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계 소식

현대조각 거장 심문섭, 베니스서 개인전…삼성·가나문화재단 후원

2026.05.18

베니스 비엔날레 기간 카 파카논서 50년 예술세계 조망

조각·설치·회화 28점 전시…푸른 색 회화 연작 ‘제시'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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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베니스 카 파카논(Ca’ Faccanon)에서 열린 심문섭 개인전 전경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자연이 조각한다.”

한국 현대조각의 거장 심문섭(82)이 세계 미술의 중심 베니스에서 인간 중심의 조형 개념을 다시 묻는다.

심문섭 개인전 ‘SHIM MOON SEUP: Harnessed From Nature’가 제61회 베니스 비엔날레 기간인 오는 9월 30일까지 이탈리아 베니스 카 파카논(Ca’ Faccanon)에서 열린다.

삼성문화재단, 가나문화재단 등이 후원하는 이번 전시는 조각·설치·회화 28점을 통해 1970년대 초기 실험 작업부터 2025년 신작까지 작가의 50여 년 예술세계를 집약적으로 조망한다.

전시가 열리는 카 파카논은 베니스 리알토 브리지 인근의 역사적 공간이다. 세계 미술계 인사와 관람객이 몰리는 비엔날레 기간, 한국 현대조각의 흐름을 국제 무대에 다시 각인시키는 상징적 프로젝트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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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스 심문섭 개인전 전시 전경 *재판매 및 DB 금지


심문섭은 1960~70년대 한국 아방가르드(AG) 운동과 함께 ‘반(反)조각’ 개념을 제시하며 조각의 의미를 확장해온 작가다. 그는 조각을 단순한 입체 형상이 아니라 존재와 관계, 생성의 과정으로 바라봤다.

대표작 ‘관계(Relation)’ 연작은 종이와 돌, 공간의 긴장 관계를 통해 조각의 물질성을 해체한 작업이다. ‘현전(Opening Up)’은 천을 사포로 갈아낸 흔적만으로 시간의 침식과 존재의 상처를 드러낸다. ‘토상(Thoughts on Clay)’은 흙의 순환성과 생명성을, ‘목신(Wood Deity)’은 오래된 목재의 시간성과 영성을 탐구한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최근 해외에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회화 연작 ‘제시(The Presentation)’도 공개된다. 푸른색의 반복적 붓질은 바다와 하늘, 생성과 소멸의 리듬을 환기하며 자연의 호흡을 화면 위에 펼쳐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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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resentation, 2024, Acrylic on cavas, 800x200cm(200x200cm 4pcs)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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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스 심문섭 개인전 전시 전경 *재판매 및 DB 금지


전시 제목 ‘Harnessed From Nature’ 역시 심문섭 작업의 철학을 압축한다. 자연을 인간이 통제하는 대상이 아니라, 스스로 생성하고 움직이는 존재로 바라보는 시선이다. 작가는 스스로를 형태를 만드는 제작자가 아니라 자연의 힘이 드러나도록 돕는 ‘조건 설정자(condition setter)’로 위치시킨다.

전시 평론을 맡은 심은록 큐레이터는 “심문섭의 작업은 인간이 자연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자연이 스스로 형상을 드러내는 과정에 가깝다”며 “‘자연이 조각한다’는 선언은 인간 중심의 조형 개념을 넘어서는 급진적 사유”라고 설명했다.

심문섭은 파리 비엔날레, 상파울루 비엔날레, 시드니 비엔날레, 베니스 비엔날레 등에 참여하며 국제 무대에서 꾸준히 활동해왔다. 최근에는 미국 구겐하임 미술관과 해머 뮤지엄 전시 등을 통해 다시 조명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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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문섭, The Presentation, 2001, Stone, Optical fibers, 147x306x153cm
 *재판매 및 DB 금지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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