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계 소식

세실리 브라운 "엉덩이 드러낸 나나, 마네 나나와 다르죠"

2024.05.07

글래드스톤갤러리 서울서 개인전

associate_pic
세실리 브라운 '나나'(2022~2023). Oil on UV-curable pigment on linen
83 x 67 inches (210.8 x 170.2 cm)
© Cecily Brown
Courtesy of the artist and Gladstone Gallery Photography by Genevieve Hanson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낯익은 듯 낯선 그림은 미술사의 흔적이 베여있다.

서울 청담동 글래드스톤 갤러리 서울에서 개인전을 열고 있는 화가 세실리 브라운(55)의 신작 '나나'는 에두아르 마네의 1877년 작품 ‘나나(Nana)’에서 빌려왔다. 마네의 ‘나나’는 창부(娼婦) 한 명과 그녀를 기다리는 손님을 묘사해 당시 큰 논란을 불러일으킨 작품이다.

 

하얀 엉덩이를 드러내 눈길을 끌고 있는 세실리 브라운의 '나나'는 관능의 대상으로 여겨졌던 누드에 명랑함의 생명력을 불어넣어 미술사에 등장한 여성들을 독립적인 모습으로 재탄생 시킨다. 2023년 ‘죽음과 하녀’ 전시를 통해 소개된 적 있는 ‘당신은 나를 위한 것이 아닙니다(No You for Me)’ (2013)를 재조명하는 작품이다.

associate_pic
글래드스톤서울 세실리 브라운 개인전  *재판매 및 DB 금지

글래드스톤갤러리 서울은 "이번 신작은 도덕성(morality)을 죽음(mortality)의 관계에 대해 탐구한다"면서  "‘나나와 다른 이야기들’ 전시는 정물화라는 주제를 다시 돌아보는데, 이는 기괴한 대상에 대한 작가의 매혹을 반영하는 동시에 네덜란드와 플랑드르(Flemish) 정물화 전통을 깊이 탐구했던 작가의 이전 작품들을 떠올리게 한다"고 소개했다.

1969년 영국 런던 태생으로 뉴욕에서 거주하며 활동하는 세실리 브라운은 낯익은 그림처럼 미술사와 대중문화에서 영감을 얻어 섹슈얼리티, 죽음, 권력 등을 화폭에 담아내고 있다.  풍부한 붓터치, 생생한 색채, 유연한 표현 방식으로 추상과 구상의 경계를 넘나든다.

과거와 현재가 뒤섞여 복잡해 보이는 그림에 대해 작가는 "보면 볼수록 새로운 심상이 떠오르는 그림을 지향한다"며 “내 그림을 천천히 꼼꼼하게 봐 달라"고 전했다.
associate_pic
Portrait of Cecily Brown. Photography by Mark Hartman *재판매 및 DB 금지


세실리 브라운은 동시대 최고 작가로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여성 생존 예술가로는 최초로 2023년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Metropolitan Museum of Art)에서 회고전을 열어 주목받았다. 이번 전시는 당시 ‘죽음과 하녀(Death and the Maid)’에서 선보인 작품 가운데 일부를 재조명하는 전시이기도 하다.

지난 2018년 서울옥션 홍콩경매에서 1997~1998년 회화 '피자마 게임(The Pyjama Game)이 56억 원에 낙찰돼 국내 큰 손 컬렉터들에 알려진 작가다.  전시는 6월8일까지.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관련기사 보기

제10회 전혁림미술상에 하태임 작가

RM '들꽃놀이' 배경 정원…디아비컨 [이한빛 미술관 정원]

"숲의 생명력·편안함·치유"…아양아트센터, 김성향 개인전

리안갤러리서울, 특별 사진전…고명근~이언 월리스 등 15명 조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