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계 소식
기계에 붙잡힌 인간의 몸…아트선재센터서 동시대미술 4색 실험
2026.10.26
고이즈미 메이로, 국내 첫 미술관 개인전…인간과 기술의 경계 탐색
최하늘 '이갈이', 의지대로 움직이지 않는 몸 조각으로 표현
'버티컬즈' 여성·퀴어의 수직성…화면 없는 영화도 선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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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아트선재센터는 26일 서울 종로구 아트선재센터 스페이스2에서 일본 작가 고이즈미 메이로의 국내 첫 미술관 개인전 '고이즈미 메이로: 불, 어느 아카이브' 기자간담회를 갖고 작품 '비의(秘儀)'를 선보이고 있다. 이번 전시를 위해 한국에서 제작한 '비의(秘儀)'(2026)는 자동차 엔진과 신체 일부를 본뜬 레진을 결합한 조각이다. 2026.10.26. [email protected] |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자동차 엔진에 사람의 팔다리가 달렸다. 팔은 허공을 향해 뻗어 있고, 다리는 바닥에 엎드린 듯 구부러져 있다. 기계와 인간의 몸이 뒤엉킨 기괴한 형상이다.
인간이 기계를 움직이는 것일까. 아니면 기계가 인간을 움직이는 것일까.
26일 서울 종로구 아트선재센터에서 만난 일본 작가 고이즈미 메이로의 신작 '비의(秘儀)'(2026)는 이 질문을 던진다.
자동차 엔진과 신체 일부를 본뜬 레진을 결합한 조각이다. 이번 전시를 위해 한국에서 제작했다. 기술의 진보가 인간의 능력을 확장하는 동안, 우리가 미처 깨닫지 못한 채 희생하고 있는 것은 없는지 되묻는다.
기술과 결합한 몸, 의지대로 움직이지 않는 몸, 기존의 규범에 도전하는 몸.
아트선재센터가 27일부터 동시대미술 전시 네 개를 동시에 선보인다. 고이즈미 메이로의 국내 첫 미술관 개인전 '불, 어느 아카이브'를 비롯해 최하늘 개인전 '이갈이', 7명의 작가·건축가가 참여한 '버티컬즈', 화면 없는 영화 '2mc1dj: 사건 볼륨 3'이다.
서로 다른 형식의 전시지만 인간의 신체와 감각, 기억을 익숙하지 않은 방식으로 바라보게 한다는 점에서 맞닿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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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아트선재센터는 26일 서울 종로구 아트선재센터 스페이스2에서 일본 작가 고이즈미 메이로(사진)의 국내 첫 미술관 개인전 '고이즈미 메이로: 불, 어느 아카이브' 기자간담회를 갖고 작품 '비의(秘儀)'를 선보이고 있다. 이번 전시를 위해 한국에서 제작한 '비의(秘儀)'(2026)는 자동차 엔진과 신체 일부를 본뜬 레진을 결합한 조각이다. 2026.10.26. [email protected] |
◆기계와 결합한 인간…고이즈미 메이로가 묻는 기술의 미래
1976년생인 고이즈미 메이로는 영상과 퍼포먼스, 가상현실(VR)을 통해 전쟁과 국가주의, 역사적 기억의 문제를 탐구해 온 일본 작가다.
아트선재센터 3층 스페이스2에서 펼친 '불, 어느 아카이브'에서는 기술과 신체의 관계뿐 아니라 시간이 흐르면서 잊히는 전쟁의 기억에도 주목한다.
3채널 영상 작품 '증언의 천사들'(2019)에서는 젊은 퍼포머들이 과거 참전 군인의 증언을 낭독한다. 화면에는 증언의 당사자인 곤도 하지메(1920~2021)의 인터뷰도 등장한다.
촬영 당시 99세였던 곤도는 자신이 과거 증언했던 폭력 행위를 제대로 기억하지 못한다. 말로 설명하지 못하는 기억의 흔적은 표정과 몸짓에 남는다.
작가는 이 작품으로 2021년 영국 현대미술상 '아르테스 문디 9'를 공동 수상했다.
목탄 드로잉 '안개' 연작은 일본 영화감독 오즈 야스지로의 영화 장면에서 출발한다. 전후 일본의 평범한 일상을 그린 뒤 이미지 일부를 지워 영화에 직접 나타나지 않는 전쟁의 흔적을 환기한다.
VR 작품 '불을 가져오는 프로메테우스'(2023)는 기술이 인간의 감각과 신체를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 상상한다.
인간에게 불을 전해준 그리스 신화 속 프로메테우스처럼, 과학기술은 인간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준다. 그러나 그 변화가 인간을 어디로 이끌지는 여전히 질문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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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아트선재센터는 26일 서울 종로구 아트선재센터 스페이스2에서 일본 작가 고이즈미 메이로의 국내 첫 미술관 개인전 '고이즈미 메이로: 불, 어느 아카이브' 기자간담회를 갖고 3채널 영상 작품 '증언의 천사들'을 선보이고 있다. 2026.10.26. [email protect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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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아트선재센터는 26일 서울 종로구 아트선재센터 스페이스1에서 '최하늘: 이갈이'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의식의 통제를 벗어나 움직이는 몸에 주목한다. 이번 전시에서 최하늘은 천장에 매달린 '죽는 중'(2024, 2025년 재구성) 한 점과 함께, 의식과 신체의 불일치를 움직임으로 구현한 키네틱 버전의 '죽는 중' 세 점을 처음으로 선보인다. 2026.10.26. [email protect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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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아트선재센터는 26일 서울 종로구 아트선재센터 스페이스1에서 '최하늘: 이갈이'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의식의 통제를 벗어나 움직이는 몸에 주목한다. 이번 전시에서 최하늘은 천장에 매달린 '죽는 중'(2024, 2025년 재구성, 왼쪽 두번째) 한 점과 함께, 의식과 신체의 불일치를 움직임으로 구현한 키네틱 버전의 '죽는 중' 세 점을 처음으로 선보인다. 2026.10.26. [email protected] |
◆잠든 몸이 움직인다…최하늘의 '이갈이'
2층 스페이스1에서는 조각가 최하늘의 개인전 '이갈이'가 열린다.
잠들기 직전 갑자기 움찔하는 다리,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몸, 잠든 채 걸어 다니는 몽유병.
최하늘은 의식의 통제를 벗어난 신체 움직임에 주목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의 첫 키네틱 작업을 포함한 신작 조각 12점을 공개한다.
특히 '죽는 중' 연작은 모터를 이용해 움직인다. 조각은 간헐적으로 들어 올려졌다가 바닥으로 떨어지고, 일어서려다 쓰러지는 사람처럼 움직인다. 또 다른 조각은 20m 길이의 레일을 따라 전시장을 천천히 가로지른다.
우리는 자신의 몸을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잠들거나 의식을 잃는 순간, 몸은 우리의 의지와 다른 방식으로 움직인다.
작가는 그 낯선 순간을 통해 '내 몸은 정말 내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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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아트선재센터는 26일 서울 종로구 아트선재센터 옥상정원에서 구나 작가의 신작 '화이트본'(앞쪽)과 '레드브라운게이트 안밖 상아뼈콜드스킨제스쳐'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전시는 조각과 건축에서 핵심적인 조형 원리로 작동해 온 ‘수직성’에 주목하고, 이 개념이 역사적으로 남성성을 은유해 왔다는 점에 의문을 제기하며 시작한다. 2026.10.26. [email protected] |
◆꼿꼿하게 서 있어야 하나…'버티컬즈'
1층 더그라운드와 한옥정원, 옥상정원에서는 기획전 '버티컬즈'가 열린다.
구나, 김민훈, 이다미, 이립, 전우진, 최고은, 황수연 등 작가와 건축가 7명이 참여한다.
전시는 조각과 건축에서 권위와 힘을 상징해 온 '수직성'을 다시 바라본다.
똑바로 서 있는 기념비와 하늘로 치솟는 건축물. 오랫동안 수직은 강인함과 권위를 표현하는 조형 언어였다.
그러나 이 전시의 조각들은 기울어지고, 구부러지고, 다른 구조물에 기대어 선다.
이립의 '뒤집힌 아틀라스'(2026)는 하늘을 떠받치는 그리스 신화 속 거인 아틀라스를 여성의 모습으로 바꿨다. 조각은 스스로 꼿꼿하게 서는 대신 기둥에 몸을 기댄다.
최고은의 '탐정'(2026)은 아트선재센터 건물 높이에 해당하는 3351㎝ 길이의 파이프를 나선형으로 휘어 만든 작품이다.
전시는 반드시 곧게 서 있어야만 강한 존재인지, 서로 기대어 서는 방식도 가능한지 질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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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아트선재센터는 26일 서울 종로구 아트선재센터 더그라운드에서 다섯 명의 작가(구나, 이립, 전우진, 최고은, 황수연)가 썩고, 뒤집고, 흐르고, 구부리고, 변신하는 다채로운 수직성 작품을 선보이는 있다. 2026.10.26. [email protect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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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 2mc1dj. 작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화면은 꺼지고 소리만 남았다…'2mc1dj'
아트선재센터 아트홀에서는 조금 특별한 영화가 상영된다.
스크린에 아무것도 나타나지 않는다. 대신 대사와 음악, 공간의 소음과 효과음이 약 96분 동안 이어진다.
김희천, 이하령, 홍승택으로 구성된 컬렉티브 2mc1dj의 '사건 볼륨 3'이다.
가상의 언더그라운드 클럽 '웨이츠'를 배경으로 세 편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특이한 점은 상영 도중 실제 전화가 걸려 온다는 것이다. 작가들의 친구들이 거는 전화가 실시간으로 극에 끼어들어 회차마다 다른 전개를 만든다.
영화인데 화면이 없고, 공연인데 배우가 보이지 않는다. 관객은 소리를 따라 머릿속에서 자신만의 장면을 만들어낸다.
이 작품은 12월 6일까지 상영된다. 나머지 세 전시는 12월 27일까지 이어진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