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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4년 만에 드러난 불상 속 복장물…유홍준 "흑백 TV서 컬러로 바뀐 감동"

2026.07.14

국립중앙박물관, 세계 최대 원통형 CT 도입

1662년 제작 '지장암 목조비로자나불좌상' 검사

머릿속서 새 복장물 확인…200년 수령 나무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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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14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보존과학센터에서 열린 원통형 컴퓨터단층촬영(CT) 기기 언론 공개에서 관계자가 장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6.07.1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한이재 기자 = "예전에 복장물을 다 별견한 줄 알았는데, CT 검사를 해봤더니 머릿 속에서 또 다른 복장물이 확인됐습니다."

14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보존과학센터 방사선 조사실. 검사대 위에 높이  120㎝의 목조불상이 조심스럽게 눕혀졌다. 차폐문이 닫히자 빨간 X-선 표시등이 커졌고, 원통형 CT가 천천히 회전하기 시작했다. 잠시 뒤 모니터에는 육안으로는 볼 수 없던 불상 내부가 입체적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이날 처음 공개한 세계 최대 규모의 원통형 CT가 첫 조사에서 거둔 성과다. 2017년 박물관이 구입한 보물 '서울 지장암 목조비로자나불좌상' 내부에서 기존 조사에서는 발견하지 못했던 새로운 복장물이 확인됐다. 복장물은 불상을 조성할 때 내부에 봉안하는 경전과 발원문, 오방색 비단 등 신앙 의식을 위한 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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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양석진 학예연구사가 14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보존과학센터에서 열린 원통형 컴퓨터단층촬영(CT) 기기 언론 공개에서 장비를 설명하고 있다. 2026.07.14. [email protected]

이번에 조사한 불상은 1622년 제작된 조선 후기 대표 불교 조각이다. 광해군비 장렬왕후가 가족의 안녕을 기원하며 조성한 11구의 불상 가운데 하나로, 당대 최고의 조각승인 현진·응원·수연·청허·인균 등 17명이 제작에 참여했다.

최대 폭이 87㎝에 달해 직경 60㎝, 높이 140㎝까지 촬영할 수 있는 기존 CT로는 내부를 충분히 조사하기 어려웠다.

새 장비는 최대 직경 110㎝, 길이 300㎝까지 촬영할 수 있어 처음으로 불상을 통째로 정밀 촬영할 수 있었다.

조사 결과 불상 머리 부분에서 새로운 복장물이 확인된 것은 물론, 바닥면의 나이테를 통해 약 200년 이상 자란 나무를 사용한 사실도 파악됐다.

정수리 부분에는 사다리꼴로 나무를 짜맞춘 흔적과 복장공을 막는 용도로 추정되는 두 개의 판재도 발견됐다. 유려하다고 평가받는 옷 주름 등의 표현에는 소조 기법이 사용된 것도 알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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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14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보존과학센터에서 열린 원통형 컴퓨터단층촬영(CT) 기기 언론 공개에서 CT 기계 안에 불상이 놓여있다. 2026.07.14. [email protected]

촬영에는 긴 작업이 필요했다.  X선 발생장치가 약 210도를 20㎝ 간격으로 회전하며 설정한 장수만큼 사진을 촬영했다. 복제품으로 시험 촬영한 후 실제 유물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촬영에만 6시간이 걸렸고, 1.2m 촬영에 데이터 용량 1.7 테라바이트가 소요됐다.

이 같은 조사를 가능하게 한 것은 독일 디온도가 세계 최대 규모로 주문 제작한 원통형 CT다. 가격은 약 23억원으로, 외부 차폐재까지 포함하면 약 35억원이 들었다.

주조물 내부 결함을 검사하는 산업용 장비를 문화유산 조사에 맞게 도입한 것으로, 450㎸의 투과력과 1300만 화소 디지털 영상을 구현한다. 기존처럼 유물을 회전시키는 방식이 아니라 X선 발생장치와 디텍터가 움직여 촬영하기 때문에 대형 목조문화유산도 손상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박물관은 기존 나노 CT, 600㎸ CT에 이어 원통형 CT까지 갖추며 문화유산 비파괴 조사 체계를 완성하게 됐다.

앞으로 불교조각뿐 아니라 목재 문화유산의 연륜연대 연구와 인공지능(AI) 기반 3차원 디지털 복원에도 활용할 계획이다.

양수민 학예연구관은 "그동안 겉으로 보이는 모습 중심으로 연구했다면 이제는 CT를 통해 내부 구조와 제작 기법까지 확인할 수 있게 됐다"며 "향후 조사 결과를 보고서와 전시를 통해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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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양석진 학예연구사가 14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보존과학센터에서 열린 원통형 컴퓨터단층촬영(CT) 기기 언론 공개에서 장비를 설명하고 있다. 2026.07.14. [email protected]

유홍준 관장은 "우리나라에서 처음 보존과학을 시작했던 1976년과 비해 하늘과 땅 차이"라며 기쁨을 드러냈다.

이어 "2017년 처음 CT 기계가 도입됐을 때 집에 흑백 텔레비전을 처음 샀을 때의 감동을 느꼈다"며 "오늘 원통형 CT를 가지게 된 건 컬러 텔레비전을 새로 장만한 감동 같은 게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첨단과학을 이용하고 또 그것을 운용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을 같이 갖춘 것"이라며 "한국의 K-컬처가 얼마큼 발전했는지를 보여주는 한 지표"라고 했다.

현재 센터 내 3명뿐인 방사선안전과리자를 더 보강할 계획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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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이 14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보존과학센터에서 열린 원통형 컴퓨터단층촬영(CT) 기기 언론 공개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6.07.14.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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