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계 소식
아트부산 2025’ 폐막…예술 플랫폼으로 진화했지만, 현장은 양극화
2025.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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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뉴시스] 박진희 기자 = '아트부산 2025' VIP 프리뷰가 열린 8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이 참여 갤러리 주요 작품을 둘러보고 있다. 이날 VIP 프리뷰를 시작으로 11일까지 열리는 아트부산은 국내 갤러리를 비롯해 17개국 109개 갤러리가 참여한다. 2025.05.08. [email protected] |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아트부산 2025’가 11일 폐막했다. 올해 행사에서는 대선 정국과 경기 불황 속 미술 시장의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게 드러났다. 전통적인 ‘판매형 아트페어’의 이미지는 옅어지고, 도심 전역을 무대로 예술 플랫폼으로서의 정체성이 더욱 부각됐다.
국내외 109개 갤러리가 참가한 이번 행사는 예년과 달리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8일 개막했다. 12일 아트부산 측은 “4일간 관람객 수는 약 6만 명으로 집계됐다"며 "단순한 미술 판매를 넘어, 예술과 사람, 지역과 세계를 연결하는 복합 예술 플랫폼으로서의 존재감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장 분위기는 다소 엇갈렸다. 국제갤러리, 갤러리현대, 리안, PKM, 조현화랑 등 메이저 갤러리들은 주요 작품 판매와 함께 ‘솔드아웃’ 성과를 올린 반면, 다수의 중소·신생 화랑들은 한 점도 판매하지 못한 채 전시만 마친 경우도 적지 않았다. 한 갤러리 관계자는 “이제 아트부산에서 그림이 팔린다는 말은 옛말이 됐다”고 전했다.
아트부산은 실험성과 기획력을 확장하며 예술 플랫폼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상업성과 참여 갤러리 간 격차는 과제로 남았다. 팔리는 그림이 전부는 아니지만, 팔리지 않는 현실도 예술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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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뉴시스] 박진희 기자 = 고원석 라인문화재단 디렉터가 9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전시장에서 열리고 있는 '아트부산 2025' 김상돈 작가의 작품 '카트'을 살펴보고 있다. 2025.05.09. [email protected] |
올해 행사는 ‘CONNECT’ 특별전 내 주제전이 주목을 받았다. 라인문화재단 고원석 디렉터가 주도한 이번 전시는 ‘영토와 경계’를 주제로 김옥선, 권도연, 김상돈, 알렉산더 우가이, 호우이팅, 박기원 등 6인의 작가를 조명했다. 아트페어 내 부스 외 도모헌 야외 정원공간에서도 정현 작가의 대형 설치작 등 10개 프로젝트가 전개되며 예술 실험의 장을 확장했다. 이러한 시도는 전시와 판매 중심의 기존 아트페어 구조를 넘어서는 ‘경계 허물기’의 일환으로 평가받았다.
토크 프로그램 CONVERSATIONS는 도쿄 겐다이, 개러지 현대미술관, 서퍼클럽 홍콩, 베를린 현대미술관(Hamburger Bahnhof) 등 아시아와 유럽 주요 기관들과의 협업을 통해 총 9개 세션으로 짜임새 있는 구성을 선보였다. 한국과 아시아 작가의 이야기를 직접 듣고, 또 아시아, 유럽, 러시아를 아우르는 세계 각지의 기관 관계자와 동시대 예술의 지형과 협력의 방향성을 다각도로 조망했다.
아트부산에 따르면 이번 행사에는 여러 해외 컬렉터 및 어드바이저가 방문해 눈길을 끌었다. 프랑스의 컬렉터이자 기업가인 파비앙 파코리(Fabien Pacory)는 행사 기간 중 3일간 페어장을 찾았고, VIP 프로그램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그는 “젊은 작가의 작업을 새롭게 발굴할 수 있었던 귀중한 시간이었다”며, “아트부산은 젊은 작가들을 조명하는 특색 있는 페어”라고 평가했다. 이어 “동아시아 전역에서 실험적 미술이 가장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며 한국·중국·일본 간 협업의 가능성에 주목했다. 그가 주목한 작가는 이수진, 신교명(Roy Gallery·CONNECT), 최민영(ART ACCENT), 박진규(oaoa ·FUTURE), 상히읗(FUTURE), 이건용(이산갤러리), 귄터 포그(Gunther Forg ·Gana Art) 등이 있다.
정석호 아트부산 대표는 “아트부산 2025는 국내외 미술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예술과 도시,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새로운 경험을 만들어낸 시간이었다"며 "지역성과 국제성을 함께 담은 프로그램을 통해 아트페어가 확장 가능한 플랫폼임을 보여주고자 한 목표가 성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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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아트부산 2025' VIP 프리뷰가 열린 8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이 참여 갤러리 주요 작품을 둘러보고 있다. 이날 VIP 프리뷰를 시작으로 11일까지 열리는 아트부산은 국내 갤러리를 비롯해 17개국 109개 갤러리가 참여한다. 2025.05.08. [email protect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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