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계 소식

성두경·이형록·임석제·박영숙 사진, 英 테이트 모던에 걸렸다

2026.10.31

서울시립 사진미술관 소장품 첫선

내년 9월 서울서 ‘빛과 마법’ 전시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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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록, 강변, 서울 한강, 1955, 젤라틴 실버 프린트, 25.23×19.1cm, 서울시립미술관 소장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1955년 서울 한강변. 강가에 작은 배들이 놓여 있고, 그 사이로 한 사람이 걸어간다.

사진가 이형록이 포착한 ‘강변, 서울 한강’이다. 전쟁이 끝난 지 2년 뒤 서울의 일상이 흑백사진 한 장에 담겼다.

1946년 임석제가 촬영한 ‘그물과 해’에는 하늘을 향해 펼쳐진 거대한 그물이 등장한다. 빛과 그물의 선이 만들어낸 구도가 눈길을 끈다.

한국 근현대 사진가들이 남긴 이 작품들이 영국 런던의 테이트 모던에 걸렸다.

서울시립미술관은 지난 14일 개막한 테이트 모던 국제 기획전 ‘빛과 마법: 예술사진의 탄생(Light and Magic: The Birth of Art Photography)’에 서울시립 사진미술관이 수집한 소장품 11점을 출품했다고 30일 밝혔다.

출품 작가는 성두경(1915~1986), 이형록(1917~2011), 임석제(1918~1996), 박영숙(1941~2025) 등 4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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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석제, 그물과 해, 1946, 젤라틴 실버 프린트, 14.1×10.5cm, 서울시립미술관 소장 *재판매 및 DB 금지


이번 전시는 사진이 기록 수단을 넘어 독립적인 예술로 자리 잡는 과정을 조명한다. 19세기 말 등장한 회화주의(Pictorialism)를 중심으로 회화적인 구도와 빛의 표현, 다양한 인화 기법을 탐색한다.

알프레드 스티글리츠와 에드워드 스타이켄 등 근대 사진의 주요 작가를 비롯해 세계 각국 사진가 80여 명의 작품 200여 점이 소개된다.

주목할 점은 그동안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서술된 예술사진의 역사를 아시아와 남미, 아프리카로 확장했다는 것이다.

한국 사진도 이 흐름 속에서 새롭게 조명된다.

성두경의 작품은 한국 초기 예술사진의 조형적 실험을 보여준다. 이형록은 전후 한국 사회의 일상과 도시 풍경을 독창적인 구도로 담아냈다. 임석제는 자연과 노동의 현장을 포착했으며, 박영숙은 1960년대 초기 작품에서 마네킹을 통해 여성 이미지와 재현의 문제를 탐구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지난 19일 이번 전시에 최고 평점인 별 5개를 부여했다. 기존 사진사의 범위를 확장해 세계 각지에서 전개된 예술사진의 역사를 살펴본 점을 높이 평가했다.

최은주 서울시립미술관장은 “세계 사진사의 주요 흐름 속에서 한국 근현대 사진의 역사적 가치와 예술적 성취를 알리는 뜻깊은 계기”라며 “앞으로도 국제적인 연구와 전시 협력을 확대해 한국 사진의 가치를 세계와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전시는 내년 2월 21일까지 런던 테이트 모던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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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ght and Magic _ The Birth of Art Photography》전시 전경. 사진=서울시립 사진미술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에서도 이어진다. 서울시립 사진미술관은 테이트 모던과 협력해 내년 9월 9일부터 2028년 1월 2일까지 ‘빛과 마법: 예술사진의 탄생’을 개최할 예정이다.

서울 전시는 런던 전시를 그대로 옮기는 방식이 아니라 새로운 기획과 해석을 더해 재구성한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사진의 전개 과정과 역사적 맥락을 보다 깊이 살펴볼 계획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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