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계 소식

이마쿼크로 번역된 금강산…안두진 ‘겸재한 뾰족’ 개인전

2026.04.15

이화익갤러리서 30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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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두진, (뾰족)-(겸재), 102x112.1cm, Acrylic, oil on canvas, 2026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금강산은 더 이상 풍경이 아니다. 붓질의 집합, 하나의 ‘비트’로 분해된다.

이화익갤러리는 15일부터 안두진 개인전 ‘겸재한 뾰족’을 연다. 이번 전시는 조선 후기 화가 겸재 정선의 ‘금강전도’를 동시대 회화의 언어로 재구성한 작업을 선보인다.

안두진은 ‘이마쿼크(Imaquark)’라는 개념을 통해 회화를 해체해 온 작가다. 이미지(Image)와 물질 최소 단위(Quark)를 결합한 이 개념은 ‘이미지의 최소 단위’를 뜻한다. 화면은 작가의 표현이 아니라, 이마쿼크들의 충돌과 축적에 의해 생성된다.

이번 전시에서 그는 ‘주인 없는 그리기’를 겸재 정선의 회화에 적용한다. 작가의 감정과 의도를 배제한 채 반복되는 붓질의 운동을 통해 이미지를 형성하는 방식이다.

안두진은 “완성된 진경산수를 번역하려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구성하는 ‘그리기’를 번역하고자 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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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두진, (콸콸!)-(뾰족한 겸재)-(  ), 162.3x130.4cm, Acrylic, Oil on canvas, 2026  *재판매 및 DB 금지


그는 자신을 “물감을 옮기는 매개자”로 규정한다. 핵심은 ‘번역’이다. 작가는 겸재의 금강산을 재현하지 않는다. 대신 금강산을 그려낸 ‘그리기’ 자체를 번역한다. 겸재의 붓질을 정보 단위, 즉 ‘비트(bit)’로 해석하고 이를 이마쿼크의 구조와 연결시킨다.

이 과정에서 풍경은 해체된다. 산과 바위, 폭포는 대상이 아니라 패턴으로 환원되고, 붓질은 미학적 완성도가 아닌 반복된 운동의 흔적으로 남는다. 결국 화면에 남는 것은 ‘무엇을 그렸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그려졌는가’다.

그는 “겸재의 붓질을 비트로 보면 금강산이라는 대상은 사라지고 미시적 구조만 남는다”며 “이마쿼크와 겸재의 붓질이 하나의 패턴으로 중첩될 때 새로운 형상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겸재의 붓질과 안두진의 이마쿼크는 ‘쌓기·뒤섞기·나누기’라는 단위에서 맞닿는다.

이화익갤러리는 "이마쿼크의 붓질 단위가 패턴처럼 적용되는 순간, 새로운 흐름과 형태가 만들어진다"며 "안두진의 '겸재한 뾰족'전시는 회화가 발생한 시간과 장르의 경계를 넘어, 회화 이미지의 생성과 인식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시는 30일까지.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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