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계 소식
‘온몸으로 받는 회화’ 실천…김남표, 올해만 세 번째 개인전
2025.11.10
갤러리 팔에서 ‘연작에 대하여' 27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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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지독한 회화주의자' 김남표(55)가 올해만 세 번째 개인전을 연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갤러리 팔(PAL)에서 6일부터 열린 전시 ‘연작에 대하여: 회화의 가능성(Series; The Possibility of Painting)’이 오는 27일까지 진행된다.
김남표는 올해 세 차례의 개인전을 모두 ‘회화’에 관한 이야기로 채웠다. 작가는 “그림이 무엇인가, 왜 그리는가”라는 본질적 질문을 향해, 몸으로 부딪히며 다시 회화의 조건을 탐색했다고 고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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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갤러리 팔에서 열린 김남표 개인전 전시 전경. *재판매 및 DB 금지 |
그는 “10년 넘게 대형 갤러리의 시스템 안에서 작업하며 놓쳤던 본질을 되찾기 위해, 5년 전 모든 것을 내려놓고 자연의 현장으로 돌아갔다”고 했다.
“자연의 현장에서 속살을 들여다보며 대상의 존재를 느끼고, 겹겹이 쌓인 존재의 깊이를 거친 유화의 질감으로 층위를 쌓으며 접근해 갔다.”
2019년 제주에서의 실경 작업을 시작으로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파리 시테 레지던시, 탄자니아, 그리고 최근의 히말라야 메라 피크까지, 그는 세계 곳곳을 떠돌며 ‘온몸으로 받는 회화’를 실천해왔다.
나는 회화의 조건을 불완전성의 태도와 더 다가서기 위한 접근 방식으로 보고 있다. 이것은 현대미술의 중요한 요소인 연작의 개념과 갚은 연관성이 있다. 연작은 탐구하는 과정으로서 불완전한 창작자가 존재라는 허상과 같은 것을 보이게 하려는 불가능한 시도를 연속적으로 지속적으로 이끌어가는 현상이다."(화가 김남표)
이번 전시는 김남표가 수년간 이어온 연작 시리즈를 집대성한 자리다. '고개 숙인 해바라기', '안나푸르나', '제주의 검질', '연작으로 만들어진 풍경', '오후 5시 풍경' 등 다섯 개의 군집으로 구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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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남표 작가 *재판매 및 DB 금지 |
거칠고 두터운 붓질 속에서 자연과 존재의 층위를 쌓아 올리는 김남표는 “회화는 불완전성을 인정하는 태도이며, 그 불가능한 시도를 이어가는 연속적 탐구에 있다”고 말한다. 그는 서용선 화가의 말을 인용하며 덧붙였다. “회화가 현실에 큰 영향을 줄 수 없을지라도, 현실을 외면한 채 그림을 그릴 수는 없다.”
결국 김남표에게 ‘업(業)’은 직업이 아니라 숙명이다.
“형광등에 머리를 박는 나방처럼, 불빛이 될 수 없음을 알면서도 그럴 수밖에 없는 창작의 업보.”
이번 전시는 그 치열한 회화적 운명을 한자리에 보여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