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계 소식

성수동 갤러리R, 1512쪽 ‘한국미술’ 영문 도록 'KAR' 출간

2026.09.14

홍명섭·김을 등 8명 작품세계 담아

25개국 69개 현대미술관에 발송

associate_pic
갤러리R 영문도록 'KAR'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한국 현대미술가 8명을 해외에 알리기 위해 1512쪽짜리 ‘벽돌책’을 만들었다.

성수동 갤러리R이 홍명섭, 김을, 하봉호, 김해민, 박기원, 김태헌, 안시형, 장지아의 작품세계를 한 권에 담은 영문 도록 'KAR(Korea Art Revelation)'를 출간했다. 류병학 객원큐레이터가 집필한 책으로 가격은 100만원이다.

단순히 두꺼운 전시 도록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았다. 갤러리R은 이 책을 미국 뉴욕 현대미술관(MoMA)과 구겐하임미술관, 영국 테이트모던, 프랑스 팔레 드 도쿄, 일본 모리미술관 등을 포함해 25개국 69개 현대미술관에 발송할 계획이다.

국내 작가의 해외 전시가 일회성 행사에 그치는 현실에서 작품을 설명할 탄탄한 영문 텍스트부터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류병학 객원큐레이터는 “국내 작가들의 해외 전시는 ‘일회용’으로 그치고 있는 실정”이라며 해외 유명 작가들이 비엔날레와 미술관, 메이저 갤러리뿐 아니라 탄탄한 작가론을 통해 지속적으로 소개된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30년간 독립큐레이터와 미술평론가로 활동하며 주목해온 작가 가운데 8명을 이번 책에 담았다. 작품과 작가노트, 작가론을 함께 수록했다. 류 큐레이터는 자신의 글을 작품을 이해하기 위한 일종의 ‘작품사용설명서’라고 설명했다.
associate_pic
갤러리 R, KAR 전시 전경. *재판매 및 DB 금지


책 출간에 맞춰 동명의 대규모 전시도 연다.

갤러리R은 오는 19일부터 내년 3월19일까지 'KAR'전을 열고 8명의 작품 276점을 선보인다. 평면 250점, 사진 6점, 조각 3점, 설치 2점, 오브제·텍스트 14점, 미디어 작품 1점으로 구성됐다.

전시명 ‘KAR’은 ‘Korea Art Revelation’의 약자다. ㈜KAR은 저평가된 국내 작가를 발굴하고 국제 미술시장 진출을 모색하기 위해 2021년 설립됐다. 이듬해 2월 성수동에 갤러리R을 열었다.

이후 5년간 45차례 전시를 기획했다. 전시 때마다 작가의 작품세계를 담은 전자도록도 만들었다. 현재까지 한글판 52권과 영문판 11권을 발행했다. 이번 1512쪽짜리 'KAR'은 그동안 이어온 전시와 출판 작업을 해외로 확장한 결과물이다.

참여 작가들은 세대도, 장르도 다르다. 홍명섭은 전통적인 조각의 물성과 부피를 해체해왔고, 김을은 회화·드로잉·조각의 경계를 넘나든다. 하봉호는 쿠킹호일과 솜 등에 이미지를 프린트하며 사진의 평면성과 복제 가능성에 질문을 던진다. 기획자는 이들을 기존 모더니즘 미술에 문제를 제기하며 새로운 미술의 가능성을 모색해온 작가들로 묶었다.

류 큐레이터는 이들이 이미 국제전에 참여한 경력이 있지만 국제 미술계에서 작품 자체가 충분히 평가받지는 못했다고 봤다. 이번 전시와 영문 도록을 해외 진출의 또 다른 통로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KAR'은 2탄도 기획 중이다. 류 큐레이터는 “또 다른 작가군으로 이루어진 'KAR' 2탄을 기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관련기사 보기

조선왕릉축전, 파주 삼릉·사릉·영월 장릉에서도 열린다

"궁궐 흡연·훼손 위협적"…궁궐 관람 질서 캠페인

오윤 40주기, 다시 보는 ‘칼맛’…미술관·갤러리서 전시 잇따라

조지 루카스 1조원 미술관 열어보니…“미술사의 계급장 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