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 아트클럽

[박현주 아트클럽]아이 웨이웨이 "표현의 자유, 모두가 반드시 옹호해야"

2022.01.21

기사내용 요약

'중국 반체제 예술가'…중국 떠나 유럽서 활동
"표현의 자유 개인 문제 아냐...생명 본연의 속성"
"예술 변화하지 않는다면 송장이나 마찬가지"
"한국에 전시된 '검은 샹들리에', 어둠 속에 있는 인류 묘사"
국립현대미술관서 한국 첫 대규모 개인전
설치, 영상, 사진 등 최신작까지 120여점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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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AI WEIWEI-SIGNING - CIRCAECONOMY PRINT - CIRCA 2021. 2021.12.07. CIRCA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중국 반체제 예술가'로 세계적인 작가 반열에 오른 아이 웨이웨이의 한국 첫 전시가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렸다. 지난 11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펼친 전시는 억압의 저항과 난민 문제등을 다루고 있는 작가의 면모를 총체적으로 살펴볼수 있다. 설치, 영상, 사진, 오브제 등 대표작부터 최신작까지 120여 점을 소개한다.

중국의 자존심 톈안먼 광장과 미국 백악관 등을 배경으로 가운뎃 손가락을 올려 권력을 조롱한 '원근법 연구, 1995-2011'(2014)을 비롯해 12m 크기의 대나무 구조물 '옥의'(2015), 로힝야족(미얀마에 거주하는 무국적의 인도-아리아인)에 대한 다큐멘터리 영상 '로힝야'(2021), '코카콜라 로고가 있는 신석기 시대 화병'(2015)까지 아이 웨이웨이가 걸어온 여정처럼 전시됐다.

2008년 쓰촨 대지진 발생 후 거침없는 표명으로 중국이 부조리를 세상에 알린 그는 중국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면서 반체제 예술가로 낙인됐다.  표현의 자유와 억압에 대한 저항으로 중국 정부의 탄압을 받고 2015년 중국을 떠나 유럽에서 활동하고 있다. 조각가, 설치미술가, 다큐멘터리 감독, 사진작가등 전방위로 활동하는 그는 블로그, 트위터,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디지털 시대의 미디어를 무기로 사회정의와 진실폭로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예술은 압제에 맞설 수 없다면 예술이 아니다"라는 신념이다.

'행동하는 예술가', '사회운동가 예술가'로 유명한 그는 국내 언론과 메일로 만나 근황과 함께 코로나 시대 예술가와 역할, 이번 한국 전시 작품, 작업 등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그는 현재 포르투갈에 거주하고 있고 영국과 독일에 작업하느랴 자주 간다면서 자신은 "떠돌아다니는 사람"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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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국립현대미술관은 세계적인 설치미술가이자 사회운동 실천가로 활동하는 중국 출신 작가 아이 웨이웨이(Ai Weiwei, 艾未未) 개인전 '아이 웨이웨이: 인간미래' 개막을 앞둔 10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 작가의 자유와 저항을 상징하는 작품 '조명'이 전시되어 있다. 셀피 '조명'은 경찰에게 연행되는 모습을 촬영한 것이다. 전시는 2022년 4월 17일까지. 2021.12.10. pak7130@newsis.com


◆최근 홍콩의 M+문화박물관이 대표작인 '원근법 연구' 작품 사진을 홈페이지에서 삭제하고 관내 전시에서도 제외한 일이 있었다. 중국정부의 문화예술검열 강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예술가로서 ‘표현의 자유’란 작가에게 어떤 의미이고, 왜 중요한 가치라고 보는가.

"보통 표현의 자유는 좁은 의미로 어떤 정치환경이나 정치체제 안에서 개인이 실제로 표현할 수 있는 범위라 여겨지지만 더 중요하게는 표현의 자유는 생명 본연의 속성이란 것이다. 표현의 자유가 없다면 생명의 중요한 특성, 인간으로서의 특성은 더이상 없게 된다. 그래서 표현의 자유는 어떤 정치체제에 대한 행위일 뿐만 아니라 더 중요하게는 인권의 기본적 가치인 것이다. 이 가치는 천부인권으로 어떤 권력이나 정치, 종교적 명분으로도 침해될 수 없는 권리다.
 
따라서 모든 사람들은 반드시 표현의 자유를 옹호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표현의 자유가 무엇인지 모르거나 이미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심지어 표현의 자유를 지킬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즉 현실에서 대다수 사람들은 생명으로서 개체가 당연히 자신만의 특징을 가져야 한다는 사실을 외면하고 있는 거다.

표현의 자유 없이는 그 누구도 제대로 표현할 수 없고, 이 자유는 사회적인 약속이어야 하며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니니다. 다시 M+미술관 문제로 돌아가면, 국가보안법이 시행된 상황에서 홍콩 정부 산하의 문화기구가 독립적인 목소리를 낼 수는 없다. 앞으로 어느 수준의 검열을 받고 어떠한 변화가 있을지 모든 게 불투명한 상황이다. 중국 정부가 보편적 가치인 표현의 자유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중국은 홍콩에 대해서만 이러는 게 아니다. 중국은 1949년 신정부 수립 이래 최소한의 표현의 자유만을 허용했고, 대부분의 경우 아예 존재하지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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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국립현대미술관은 세계적인 설치미술가이자 사회운동 실천가로 활동하는 중국 출신 작가 아이 웨이웨이(Ai Weiwei, 艾未未) 개인전 '아이 웨이웨이: 인간미래' 개막을 앞둔 10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 도자기로 만든 작품 '민물 게'(2011)가 전시되어 있다. '민물 게'는 2010년 상하이 시에서 작가의 상하이 스튜디오를 철거했을 때 작가가 인근 마을 주민들을 초대해 상하이 명물인 민물 게 요리를 대접하는 연회를 열었는데, 이를 기념한 작품이다. 작가는 민물 게(河蟹, he xie)의 발음이 중국 정부 슬로건인 ‘화해(和諧, he xie)’와 발음이 같다는 점에 착안하여 작품을 통해 국가 권력과 검열 상황을 풍자한 작품이다.  전시는 2022년 4월 17일까지. 2021.12.10. pak7130@newsis.com


◆ 만약 한국에서 '원근법 연구' 작업을 한다면 어디서 어떤 작업을 하고 싶은가?

"바로 대답하기는 좀 어렵다. 내 작품은 모두 즉흥적으로 제작된 것이며, 따로 계획한 것이 아니다. 내가 도착한 곳에서 셀프 촬영을 했던 것이며, 언젠가 한국에서도 그렇게 찍고 싶다."

◆코로나 펜데믹이 일상생활과 작업에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주었나?
 
"코로나 사태가 시작됐을 무렵 나는 로마에서 새롭게 각색한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를 만들고 있었다. 공연을 앞두고 이탈리아 정부가 이 공연을 갑자기 취소해 충격이 컸다.
 
당시 이탈리아에서 코로나 사태가 막 폭발했고, 이후 유럽으로 확산되는 출발지였다. 그래서 2020년 3월로 예정되었던 공연을 취소했고, 내년 3월에 오페라 '투란도트'를 다시 공연할 예정이다.
 
그 외에는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여러 모로 제한된 생활을 했는데, 계속 스스로의 상태를 조정해 새로운 제약에 적응하려 했다. 팬데믹 상황에서 세계 각국의 정부와 문화가 어떻게 사람들의 일상을 제한하는지도 보았는데,  정부가 개인이 스스로의 생명을 관장하는 일에 제한을 가해선 안된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개인의 기본권으로, 생로병사는 각자의 방식으로 처리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많은 정부가 과도하게 권력을 사용했고, 중국이 가장 심했다. 그들은 군사적인 방식으로 정부의 목표를 달성하려 했다.
 
사실 예술가로서 저는 이렇게 제약이 많은 환경에 잘 적응했다고 생각한다. 중국뿐만 아니라 유럽에서 정치 난민으로서 아주 많은 제약을 받았지만, 그래도 세 편의 다큐멘터리를 완성했다. '바퀴벌레', '로힝야', 그리고 우한 코로나 상황을 다룬 입니다. 네 번째 다큐멘터리인 '나무'도 이미 완성했다. 내 작업에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은 없었고 오히려 사람들과 어울리지 않고 작업에 집중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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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아이 웨이웨이, 검은 샹들리에(Black Chandelier), 2017-2021


◆팬데믹 상황에서 예술이나 예술가의 역할이 변했다고 생각하나?

예술이나 예술가에게 정해진 역할은 없다. 만약 역할이란 것이 있다면 인류의 환경이나 인류가 처한 상황에 대한 반응으로 생기는 것이겠다. 그래서 예술의 역할은 반드시 변한다. 인류가 직면한 정신적∙사회적 대위기 상황에서 예술이 변화하지 않는다면 그건 송장이나 마찬가지이다. 존재할 이유가 없다. 그래서 변화는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지금 예술은 이미 반은 죽은 상태이고, 예술에 관한 이론이나 미학, 철학적 사유는 사실 마비 상태에 있다. 세계화가 낳은 문제다.
 
이렇게 큰 인류의 고난과 불안에 대한 예술의 반응은 너무나 미약하다. 한국에 전시된 '검은 샹들리에'는 사람의 두개골과 인체의 골격을 가지고 만들었다. 이것은 죽음에 직면한 어둠 속에 있는 인류를 묘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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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국립현대미술관은 세계적인 설치미술가이자 사회운동 실천가로 활동하는 중국 출신 작가 아이 웨이웨이(Ai Weiwei, 艾未未) 개인전 '아이 웨이웨이: 인간미래' 개막을 앞둔 10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 아이 웨이웨이의 대표 사진 연작 '원근법 연구, 1995-2011'(2014)을  전시되어 있다. 전시는 2022년 4월 17일까지. 2021.12.10. pak7130@newsis.com


◆ 최근의 시진핑 체제 강화가 중국 예술계에 어떤 영향을 줄까?

영향이 있으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 상황에서 중국 예술계가 더 나아지지 않겠지만, 바이든이 중국 대통령이 된다 해도 마찬가지로 지지부진할 것이다.

◆중국이 인터넷 통제를 강화하고 있는데, 다른 종류의 미디어 작품을 시도할 수도 있나?

"예술은 문제와 모순으로부터 나오고 이것들을 효과적으로 다룰 수 있는 방법인 것 같다. 정치 환경이 엄혹한 상황에서 작품을 만들지 못한다면 작품이란 것이 존재할 이유도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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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국립현대미술관은 세계적인 설치미술가이자 사회운동 실천가로 활동하는 중국 출신 작가 아이 웨이웨이(Ai Weiwei, 艾未未) 개인전 '아이 웨이웨이: 인간미래' 개막을 앞둔 10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 작품 '옥의'(2015)가 전시되어 있다. '옥의'는 중국 한나라 시대 황제의 무덤에서 발견된 ‘옥으로 된 갑옷(玉衣)’에서 유래한 작품으로, 대나무로 연을 만드는 중국 전통 기법으로 제작됐다. 전시는 2022년 4월 17일까지. 2021.12.10. pak7130@newsis.com


◆어떤 채널이나 미디어를 통해 국제 이슈를 파악하나? 또 현재 어떤 작업을 하나?

"저 스스로가 바로 국제 이슈다. 제 생명, 생명에 대한 이해, 제가 처한 상황이 세계적 문제의 일부분이다. 저도 남들과 마찬가지로 많은 시간을 인터넷 공간에서 보내고, 거기서 이 세계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을 본다.

일이라는 것은 생활의 일부다. 저는 직업이 없는 사람이지만 계속 일을 하고 있다. 제가 보기에 일하기와 작업은 다른 것 같다. 일하기란 무언가를 계속 찾아서 한다는 것이고, 구체적으로 반드시 완성해야만 하는 것 같은 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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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국립현대미술관은 세계적인 설치미술가이자 사회운동 실천가로 활동하는 중국 출신 작가 아이 웨이웨이(Ai Weiwei, 艾未未) 개인전 '아이 웨이웨이: 인간미래' 개막을 앞둔 10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 작가의 '마스크'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이 작품은 작가의 대표 사진 연작 '원근법 연구1995-2011' 작품을 마스크에 프린트 한 것이다. 전시는 2022년 4월 17일까지. 2021.12.10. pak7130@newsis.com



 ◆'Coronation'을 제작한 동기는 무엇인가? 상영 후 불이익이 있었나?

"내가 만든 다큐멘터리는 모두 기록할 가치가 있는 소재가 있었기 때문다. 우리는 모두 이런 기록을 잘 할 수 있는 사람들이고 옳다고 생각하는 건 하는 사람들이다. 다른 건 없다. 역사에 증언을 남기려는 것이다.

생각지도 못했던 일도 있었다. 유럽에서 팬데믹이 심각해지던 시기에 우리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발생지인 우한의 상황을 다룬 Coronation을 완성했고, 유럽이나 아메리카의 주요 영화제에서 상영하려 했다. 처음에는 다들 반겼지만 결국 모두 거절했다. 이 사건은 현재 중국의 국가 위상이 유럽과 미국의 정치적 환경과 중국 시장에 대한 그들의 요구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 중국은 유럽, 미국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으며 그들의 행동에 모든 면에서 그 국가들의 행동에 따라 상당한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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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국립현대미술관은 세계적인 설치미술가이자 사회운동 실천가로 활동하는 중국 출신 작가 아이 웨이웨이(Ai Weiwei, 艾未未) 개인전 '아이 웨이웨이: 인간미래' 개막을 앞둔 10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 난민이 착용한 구명조끼로 만들어진 작품 '구명조끼 뱀'(2019)이 전시되어 있다. 전시는 2022년 4월 17일까지. 2021.12.10. pak7130@newsis.com



◆중국이나 중국 미술계가 직면한 가장 큰 도전은 무엇인가?

"사실 중국미술계와 중국은 하나이다. 중국이 직면한 도전은 갈수록 막강해지는 정치적, 경제적 힘과 보잘것없는 가치체계로 어떻게 서방 자본주의, 가치체계를 설득하고 정복하느냐 하는 것이다. 이 같은 도전은 점점 거세게 압박할 것이다. 중국 미술계는 태생적인 결함이 있는 공동체라고 할 수 있다. 생존을 위해 예술에서 가장 중요한 진리 추구와 사실 추구라는 입장을 포기했다. 언어와 다른 수단을 통해 진리를 추구하는 것이 예술을 보호하는 가장 중요한 길이다. 중국 미술이 생존하려면 이러한 태도를 전환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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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아이 웨이웨이, 나무, 2015


◆예술가로서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는 무엇인가?

"제 자신만을 놓고 보자면, 앞에서 표현의 자유를 지켜야 한다는 것을 이미 얘기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의 생명을 지키는 것, 생명 자체를 존중하는 것이다. 이것 말고는 없다."


◎공감언론 뉴시스 hy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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