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계 소식
오방색으로 세계와 승부한 거장들…가나아트 ‘한국 현대 채색화의 정점’
2026.05.29
우향 박래현·운보 김기창·내고 박생광 한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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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생광, 청담스님, 1983, 종이에 수묵채색, 215 x 348cm, 84.6 x 137in *재판매 및 DB 금지 |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강렬한 색채와 실험적 조형 언어로 한국 현대 채색화의 새로운 지평을 연 거장들의 작품이 한자리에 모였다.
가나문화재단과 가나아트는 전시 ‘한국 현대 채색화의 정점’을 27일부터 7월 5일까지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 전관에서 개최한다. 우향 박래현(1920~1976), 운보 김기창(1913~2001), 내고 박생광(1904~1985)의 대표작 30여 점을 통해 한국 현대 채색화의 찬란한 성취를 조명하는 자리다.
이번 전시는 약 40년간 한국 근대미술의 가치를 발굴·보존해온 가나아트의 컬렉션을 기반으로 마련됐다. 세 작가가 각기 다른 방식으로 한국화의 현대화를 실험하며 독창적인 조형 세계를 구축해온 과정을 집중적으로 살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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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향 박래현 운보 김기창 작품 전시 전경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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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래현, 작품16, 1968, 종이에 채색, 134.5 x 169.6cm, 53 x 66.8in *재판매 및 DB 금지 |
전시는 우향 박래현의 작업으로 시작된다. 해방 이후 일본화풍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조형 언어를 구축한 그는 반(半)추상 회화와 ‘엽전 시리즈’, 뉴욕 시절 태피스트리 작업 등을 통해 한국화의 현대적 변용을 시도했다. 특히 1960년대 이후 추상회화로 급격히 이동하는 과정은 한국 현대 한국화의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운보 김기창의 전시장에서는 구상과 추상, 전통과 실험을 자유롭게 넘나든 작업 세계가 펼쳐진다. 1959년작 대형 회화 ‘군상’을 비롯해 입체주의적 실험이 돋보이는 ‘농악’, 거침없는 필선의 산수화와 ‘문자도’, 런던 체류 시절 제작한 ‘런던의사당’ 등이 출품된다. 특히 큐비즘과 한국적 필선을 결합한 실험들은 한국화의 형식을 확장한 대표 사례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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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창, 군상, 1959, 종이에 수묵채색, 69 x 135cm(each, 4폭병풍), 27.2 x 31in.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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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생광 전시 전경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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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생광, 무당, 1982, 종이에 수묵채색, 136 x 136cm, 53.5 x 53.5in. *재판매 및 DB 금지 |
전시는 내고 박생광의 강렬한 채색화로 마무리된다. 그는 1970년대 후반부터 오방색을 바탕으로 무속·불교·민속 이미지를 화면 전면에 내세우며 독창적인 화풍을 구축했다. 특히 1985년 프랑스 ‘르 살롱’ 특별전 공식 포스터로 사용된 대표작 ‘무당’(1982)을 비롯해 ‘청담스님’, ‘열반’ 등이 공개된다.
박생광은 생전 “단청이나 무속의 색깔을 보아라. 서양 야수파의 색채는 저리 가라 할 정도로 생명력이 넘친다”며 “나는 오방색으로 세계와 승부하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가나아트는 “세 작가는 각기 다른 방식으로 한국 현대 채색화의 외연을 확장하며 독창적 정점에 도달했다”며 “이번 전시는 한국 채색화가 도달한 조형적 성취와 역사적 의미를 재조명하는 자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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