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계 소식

한국서 첫 개인전 프레데릭 앤더슨 “그림은 사건"

2025.06.13

성수동 더페이지갤러리, 신작 20점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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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데릭 앤더슨.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그림은 사건이다.”

영국 런던에서 활동하는 작가 프레데릭 앤더슨이 한국 첫 개인전을 연다. 서울 성수동 더페이지갤러리는 12일 WEST관에서 그의 신작 20점을 공개했다.

프레데릭 앤더슨은 1973년 룩셈부르크에서 태어나 현재 런던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다. 런던 예술대학교에서 석사 과정을 마쳤으며, 뉴욕,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등지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스위스 아트 바젤, 파리 바젤, 마이애미 바젤, 네덜란드 TEFAF 등 주요 아트페어에 꾸준히 참여하며 국제 컬렉터들의 주목을 받아왔다. 메트로 이미징 멘토십 어워드, 메이드 인 아츠 런던 어워드 등을 수상했다. 티파니앤코 스튜디오메이커스 프라이즈 최종 후보에도 오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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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deric Anderson, Schizophrenic Colorways, Kinetic Piss 1 and 2, 2025 *재판매 및 DB 금지


추상화 같은 회화지만, 앤더슨은 음악처럼 직관적으로 드로잉을 시작하고, 철학처럼 사유하며 그림을 완성한다.
단 몇 초 만에 쏟아낸 선은 수개월에 걸쳐 느리게 축적되고, 감각은 여백과 충돌하며 사라졌다가 다시 드러난다.

“무(無)는 곧 가능성이다.”

그에게 여백은 단순한 공백이 아니다. 앤더슨은 회화를 구성하는 ‘여백’을 “움직임이 시작되는 장”, “무한한 가능성의 총합”이라 여긴다.

불교의 ‘공(空)’ 개념과 닿아 있는 이 사유는 그의 회화를 지탱하는 철학적 뼈대다. 흔적은 비어 있는 곳에서 출현하고, 감정은 형상이 아닌 리듬과 결 속에서 드러난다.

앤더슨의 회화는 에어브러시를 활용해 손이 직접 닿지 않는 거리에서 색과 선, 흔적의 균형을 조율한다. 그는 “빠른 감각과 느린 수공의 긴장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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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deric Anderson, Crisp Associations, Fugue State, 2025 *재판매 및 DB 금지


이번 전시는 세 가지 시리즈로 구성된다. 흰 바탕 시리즈는 절제된 선으로 이뤄진 미니멀한 구조. 프레디 허바드의 재즈에서 영감을 얻었다.

주황색 배경 시리즈는 격렬한 흔적과 강렬한 색채가 공존한다. 테드 존스, 아트 파머 등의 1950년대 재즈 리듬이 투영됐다. 물감이 튄 듯한 흔적들이 특징인 스플래시 시리즈는 실은 가장 정밀한 수작업으로 완성됐다. 아르보 패르트의 'Tabula Rasa'가 감정적 배경이 되었다.

전시 타이틀 'Other Creatures From The Garden Of Eden' 또한 에덴동산이라는 신화적 배경 바깥의 ‘다른 존재들’을 상상하게 한다. 전시는 7월 26일까지.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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