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계 소식

추정가 73억~95억 김환기 '우주'...크리스티 단독 도록 출간

2019.11.05

40년 소장한 김마태 박사의 소장 배경 공개

김환기 유일한 두폭화 254×254㎝ 대형 크기

오는 23일 홍콩 크리스티서 경매...100억 돌파 가능성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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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11월 23일 홍콩 크리스티 ‘20세기 & 동시대 미술 이브닝 경매’에 한화로 약 73억원에 출품된 김환기 우주 '05-IV-71 #200(Universe)'.

【서울=뉴시스】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오는 23일 홍콩 크리스티 경매에 추정가 약 73억~95억원에 출품된 김환기(1913~1974)의 '푸른 점화' 우주'(Universe 5-IV-71 #200)만을 다룬 단독 도록이 제작됐다. 국내 미술품사상 최고가 기록인 85억원을 넘어설지 주목되고 있는 상황이다.

크리스티 코리아는 "김환기 '우주' 도록 출간은 크리스티에서 한국 작품 경매사상 처음 있는 사례"라며 "도록에는 이 작품의 소장자와 소장하게 된 배경, 그리고 작품이 걸린 거실 쇼파에 앉아 생전 김환기가 찍은 사진 등이 공개됐다"고 1일 밝혔다.

김환기의 ‘우주 5IV-71 #200'는 기념비적 대작중 걸작으로 알려져있다.

'우주'는 김환기의 전작 가운데 유일한 두폭화다. 각각은 해와 달, 빛과 그림자, 남성과 여성, 음양 같이 인간의 생을 이끄는 모순, 동시에 상생 관계에 놓인 이원적 존재를 뜻하며, 궁극적으로 우주의 핵심 기운을 상징한다.

 1970년에서 1974년에 4년에 걸쳐 제작했다. 254×254㎝ 크기로, 폭 넓은 푸른 색조를 사용한 큰 그림이다. "가장 창조적이고, 가장 뛰어난 기량에 도달했던 마지막 시기의 정수를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크리스티가 발간한 '우주 도록'에는 '우주'를 40년 이상 소장해온 의사 김마태 박사와 김환기 화백의 오랜 우정 이야기가 실렸다. 크리스티 뉴욕에서 김마태 박사를 인터뷰했다. 

김마태 박사와 김환기와의 금란지교는 1950년대 부산 광복동에 있는 커피집에서 시작됐다.  당시 그곳은 한국 전쟁을 피해 내려온 많은 예술가들이 모여들었다. 소설가 김말봉도 그 중 한 사람이었고, 그녀의 딸 전재금은 훗날 김 박사의 부인이 됐다. 김 박사가 김말봉 여사와 당시 약혼자였던 전재금과 함께 길에서 김환기 화백을 우연히 만났다.

당시 김 화백은 아시아 사상과 서양의 추상을 혼합한 작품을 전개하면서 이미 한국 미술계에서 이름이 알려져 있었고, 의사와 화가는 절친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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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From right to left, Kim Whan-Ki with Kim Hyangan, Dr. Matthew Kim and his youngest daughte Olivia, New York, 1972 (present lot illustrated)김환기, 김향안, 김마태 박사와 그의 막내딸 (우에서 좌)뉴욕, 1972년 (‘우주’ 앞에서 촬영)由右至左 金煥基與妻Kim Hyangan、Dr. Matthew Kim與之小女兒Olivia 攝於紐約 1972年 (圖中為本件拍品)©Whanki Foundation•Whanki Museum

1953년에 김 박사는 미국으로 떠났고, 김환기 화백 역시 한국을 떠나 파리에 정착, 3년간 머물렀다. 이후 1959년 김화백이 서울로 귀국했지만 다른 대륙에 머물면서도 두 사람의 우정은 돈독해져 갔다.
 
도록 글에 따르면 김 화백이 미국으로 건너가기까지 김 박사의 후원이 있었다. 1963년 김환기 화백은 서울에서 뉴욕으로 이주할 것을 결심했다. 그의 부인(김향안)이 이듬 해에 합류할 때, 항공권 비용을 김 박사가 도왔다.
 
이에 김환기 화백은 김박사에게 감사의 표현으로 자신의 1959년작,'섬의 달밤'을 선물했다. 두 부부는 점점 더 자주 만나게 되었고, 개업과 함께 김 박사는 더 많은 김화백의 작품을 구매하며 컬렉션이 점차 커져갔다.
 
1971년은 김환기 화백에게 중요한 해였다. 걸작으로 평가되는 대형 작품, '우주'를 그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우주'는 뉴욕의 포인덱스터 갤러리에서 열린 그의 개인전에서 전시됐고, 그때 김마태 박사와 그의 부인이 이 작품을 구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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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현주 미술전문기자= 11월 홍콩 크리스티 경매에 출품된 김환기 '5-IV-71 #200(우주)'. 두 폭의 캔버스를 채운 푸른색은 지구와 미덕, 희망, 삶, 진실성, 곧은 정신과 가장 친밀하게 연결되는 색이다. 사진=크리스티 코리아 제공.

김 박사는 "김환기 화백은 언제나 환영 받는 손님이었다. 친화력 있는 웃음과 짓궂은 농담으로 인해 그는 중심 인물로 종종 주목을 받곤 했다"고 회상하며 김 박사의 거실에 걸린 '우주' 앞 쇼파에 앉아 두 팔을 벌리고 여유 있는 모습으로 찍은 김 화백의 단독 사진도 공개했다.

김 박사는 '우주'외에도 김환기 화백의 다른 그림들을 여러 점 구매했는데, 이 가운데 '산월' '아침 별' "20-V-69 #94'는 환기미술관에 기부했다고 밝혔다.

크리스티측은 "'우주' 작품은 자연의 본질을 화폭에 담고자 매진하며, 예술사상과 미학의 집대성을 위해 헌신한 그의 인생의 최고 절정을 보여준다"고 평했다. 

시작가 73억원에 경매에 오르는 김환기의 '우주'가 또 한번 국내 미술시장에 빅뱅이 될지 귀추가 모인다.

크리스티측은 "작품성·희귀성을 모두 갖춰 최고가를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100억원 낙찰"을 전망하고 있다. '우주'의 작품 소장 이력과 전시 이력을 담은 단독 도록을 출간한 배경이기도하다.

현재 김환기 최고가는 지난해 서울옥션 홍콩경매에서 85억원에 낙찰된 붉은 전면 점화 '3-II-72 #220'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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