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계 소식

거친 맨드라미 대신 오이…김지원 ‘한 발짝 더 가까이’

2025.10.24

OCI미술관서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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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 - 린넨에 유채, 194×259㎝, 2024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붉고 거친 맨드라미로 기억되던 작가 김지원이 열기를 뺐다.

대신 그는 오이를 올렸다. 뜨거운 자리 위에 식은 조각을 얹듯, 김지원은 이번 전시에서 회화의 온도를 낮춘다.

23일 개막한 OCI미술관 개인전 ‘한 발짝 더 가까이’에서 김지원은 강렬한 상징 대신 담백한 태도로, 회화의 본질에 한층 가까이 다가선다.

30여 년간 맨드라미, 분수, 불꽃, 비행기 등 반복된 상징으로 ‘회화의 물질감’을 탐구해온 그는 이번엔 그 모든 대표 이미지를 잠시 내려놓았다.

대신 기억·현실·내면으로 이어지는 3층 전시 구조 안에서 그림이 ‘보는 행위’로 돌아가는 순간을 조용히 보여준다.

오이 드로잉 100점이 민트색 벽을 가득 채운 3층은 “그림은 곧 태도”라는 작가의 신념을 유쾌하게 드러낸다.

“김지원의 그림은 방사성 물질을 닮았다. 가까이 쬐면 그만이다.”

김영기 OCI미술관 부관장의 말처럼, 이번 전시는 해석보다 체감에 가깝다.

형식보다 태도, 설명보다 감각. 김지원이 힘을 빼고 남긴 것은 결국 ‘회화 그 자체’다.

이번 전시에서 김지원의 회화를 관통하는 세 가지 키워드는 담백(Simplicity), 당당(Confidence), 중용(Moderation)이다.

메모하듯 그린 회화는 메커니즘보다 감정의 필담에 가깝고, 계산보다 의지를 앞세운 자신감이 느껴진다.

그리고 나아가기 위해 뒤돌아보는 꾸준함이, 그의 화폭 속에 고스란히 배어 있다. 전시는 12월 20일까지.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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