 리움미술관에 상설 기획전시 <여월지항-如月之缸: 박영숙 백자>가 전시돼있다. 리움미술관은 오는 9월 2일부터 기획전시 <구름산책자(Cloud Walkers)>, 상설 기획전시 <여월지항-如月之缸: 박영숙 백자>, <공예 지금>, 특별 프로젝트 <칼레이도스코프 아이즈>, <전소정: 그린 스크린>, <장영규: 추종자> 를 개막한다. 2022.08.26. [email protected]


◆상설 기획전시 '여월지항如月之缸: 박영숙 백자', '공예 지금'
현대미술 상설전(M2) 공간에서는 '여월지항如月之缸: 박영숙 백자'전이 열린다.  70cm 크기 달항아리 29점이 아크릴 좌대위에 올려져 백색 형광조명에 신비로운 분위기를 내뿜는다.  전시는 기존의 상현달을 뜻하는 ‘항(恒)’을 항아리 ‘항(缸)’으로 바꾸어 박영숙의 작품 세계가 차오르는 달처럼 풍성해지길 바라는 기원을 담았다.

고미술 상설전 공간(M1)은 '공예 지금'전을 마련해 전통을 기반으로 한 공예 작가의 작품, 디자이너와 전통 장인이 협업한 작품을 소개한다.

M1 4층에는 디자이너 김백선과 소목장 조석진이 생전에 함께 제작한 '심재 心齋 4'도 만나볼 수 있다. 자연의 나뭇결과 선을 구현한 서랍장 작품은 또 다른 자연의 소재인 흙으로 빚은 청자와 함께 배치되며 잔잔한 평온함을 선사한다. 마지막 1층은 디자이너 정구호와 금속 장석 장인들이 협업한 '백골동 2022'이 배치됐다. 아크릴로 만든 새로운 외형에 전통의 색채가 강한 평양 반닫이 장석 장식을 덧붙여 현대적 재료와 오래된 전통이 결합한 오늘날 공예의 진화된 면모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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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특별프로젝트 칼레이도스코프 아이즈. 전시관람방법_(비야네 멜가르드, 악마맨, 2020)사진=리움미술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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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장영규 추종자. Jang Young Gyu, Follower, 2022. Furniture design FHHH Friends.사진=리움미술관 제공.

◆특별 프로젝트:칼레이도스코프 아이즈, 전소정: 그린 스크린, 장영규: 추종자
미술관 곳곳에서는 새로운 시도와 해석이 돋보이는 3개의 특별 프로젝트를 선보인다. 가상현실(AR) 기술, 전시 공간으로 확장된 미디어 월, 사운드와 건축의 협업 작업을 통해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다.
 
'칼레이도스코프(만화경) 아이즈'는 증강현실 기술을 활용하여 뜻밖의 장소에서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리움미술관이 제작 지원한 이불의 증강현실 신작인 '취약할 의향 – 메탈라이즈드 벌룬 Ver.AR22'을 최초로 공개한다.
 
미술관 로비에서는 대형 스크린인 미디어 월을 활용해 역량있는 영상 작가들에게 작품을 선보일 기회를 제공하는 월 프로젝트를 신설하고, 첫 전시로  '전소정: 그린 스크린'을 개최한다.  DMZ의 아름다운 자연 풍광과 기념비적인 공연들을 함께 볼수 있다.
 
강당 라운지에서 펼쳐지는 사운드 전시 '장영규: 추종자'는 미술관 휴게공간에서도 즐길 수 있다. 장영규가 제작한 판소리 전수과정을 담은 아카이브 음원을 푸하하하프렌즈 건축사무소가 디자인한 의자에 앉아 들어볼 수 있다. 음원마다 하나씩 헤드폰 플러그를 꽂아서 감상하는 아날로그적인 방식이다. 의자는 앉았을 때 스프링처럼 조금씩 출렁이는 청각적 떨림을 몸 전체로 느껴볼 수 있다.

전시는 관람 2주전부터 온라인 예약해야 한다. 기획전은 1만2000원, 상설전·상설기획전·특별프로젝트는 무료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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