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계 소식
한국 현대미술 60년을 관통했다…‘사진이 할 수 있는 모든 것’
2025.11.25
서울시립 사진미술관 개관 특별전 개막
이승택·서용선등 36인 300여 점 한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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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이 할 수 있는 모든 것》 전시 전경, 서울시립 사진미술관, 2025. 사진=정영돈, 서울시립 사진미술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한국 현대미술의 실험은 결국 사진이라는 렌즈를 통과해 왔다.”
서울시립 사진미술관이 26일 개막하는 세 번째 개관특별전 ‘사진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은 한국 현대미술을 지탱해온 36인의 사진·사진 기반 작업과 자료 300여 점을 한자리에 모았다. 사진이 지난 반세기 한국 미술의 언어·감각·사유를 어떻게 바꿔왔는지, 그 실제 증거들이 전관에 펼쳐진다.
서울시립미술관과 작가 소장품을 중심으로 구성된 이번 전시는 1960년대 실험미술 세대에서 80년대 개념·사회비판적 실천에 이르기까지 사진이 예술적 사유·행위·지각을 어떻게 확장해 왔는지를 ‘연대기적 지도’처럼 보여준다.
이승택, 김구림, 김용철, 성능경, 이강소, 안규철, 서용선, 안창홍, 이인현 등 한국 현대미술사 주요 인물들의 초기 실험이 대규모로 공개되는 것도 이번 전시의 의미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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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희진 학예연구사가 '사진이 할 수 있는 모든 것’ 전시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 |
특히 미발표작과 오랜 기간 공개되지 않았던 작업들이 대거 포함됐다. 김명희가 1970년대 포토그램 실험을 재촬영해 구성한 신작 ‘Liminal 1, 3’, 이강소의 1979년 이중 포토세리그래피 ‘무제’, 정동석이 5·18 광주 현실을 은유적으로 기록한 ‘서울에서’(1982) 등이 이번 전시에서 처음 공개된다.
김용철의 1977년 퍼포먼스 기록 ‘포토페인팅_신문 보기, 신문 버리기’, 서울’80 작가들(김춘수·서용선·이인현)의 슬라이드 작업, 문범·안규철의 사진 실험, 안창홍의 포토콜라주, 한만영의 페이퍼워크 등 40~50년 만의 공개작도 전시의 축을 이룬다.
전시는 사진이 단순 기록을 넘어 사고·행위·구조·사회 현실을 탐구하는 조형 언어로 확장된 과정을 공간 흐름 속에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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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이 할 수 있는 모든 것》 전시 전경, 서울시립 사진미술관, 2025. 사진=정영돈, 서울시립 사진미술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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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이 할 수 있는 모든 것》 전시 전경, 서울시립 사진미술관, 2025. 사진=정영돈, 서울시립 사진미술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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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이 할 수 있는 모든 것》 전시 전경, 서울시립 사진미술관, 2025. 사진=정영돈, 서울시립 사진미술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1전시실은 앵포르멜 이후 새로운 조형 감각을 모색하던 1960년대 초를 다룬다. 이승택, 김구림, 곽덕준 등은 사진을 개념·행위·유희·조형 실험의 매체로 활용하며 ‘기록 이상의 사진’을 구축해 나갔다.
2전시실은 1970년대 S.T. 그룹과 ‘대구현대미술제’를 중심으로 사진이 사유·구조·매체 간 경계를 넘나들던 시기를 조명한다.
3전시실은 1980년대 이후 슬라이드 영사와 사진 기반 설치를 통해 지각·경험·관계의 문제를 확장한 이교준, 문범, 이인현, 김춘수, 서용선, 안규철 등의 작업을 소개한다.
4전시실은 ‘현실과 발언’을 중심으로 사진이 1980년대 사회비판적 미술의 언어로 기능한 지점을 다룬다. 김정헌, 민정기, 박불똥, 손장섭, 신학철, 여 운 등은 사진 이미지의 인용·재배열을 통해 한국 사회의 역사와 감각을 재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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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이 할 수 있는 모든 것》 전시 전경, 서울시립 사진미술관, 2025. 사진=정영돈, 서울시립 사진미술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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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이 할 수 있는 모든 것》 전시 전경, 서울시립 사진미술관, 2025. 사진=정영돈, 서울시립 사진미술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서울시립 사진미술관은 전시 이해를 돕기 위해 도쿄도현대미술관 권상해 큐레이터를 초청해 12월 6~7일 특별 강연을 연다. 1970년대 한국·일본 실험미술의 교차 지점과 사진·퍼포먼스 기반 실천의 연관성을 다루는 프로그램이다.
최은주 서울시립미술관장은 “사진은 현대미술뿐 아니라 사회·문화적 맥락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 온 매체”라며 “이번 전시는 사진을 예술적 사유와 실험을 가능하게 한 핵심 매체로 바라보는 대규모 기획전”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내년 3월 1일까지 무료 관람할 수 있으며, 도슨트 해설은 매일 11시·13시·15시 운영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